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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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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에 없던 회의가 생겼어

25화. 처음 숨긴 사람

이 작품은 AI로 생성되었으며 사람이 검수·수정했습니다.

나는 재민이 메시지에 답장을 안 했다.

「들었지?」에 「아니」라고 쓰면 재민이는 하봄한테 갈 것이고, 그러면 하봄은 재민이한테서 내가 안다는 걸 듣게 된다. 그건 순서가 틀렸다. 하봄이 나한테 말해야 했다. 2년 동안 전부 던진 사람이니까.

그래서 기다렸다. 화요일. 수요일.

하봄은 던졌다. 평소처럼. "오늘 그 셔츠 좋다." 커피. 15분 동행. 회의에서 내 편. 전부 있었다.

그런데 하나가 없었다. 옥상 벤치에서 김밥을 먹을 때 하봄은 회의 주재자 얼굴을 안 했다. 회의 주재자는 안건이 있는 사람이고, 안건이 있는데 안 올리는 사람은 주재자 얼굴을 못 한다.

수요일 점심에 하봄이 물었다.

"너 부산 가 봤어?"

"…출장으로 한 번."

"어땠어."

"바다 있던데."

"그렇지. 바다 있지."

하봄이 김밥을 씹었다. 그게 다였다. 부산 얘기는 거기서 끝났다. 던지는 사람이 안건을 절반만 던지고 거둔 것이었다.

나는 그걸 봤다. 그리고 처음으로, 폴더를 안 만들고도 알았다. 이 사람이 지금 숨기고 있다. 숨기는 걸 세상에서 제일 못하는 사람이, 나한테, 숨기고 있다.

목요일, 하봄의 숨김이 커졌다.

숨김이 커지면 하봄은 시끄러워진다. 회의실에서 봤던 것이다. 하봄이 그날 나한테 던진 게 열두 개였다. 셔츠, 머리, 커피, 점심 메뉴, 개발팀 후배 이름, 내 키보드 소리, 내 걸음 속도. 2년 평균의 두 배였다.

"오늘 왜 이렇게 많이 던져."

퇴근길 15분에 내가 물었다.

"…많이 던졌어?"

"열두 개."

"세지 마. 그거 네 백 번에 안 들어가는 거잖아."

"안 들어가. 근데 셌어."

하봄이 보도블록을 봤다. 던지는 사람이 보도블록을 보면 그건 던지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나 요즘 이상해?"

"응."

"어떻게."

"네가 숨기던 일주일이랑 똑같아. 그때는 회사한테 숨겼고, 지금은 —"

말을 멈췄다. 여기서 "나한테"라고 하면 정면이 되고, 정면이면 하봄이 도망칠 수 있고, 지금은 23번 내기 중이었다. 내가 정면을 안 하면 하봄이 이긴다. 그런데 이건 그 내기로 할 문제가 아니었다.

"…지금은 뭐."

하봄이 물었다. 작게.

"지금은, 네가 말할 때까지 기다리는 중이야."

2년 동안 하봄이 나를 기다린 방식이 이거였다는 걸, 기다려 보고 알았다.

금요일. 재민이가 흡연 부스 앞으로 나를 불렀다.

"하봄이한테 들었냐."

"아니."

"…아직도?"

"응."

"야, 노 팀장님이 다음 주까지 답 달래. 부산 신사업. 리드. 6개월. 그거 하봄이가 2년 동안 하고 싶어 했던 거야. 기획팀에서 리드 다는 거."

"알아."

"아는데 왜 안 물어."

"…하봄이가 말해야 하니까."

재민이가 나를 오래 봤다. 눈치 빠른 사람의 얼굴이 아니었다. 2년 동안 판을 관리한 사람이 판 밖의 것을 보는 얼굴.

"너 진짜 많이 늘었다."

"…뭐가."

"2년 전 너였으면 '왜 나한테 말 안 했지' 폴더에 넣고 끝났어. 지금은 기다리잖아. 하봄이가 왜 못 말하는지 아니까."

"…모르는데."

"몰라?" 재민이가 웃었다. "하봄이가 2년 동안 뭘 제일 무서워했는데. 네가 가라고 할까 봐. 그거 하나야."

금요일 밤, 옥상.

하봄이 먼저 왔다. 캔커피 두 개. 그런데 하봄은 난간에 기대지 않고 벤치에 앉았다. 회의 주재자 자리.

"안건 있어."

"…응."

"노 팀장님이 나 부산 신사업 리드로 밀었어. 6개월. 다음 주까지 답."

말했다. 던진 게 아니었다. 놓은 것이었다. 벤치 위에.

"…알아."

하봄이 나를 봤다.

"재민이."

"응. 월요일에."

"…월요일부터 알았어?"

"응."

"근데 안 물었어?"

"네가 말해야 하니까."

하봄의 얼굴이 이상하게 됐다. 화난 것도 분한 것도 아니었다. 처음 숨긴 사람이 숨긴 게 처음부터 안 숨겨졌다는 걸 안 얼굴.

"…나 왜 못 말했는지 알아?"

"재민이가 말했는데, 나는 네 입으로 듣고 싶어."

하봄이 캔을 땄다. 손이 조금 떨렸다. 옥상에서 두 번째로 보는 것이었다.

— 26화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