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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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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이 반복되면

21화. 가까이서

이 작품은 AI로 생성되었으며 사람이 검수·수정했습니다.

그는 사흘 동안 카메라를 들지 않았다.

"찍어."

"…아직."

"뭐가 아직이야."

"준비."

무슨 준비가 필요한지 나는 몰랐다. 이 사람은 결혼 50주년 부부를 5분 만에 찍는다. 손님이 오면 한 시간 안에 끝난다. 그런데 나를 앞에 두고 사흘째였다.

나흘째 저녁, 그가 조명을 켰다.

"앉아."

손님 의자. 빈 벽. 작은 액자 아래. 나는 앉았다. 손을 어디 둬야 할지 몰랐다. 이 사람이 처음 찍혔을 때와 똑같이.

그가 카메라를 들었다. 그리고 멀리 섰다. 작업실 반대편 끝. 10년 동안 서 있던 거리였다.

"거기서 찍으려고?"

"…버릇."

"오라고."

그는 한 걸음 왔다. 멈췄다. 또 한 걸음. 나는 세었다. 여덟 걸음. 그가 내 앞 한 걸음 거리에 섰을 때 카메라가 내 얼굴을 가렸다. 렌즈가 보였다. 검고 둥근 것.

"…눈이 안 보여."

내가 말했다.

"응?"

"네 눈. 카메라가 가려서."

그는 카메라를 조금 내렸다. 렌즈 위로 눈이 보였다. 이렇게 가까이서 이 사람 눈을 본 것이 언제였는지, 나는 기억을 뒤졌다. 열네 살. 옥상. 카메라를 뺏을 때.

"그때도 이랬지."

"…뭐가."

"내가 카메라 뺏을 때. 네가 이렇게 카메라 들고 있었고. 나는 렌즈 말고 네 눈을 봤어. 그래서 뺏은 거야. 눈이 보고 싶어서."

그의 손이 멈췄다. 카메라를 든 채로.

"…그걸 기억해?"

"방금 났어. 렌즈 보니까."

셔터 소리가 났다.

한 번. 나는 렌즈를 보고 있었다. 아니, 렌즈 위의 눈을 보고 있었다. 그가 카메라를 내렸다. 그리고 그대로 서 있었다. 한 걸음 거리에서.

"찍었어?"

"…응."

"한 장?"

"한 장."

"열네 살이랑 똑같네. 한 장."

"…응. 그때는 필름이 아까워서. 지금은 —"

그가 말을 골랐다.

"지금은 한 장이면 돼서."

그는 카메라를 손님 의자 옆 탁자에 내려놓았다. 그리고 내 앞에 쭈그려 앉았다. 눈높이가 같아졌다. 카메라 없이.

"서하야."

"응."

"나 방금 무서웠어."

"뭐가."

"가까이서 찍으면 — 네가 진짜로 보이잖아. 멀리서 찍으면 자리만 보이는데. 가까이서는 사람이 보여. 사람은 없어질 수 있잖아. 자리는 안 없어지는데."

나는 그 말을 받았다. 이 사람이 10년 동안 멀리서 찍은 이유. 무서운 것은 감시가 아니라, 가까이 오면 잃을 수 있는 것이 생긴다는 것이었다.

"응. 없어질 수 있어. 근데 안 없어질 수도 있어."

"…그걸 어떻게 알아."

"몰라. 그래서 찍는 거잖아. 모르니까."

그가 웃었다. 무서운 채로 웃는 얼굴이었고, 나는 그 얼굴이 이 사람의 것 중에 제일 좋았다.

사진은 그날 밤 나왔다. 디지털이었으니까. 그는 모니터를 켜고 나를 옆에 앉혔다.

내 얼굴이 있었다. 정면. 가까이. 눈이 렌즈 위를 보고 있었다. 렌즈가 아니라 그 위의 무언가를. 그는 그것을 오래 봤다. 그리고 말했다.

"…이 사람 옆에 누가 있네."

"응?"

"사람이 이렇게 볼 때는 카메라 앞에 누가 있는 거라고 했잖아. 찍는 사람 말고."

"찍는 사람이 너잖아."

"응. 근데 이 사진에서는 —" 그가 멈췄다. "찍는 사람이 아니라 그냥 있는 사람이야. 처음이야, 이런 거."

나는 모니터 속의 나를 봤다. 그 옆에 있는, 안 찍힌 사람을.

"이거 어떻게 할 거야."

"…안 팔아."

"그건 당연하고."

"안 걸어. 벽에."

"왜."

"걸면 — 자리가 되잖아. 이건 자리 아니야. 사람이야."

그는 사진 파일을 닫았다. 그리고 웃었다. 그리고 그 웃음의 끝에서, 온도가 아주 조금 내려갔다.

"…그냥 갖고 있을게. 없어지면 볼 수 있게. …없어지지 마."

다음 날 회사에서 인사팀이 나를 불렀다.

"서하 씨. 파견 얘기 들으셨죠."

"…파견이요?"

"지방 물류센터. 6개월. 지난번 출장 보고서가 좋아서요. 다음 달부터."

— 22화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