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된 사람은 안 죽는다
2화. 편집된 나쁜 소식
이 작품은 AI로 생성되었으며 사람이 검수·수정했습니다.
"D+21 아침 브리핑!"
7시 정각. 해솔이 화이트보드 앞에 선다. 이제 3주째라, 나는 커피 — 아직은 보리차다 — 를 들고 정위치에 앉는 것이 자연스럽다.
"물 6일치, 식량 9일치, 부탄가스 넉넉. 좋은 소식! 옥상 상추가 발아했습니다. 파종 8일 만이에요. 나쁜 소식은 없음."
"나쁜 소식은?"
"제가 편집했음."
브리핑의 마무리 인사 같은 것이다. 3주 동안 나는 그 말을 농담으로 분류해 왔다.
"오늘의 안건." 그녀가 화이트보드를 넘겼다. "첫 공동 보급 원정."
목적지는 두 블록 밖 편의점이었다. 그녀의 전 직장.
"제가 재고 위치를 다 알아요. 라이터는 계산대 아래 세 번째 서랍, 건전지는 창고 왼쪽 선반 위 칸. 폐기 안 된 라면이 창고에 두 박스는 있을 거예요."
"싸울 일이 생기면요?"
"안 싸워요." 그녀는 배낭 버클을 채우며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 "이기는 싸움도 안 해요. 도망이 제일 싸요. 원정의 목표는 전리품이 아니라 왕복이에요."
3주 만의 바깥은 소리가 없는 도시였다.
버려진 차들이 차선 위에 그대로 서 있었다. 횡단보도 앞, 잡초가 보도블록 틈에서 벌써 한 뼘이었다. 세상이 멈추면 제일 먼저 자라는 것이 풀이라는 걸 나는 처음 알았다.
멈춘 사람들은 보이지 않았다. 대신 들렸다. 골목 안쪽 어딘가의 부스럭거림. 해솔의 주먹이 올라가면 나는 벽이 됐고, 두 손가락이 서면 그림자 사이를 건넜다.
편의점 유리문은 반쯤 열린 채 멈춰 있었다.
창고의 라면 두 박스까지는 순조로웠다.
문제는 계산대였다. 세 번째 서랍에서 라이터 묶음을 꺼내는 순간, 진열대 너머에서 부스럭거림이 시작됐다.
하나가 아니었다.
"뛰어! 지금! 뒷문!"
그녀의 목소리가 반말로 떨어졌고, 내 몸은 생각보다 먼저 움직였다. 뒷문, 좁은 골목, 그녀가 들어올 때 미리 봐 뒀다는 퇴로. 부스럭거림이 우리 뒤의 골목 입구에서 한 번 크게 일었다가, 방향을 잃었다.
담벼락 뒤에서 3분. 그녀가 손목시계를 보며 숫자를 셌고, 나는 내 심장 소리가 저들에게 들릴까 봐 숨을 아꼈다.
3분 뒤, 두 손가락.
옥탑에 돌아와 바리케이드를 다시 걸고 나서야, 그녀는 웃었다.
"…잘했어. 역시 내 파트너."
반말이었다. 위기 때와는 다른 반말이었다. 나는 이 세계에 와서 처음으로 소리 내어 웃었다. 웃음이라는 게 아직 몸에 남아 있었다.
전리품 정산: 라면 12개, 건전지 한 묶음, 라이터 여섯 개. 그리고 그녀가 계산대 옆에서 챙긴 의외의 물건 — 믹스커피 한 박스.
"이건 사치품 아니에요?"
"사기 진작 물자예요." 그녀는 진지했다. "사기는 물만큼 중요합니다. 하루 한 봉, 브리핑 후 배급."
그 뒤로 보름 남짓이 평화로웠다.
옥상 텃밭의 상추가 두 잎이 됐고, 빗물 정수 장치가 이틀 치 물을 만들었고, 저녁의 믹스커피는 정말로 사기를 진작시켰다. 우리는 라디오 당번을 정했다. 정부 방송은 불규칙하게 나왔고, 놓치면 다음이 언제인지 몰랐다. 교대로 밤을 지키고, 들은 것은 전부 기록장에 적었다. 아침 브리핑은 그 기록장에서 시작된다 — 그녀의 루틴이었다.
내 당번 밤이었다.
새벽 1시 40분, 스피커가 지직거렸다.
"…정부 발표를 전달합니다. 자원 재배치에 따라, 수도권 구조 거점 운영을 축소합니다. 12개소 중 7개소가 금일부로 운영을 종료하며…"
나는 받아 적었다. 손이 두 번 멈췄다.
거점 축소. 100일 정상화를 말하던 정부가, 40일째에 거점을 줄인다.
나는 기록장을 라디오 옆 정위치에 두고 자리에 누웠다. 잠은 한참 오지 않았다.
다음 날 아침 브리핑은 평소보다 길었다.
"D+41 아침 브리핑! 좋은 소식이 오늘 세 개나 있습니다. 하나, 상추 세 번째 잎. 둘, 빗물 탱크 만수위. 셋, 믹스커피 재고 재계산 결과 이틀 치 더 있음!"
그녀는 명랑했다. 평소보다 명랑했다. 브리핑은 평소의 두 배쯤 길었고, 안건은 꼼꼼했고, 농담은 세 개였다.
거점 축소는 없었다.
브리핑 전에 그녀가 기록장을 확인하는 것을 나는 봤다. 매일 아침 하던 그대로. 페이지를 넘기던 손이 한 곳에서 잠깐 — 아주 잠깐 — 멈췄던 것도.
나는 보리차를 든 채로, 3주 넘게 농담으로 분류해 온 문장을 다시 폈다.
나쁜 소식은 제가 편집했음.
농담이 아니었다. 한 번도 농담인 적이 없었다.
그녀는 내 글씨로 적힌 그 방송을 읽었다. 내가 안다는 것을 알면서, 편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