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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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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이 반복되면

2화. 전시회

이 작품은 AI로 생성되었으며 사람이 검수·수정했습니다.

갤러리는 골목 안쪽에 있었다.

『소행성 B-17』. 현수막의 활자를 올려다보며 나는 5분째 입구에 서 있었다. 일주일 내내 이 제목을 생각했다. 열네 살의 우리가 옥상에 붙인 이름. 어른이 된 그가 그 이름을 전시장 입구에 걸어 놓았다.

들어가지 말아야 할 이유를 세 개까지 셌다. 들어가야 할 이유는 하나였는데, 그 하나가 이겼다.

인물 사진작가의 첫 개인전이라고 했다.

걸려 있는 것은 전부 풍경이었다.

버스 정류장. 골목. 횡단보도. 편의점 앞. 사람이 한 명도 없는 사진들. 관람객들이 낮은 목소리로 감상을 주고받았다.

"쓸쓸한데 예쁘다."

"사람이 없는데 사람 냄새가 나."

나는 세 번째 사진 앞에서 멈췄다.

학교 앞 버스 정류장이었다.

우리 학교. 기둥 아래쪽의 낙서 위치까지, 기억과 일치했다. 나는 저 정류장에서 3년 동안 버스를 탔다.

옆 사진으로 시선이 갔다. 좁은 골목, 초록 대문. 중2 겨울에 이사 간 동네였다. 그 옆 — 횡단보도. 어디인지 알아보는 데 1초도 걸리지 않았다. 지금 회사 앞. 내가 매일 아침 건너는.

나는 전시장을 처음부터 다시 돌았다.

열두 점. 전부였다. 전부 내가 살았거나, 지나다녔거나, 지금 지나다니는 자리였다. 관람객들이 쓸쓸하다고 말하는 풍경들의 공통점을, 이 전시장에서 나 혼자 알고 있었다.

10년. 예고 없이 전학 가서 연락 한 번 없던 10년이, 이 사람의 카메라 안에서는 공백이 아니었다.

도망쳐야 하나. 그 생각이 처음으로 구체적인 형태를 가졌다. 그런데 사진들을 두 바퀴째 돌면서, 나는 다른 것을 알아채고 말았다.

전부 멀었다.

모든 사진이 먼 곳에서 찍혀 있었다. 정류장 건너편에서. 골목 끝에서. 횡단보도 대각선 건물 아래에서. 닿을 수 있는 거리까지 한 번도 들어오지 않은, 오래 기다린 사람의 각도였다.

10년 동안 이 사람은, 다가오지 않고 찍기만 했다.

구석에 가장 작은 액자가 있었다.

유일한 인물 사진이었다. 교복을 입은 뒷모습. 흐릿하고, 입자가 굵고, 오래된 필름 티가 났다. 누구인지는 뒷모습만으로 알 수 있었다. 나였다. 열네 살의.

제목표가 비어 있었다.

"그건 파는 거 아니야."

어느새 옆에 도하가 서 있었다. 값을 묻지도 않았는데.

"…이 사진 언제 찍었어?"

"전학 가기 전 주에." 그는 사진을 보며 말했다. "그때는 필름이 아까워서 한 장만 찍었어. 지금 생각하면 제일 잘한 일이고, 제일 후회되는 일이야."

"뭐가 후회되는데."

"한 장만 찍은 거."

전시장 밖 계단에서, 나는 처음으로 정면으로 물었다.

"이 사진들, 전부 내 자리잖아. 정류장도, 골목도, 회사 앞도. …우연이야?"

도하는 부드럽게 웃었다. 언제나처럼 온화한, 다정한 사람의 얼굴로. 그리고 그 웃음의 끝에서, 온도가 내려갔다.

"우연이야."

한 박자.

"근데 우연이 반복되면, 그건 내 성의겠지."

도망쳐야 한다. 머리는 그렇게 판단했고, 판단은 정확했다.

문제는 심장이었다. 심장은 다른 문장에 먼저 반응해 버렸다 — 10년 동안, 나는 이 사람에게 단 하루도 잊힌 적이 없다는 것.

무서움과 그것이 같은 속도로 왔다. 어느 쪽이 이기고 있는지, 나는 계단을 다 내려갈 때까지 알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