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시에 없던 회의가 생겼어
26화. 왜 안 말했어
이 작품은 AI로 생성되었으며 사람이 검수·수정했습니다.
"네가 가라고 할까 봐."
하봄이 말했다. 캔을 들고. 벤치에서.
"가지 말라고 할까 봐가 아니라. 가라고. '가. 6개월이잖아. 리드잖아. 네가 하고 싶어 했잖아.' 그렇게 말할까 봐. 되게 쉽게."
"…"
"너 둔하잖아. 2년 동안 둔했잖아. 둔한 사람은 '가'를 쉽게 해. 6개월이 뭔지 모르니까. 15분 동행이 6개월 동안 없는 게 뭔지 모르니까. 그래서 —"
하봄이 캔을 내려놨다.
"그래서 못 말했어. 네가 '가' 하는 거 듣기 싫어서. 그거 들으면 2년이 그냥 — 동기 텐션 폴더로 돌아갈 것 같아서."
나는 대답을 안 했다. 바로는.
대신 벤치에 앉았다. 하봄 옆. 한 사람 거리가 아니라 그냥 옆.
"…폴더 얘기 하지 마."
"뭐."
"동기 텐션 폴더. 그거 없어진 지 석 달 됐어. 너 그거 알잖아. 근데 지금 그 폴더가 다시 생길까 봐 6개월짜리 리드를 못 말했다고?"
"…"
"그게 네가 2년 동안 무서워한 거야? 내가 '가' 하는 거?"
하봄이 고개를 끄덕였다. 작게. 정면으로 말하는 사람이 고개로 대답하는 건, 이 사람한테는 도주보다 큰 것이었다.
"2년 동안 던지면서 제일 무서웠던 게 그거야. 네가 어느 날 '나 다른 데 가' 하거나, 내가 어디 가야 할 때 네가 '가' 하는 거. 둔한 사람은 그걸 쉽게 하니까. 그래서 백 번 던졌어. 네가 나 안 보내게 하려고."
바람이 지나갔다.
"…근데 이제 안 둔하잖아."
내가 말했다.
"…"
"석 달 동안 내가 몇 번 정면으로 했는데. 88번이야. 88번 한 사람이 '가'를 쉽게 할 것 같아?"
"…몰라."
"모르니까 못 말한 거지."
"…응."
나는 캔커피를 들었다. 데미소다 옆의 블랙. 하봄이 3일 동안 카페에서 내 창문을 보면서도 안 왔던 이유가 이 캔에 있었다. 이 사람은 내가 바쁘면 조용하고, 내가 둔하면 던지고, 내가 '가' 할까 봐 숨긴다. 전부 나 때문이었다. 그게 좋아서가 아니라, 그게 무거워서 나는 캔을 오래 들고 있었다.
"봄아."
"…응."
"나 '가' 안 할 거야."
하봄이 나를 봤다.
"…안 해?"
"응. 근데 '가지 마'도 안 할 거야."
"…그럼 뭐 해."
"둘 다 아닌 거. 네가 정하는 거. 나는 네가 정한 걸 따라가는 거. 부산이면 부산으로."
"…따라가?"
"주말마다. KTX 2시간 반이야. 15분 동행 대신 2시간 반 동행. 6개월이면 26번. 그거 내가 세."
하봄이 오래 나를 봤다. 그리고 —
"…그거 너무 쉽게 말하는 거 아니야?"
"쉬운 거 아니야. 88번째야. 제일 무거운 거야."
"…"
"너는 2년 동안 내가 '가' 할까 봐 무서웠고, 나는 지금 네가 '안 가' 할까 봐 무서워. 네가 나 때문에 리드 안 달면 그게 동기 텐션 폴더보다 나쁜 폴더야."
하봄이 벤치에서 일어났다. 난간으로 갔다. 야경. 마감 날 밤에 백 번을 결산하던 자리.
"…나 이거 이길 수 있는 싸움이야?"
"뭐가."
"부산. 6개월. 리드. 그거 하면서 너랑 — 이거. 둘 다."
"네 신조가 이길 수 있는 싸움만 하는 거잖아."
"그러니까 묻는 거야. 이길 수 있냐고."
나는 난간으로 갔다. 하봄 옆.
"몰라. 근데 2년 동안 너 지는 싸움 한 거 있어. 하나."
"…뭐."
"나. 2년 동안 백 번 던진 거. 그거 이길 수 있는 싸움 아니었잖아. 둔한 사람한테 백 번. 그런데 했잖아. 그리고 이겼잖아."
하봄이 난간을 잡았다. 손에 힘이 들어가는 게 보였다.
"…그건 내기였어. 지기 싫어서 한 거야."
"그럼 이것도 내기 해."
"…뭐?"
"부산. 내기로 하자. 네가 이기는 조건으로."
— 27화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