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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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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이 반복되면

13화. 찍히는 사람

이 작품은 AI로 생성되었으며 사람이 검수·수정했습니다.

카메라는 생각보다 무거웠고, 이도하는 생각보다 못 찍혔다.

"거기 서 봐."

"…여기?"

"응. 빈 벽 앞에."

그는 자기가 10년 동안 손님을 세우던 자리에 섰다. 그리고 손을 어디 둬야 할지 몰랐다. 주머니에 넣었다가, 뺐다가, 팔짱을 꼈다가 풀었다. 결혼 50주년 할아버지가 처음 섰을 때와 똑같았다.

"편하게 있어."

"…편해."

"거짓말."

"거짓말 안 해."

"그럼 표정이 왜 그래."

그는 자기 얼굴을 손으로 만졌다. 확인하듯이. 그리고 웃었는데, 그것은 온화한 쪽도 서툰 쪽도 아니었다. 세 번째 종류였다. 찍히는 사람의 웃음.

"…내가 이런 얼굴이야?"

"몰라. 나도 처음 봐."

셔터를 눌렀다. 뷰파인더 안에서 그가 눈을 감았다. 두 번째, 반쯤 돌아섰다. 세 번째, 웃다가 말았다.

"왜 자꾸 피해."

"안 피해."

"피해. 렌즈를 못 봐."

그는 잠깐 말이 없다가, 정직하게 대답했다.

"…남는 게 이상해서."

"뭐가."

"찍히면 남잖아. 나는 남기는 쪽만 해서. 남는 쪽은 —" 그는 말을 골랐다. "남는 쪽은 없어져도 남아. 그게 이상해."

나는 카메라를 내렸다.

"그래서 네 사진이 없었구나. 10년 동안."

"응. 찍을 사람이 없기도 했고."

"찍을 사람이 없었던 게 아니라, 찍힐 용기가 없었던 거네."

그가 나를 봤다. 반 박자. 그리고 이번에는 순순히 인정했다.

"…응."

인정하는 데 10년 걸린 문장치고는 짧았다.

작업실 어시스턴트 재민이 점심시간에 왔다. 도하의 대학 후배. 나를 보더니 뒷걸음을 쳤다.

"어, 저 — 혹시 그, 정류장?"

"…정류장이요?"

"형이 맨날 정류장 얘기해서. 아, 아니에요. 아무것도."

재민은 도하를 보고 도하는 재민을 보고, 재민은 다시 나를 봤다.

"형 사진 찍는 거예요? 형이요? 형이 찍히는 거예요?"

"응."

"…저 이거 봐도 돼요? 형 3년 같이 일했는데 형 사진 한 장도 없거든요. 프로필도 뒷모습이에요."

"뒷모습?"

"작가 프로필이 뒷모습이에요. 골목 걸어가는 거. 저는 그게 형 컨셉인 줄 알았어요."

컨셉이 아니었다. 나는 그게 뭔지 알았다. 남는 쪽은 없어져도 남는다. 그래서 얼굴을 안 남긴 것이다. 언제든 없어져도 아무도 못 찾게.

"오늘부터 앞모습이에요."

내가 말했다. 재민이 웃었고, 도하는 웃지 않았다. 그는 나를 보고 있었다. 그 얼굴을 찍었다. 초점이 맞았다.

저녁에 그가 물었다.

"나 어땠어."

"뭐가."

"찍히는 거."

"못 찍혔어. 스물네 장 중에 세 장 건졌어."

"…세 장이면 많은데."

"열네 살은 한 장에 성공했어."

그가 웃었다. 그리고 웃음의 끝에서 조용해졌다.

"세 장. 그거 내가 봐도 돼?"

"나중에. 현상하고."

"…현상하면 끝나잖아."

나는 카메라를 그의 앞에 놓았다. 그의 문법을 그에게 돌려주려고.

"응. 그래서 하는 거야. 끝나야 다음 걸 찍지."

그는 카메라를 봤다. 오래. 그리고 아주 낮게, 다정한 말의 끝처럼 말했다.

"…다음 것도 네가 찍어. 나 혼자 남는 건 아직 못 하겠어."

혜진이 다음 날 말했다.

"출장 확정됐어. 다음 주. 2박 3일."

"어디."

"지방 물류센터. 너랑 나."

2박 3일. 처음으로 이 골목에서 사흘을 비우는 일이었다.

— 14화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