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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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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에 없던 회의가 생겼어

9화. 세상에서 제일 못 숨기는 사람

이 작품은 AI로 생성되었으며 사람이 검수·수정했습니다.

하봄의 숨김은 일주일을 갔다. 그리고 일주일 동안 회사는 더 시끄러워졌다.

월요일, 내 자리 커피 옆에 포스트잇이 붙어 있었다. 「내가 마시고 싶어서 산 거임. 손이 미끄러짐. (동기가)」 괄호 안이 문제였다. 2년 동안 하봄은 괄호를 안 썼다. 괄호는 숨기는 사람이 쓰는 것이고, 숨기는 사람은 괄호 때문에 들킨다.

화요일, 회의. 눈이 마주쳤다. 자료가 떨어졌다. 이번엔 노 팀장님이 아무것도 안 물었다. 대신 재민이가 회의 끝나고 나한테 왔다. "야, 쟤 왜 저래." "…모르겠어." "너는 왜 그래." "…뭐가." "너 방금 자료 주워 주고 손 뗄 때 0.5초 멈췄어." 재민이는 눈치가 너무 빨랐다. 내기판 관리자라서 그런 것이었다.

수요일, 하봄이 점심을 다른 테이블에서 먹었다. 수빈이랑. 그런데 수빈이 테이블이 하필 내 테이블 정면이어서, 하봄은 15분 동안 나를 안 보려고 벽을 봤다. 수빈이가 나중에 말했다. "쟤 오늘 벽에 뭐 있냐고 세 번 물어봤어요."

목요일, 하봄이 나를 '태오 씨'라고 불렀다. 탕비실에서. 둘뿐이었는데.

"…둘뿐인데?"

"연습이야. 회사에서는 동기니까."

"동기는 '야' 아니야?"

"…그것도 그러네."

금요일, 하봄이 무너졌다.

무너진 곳은 옥상이었다. 마감 날의 그 난간.

"나 못 해."

하봄이 난간에 이마를 댔다. 캔커피는 없었다.

"일주일 했어. 세상에서 제일 못하는 걸 일주일이나 했어. 그런데 회사가 더 시끄러워졌어. 게시판 댓글 130개야. 이제 「하 모 씨가 요즘 이상함」이 따로 글로 올라왔어."

"…봤어."

"나 숨기려고 하면 할수록 더 보여. 이거 뭐야. 나 이상한 사람이야?"

"아니."

나는 난간 옆에 섰다. 세 걸음 거리. 회사 옥상이었고, 누가 볼 수 있었다. 그런데 오늘은 그게 문제가 아니었다.

"너는 숨기는 사람이 아니라 던지는 사람이라서 그래. 던지는 걸 멈추면 팔이 어디 갈지 모르니까 이상하게 움직이는 거야."

하봄이 이마를 들고 나를 봤다.

"…그거 나 놀리는 거야?"

"13번."

"…"

"놀리는 거 아니야. 2년 동안 본 거 말하는 거야."

하봄이 다시 난간을 봤다. 야경은 아니고 옆 건물 벽이었다. 그래도 하봄은 오래 봤다.

"숨기는 게 이렇게 힘든 건 줄 몰랐어."

낮게. 처음 듣는 온도로.

"나 2년 동안 한 번도 안 숨겼거든. 다 던졌거든. 그래서 몰랐어. 이게 이렇게 — 매일 뭐 하나씩 삼키는 건 줄. 회의에서 네 편 안 드는 게 이렇게 배 아픈 건 줄."

바람이 지나갔다.

"2년 동안 너는 뭘 몰랐던 거야."

하봄이 나를 봤다. 정면이었다. 던지는 얼굴이 아니고, 도망치는 얼굴도 아니고, 그냥 묻는 얼굴.

"너는 2년 동안 뭘 삼켰어? 나는 다 던져서 삼킨 게 없는데, 너는 2년 동안 회식에서 잔으로 얼굴 가리면서 뭘 삼킨 거야."

대답이 바로 나오지 않았다. 그 질문은 폴더에 없었다.

"…모르겠어."

"모르겠어?"

"몰랐으니까. 삼키는 줄도 몰랐어. 그냥 동기 텐션 폴더에 넣었으니까."

"…"

"근데 지금 알겠다. 폴더 이름이 그거였어. 삼킨 것."

하봄이 오래 나를 봤다. 그리고 처음으로, 옥상에서, 회사에서, 하봄이 나한테 반 걸음 왔다. 세 걸음이 두 걸음 반이 됐다.

"…그럼 우리 둘 다 2년 동안 이상한 사람이었네."

"응."

"나는 던지느라, 너는 삼키느라."

그게 우리가 2년 동안 안 사귄 이유의 전부였다.

내려오는 엘리베이터에 재민이가 타 있었다.

"둘이 옥상 갔다 왔냐."

"…바람 쐬러."

"그래." 재민이가 층수 표시를 보면서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너네 내기판 있는 거 알아?"

"…뭐?"

"회사에. 너네 둘 언제 사귀냐 내기판. 2년 됐어. 내가 관리자야. 판돈 큼."

문이 열렸다. 재민이가 먼저 내리면서 덧붙였다.

"참가자 43명. 팀장님 둘 포함."

— 10화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