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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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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이 반복되면

14화. 나 없는 데

이 작품은 AI로 생성되었으며 사람이 검수·수정했습니다.

"출장 가. 다음 주. 2박 3일."

작업실 문 앞에서 말했다. 문자로 하지 않고. 이건 두 글자로 될 일이 아니었다.

"어디로."

"지방. 물류센터."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표정이 변하지 않았다. 온화한 얼굴 그대로였다. 나는 그 얼굴이 변하지 않는 것이 변하는 것보다 더 신경 쓰였다.

"…괜찮아?"

"괜찮아. 알려 줬잖아."

"그게 다야?"

"응. 그게 다야. 어디로 가는지 알려 줬으면."

그는 웃었다. 그리고 그 웃음이 끝날 때까지 나는 기다렸다. 이 사람의 다정한 말 끝에는 항상 뭔가가 있으니까. 그런데 이번에는 없었다. 끝까지 온화했다.

없는 것이 더 무서웠다.

출장 전날 밤, 그가 상자를 하나 줬다.

작은 필름 카메라. 열네 살 때 뺏었던 것과 비슷한 크기. 그리고 필름 두 통.

"이거 뭐야."

"거기 찍어 와."

"뭘."

"나 없는 데."

나는 카메라를 봤다. 그리고 그를 봤다.

"…따라오려고?"

"아니."

그는 단호했다. 단호한 것도 처음이었다.

"안 가. 거기는 네 자리고, 나는 거기 없어. 그러니까 네가 찍어 와. 내가 못 본 자리를."

"왜."

"10년 동안 그렇게 살았거든. 네가 있던 자리를 찍는 걸로. 이번엔 반대로 해 보려고. 네가 있는 자리를 네가 찍어서 나한테 주는 거."

나는 그 반대가 뭔지 알 것 같았다. 그가 10년 동안 혼자 하던 것을 둘이 하는 것으로 바꾸는 것. 앵글의 방향을 돌리는 것.

"사진 잘 못 찍는데."

"알아. 흔들려도 돼. 흔들린 게 그 주 거니까."

출장은 평범했다. 물류센터, 컨베이어 벨트, 회의, 도시락, 역 앞 비즈니스호텔. 혜진과 한 방을 썼고, 첫날 밤 혜진이 침대에 누워서 물었다.

"문자 했어?"

"했어. 「도착」."

"답은."

"「응」."

"…그게 다야?"

"그게 다야."

혜진은 천장을 보다가 말했다.

"나는 그 사람이 매일 열 통씩 보낼 줄 알았거든. 어디야, 뭐 해, 언제 와."

"안 그래. 한 번도."

"그게 더 무섭다고 했잖아, 내가."

"응. 근데 이제 그게 왜 안 무서운지 알아."

"왜."

"그 사람은 안 물어보는 게 아니라, 물어볼 자격을 아직 자기한테 안 준 거야. 10년 전에 답을 못 받았다고 생각해서."

혜진이 고개를 돌려 나를 봤다.

"…근데 답은 있었던 거고."

"응. 서랍에."

둘째 날 점심시간에 나는 카메라를 들고 물류센터 밖으로 나갔다.

지방 도시의 오후 2시. 사람이 없었다. 큰 도로, 버스 정류장, 편의점. 나는 셔터를 눌렀다. 정류장을 찍고, 도로를 찍고, 편의점 앞 벤치를 찍었다.

찍고 나서 뷰파인더를 내리고, 나는 알았다.

전부 빈 자리를 찍고 있었다.

정류장 벤치의 빈 쪽. 벤치의 왼쪽. 편의점 앞 빈 의자. 나는 도하가 있을 법한 자리를 비워 놓고 찍고 있었다. 그가 10년 동안 하던 것을, 나는 이틀 만에 하고 있었다.

옮았구나.

무섭지 않았다. 웃음이 났다. 정류장 벤치에서 그가 당황했을 때 났던 것과 같은 웃음이었다.

셋째 날 저녁, 회사로 돌아오는 고속버스 안에서 문자를 보냈다.

「출발. 9시 도착.」

「응.」

그리고 1분 뒤.

「골목 불 켜 놨어.」

혜진이 옆에서 내 폰을 봤다.

"…근태 보고 상대가 먼저 보냈네."

"응."

"이제 안 이상해?"

"이상해. 근데 이상한 쪽으로 좋아."

버스가 톨게이트를 지났다. 나는 가방 안의 필름 두 통을 만졌다. 나 없는 데. 그의 자리가 비어 있는 서른여섯 컷.

— 15화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