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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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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에 없던 회의가 생겼어

20화. 캠프파이어

이 작품은 AI로 생성되었으며 사람이 검수·수정했습니다.

불이 컸다. 리조트 뒷마당, 통나무 의자가 둥글게, 전 직원 80명쯤.

진실게임 규칙은 총무팀 과장님이 읽었다. 질문은 익명 상자에서 뽑는다. 뽑힌 질문의 대상자는 대답하거나, 벌칙으로 노래를 한다. 노래는 안 된다. 나는 노래를 못 하고, 그건 2년 전 워크숍 때 회사 전체가 알았다.

하봄은 내 옆 옆에 앉았다. 옆이 아니라 옆 옆. 회사에서는 동기. 그런데 옆 옆은 옆보다 티가 났다. 사이에 앉은 개발팀 후배가 자기가 왜 여기 있는지 모르는 얼굴을 했다.

첫 질문은 장 팀장님이었다. "팀장님이 제일 무서워하는 사람은?" 팀장님은 노래를 골랐다. 노 팀장님이 두 번째였다. "올해 안에 될 것 같습니까?" 질문지에 그렇게만 적혀 있었다. 노 팀장님은 오래 불을 보다가 말했다. "…될 것 같은데요." 43명이 웃었다. 나머지 37명은 왜 웃는지 몰랐다.

세 번째 질문은 하봄이었다.

"하봄 씨한테 — '왜 항상 개발팀 창문을 봅니까?'"

불이 탁, 소리를 냈다.

하봄은 노래를 안 골랐다. 대답을 골랐다. 정면으로, 불 너머 80명을 보면서.

"불이 켜져 있는지 보려고요. 꺼지면 잡은 거고 안 꺼지면 못 잡은 거니까. 3일 동안 안 꺼지더라고요."

정적. 그리고 누가 "와" 했다. 박수는 안 나왔다. 박수보다 조용한 것이 나왔다.

나는 불을 봤다. 얼굴을 가릴 잔이 없었다.

질문이 몇 개 더 지나갔다. 재민이는 "내기판 판돈 총액은?"이라는 질문을 받고 노래를 골랐다. 재민이 노래는 나보다 못했다.

그리고 총무팀 과장님이 상자에서 종이를 꺼내고, 읽기 전에 잠깐 멈췄다.

"…태오 씨."

80명이 나를 봤다.

"질문은 하나예요. '둘이 사귀냐.'"

불이 또 탁, 소리를 냈다. 그런데 이번엔 웃음이 안 나왔다. 2년 동안 회식마다 나오던 질문이었다. 회식에서는 웃음으로 넘어갔다. 캠프파이어에서는 안 넘어갔다. 80명이 기다리고 있었다. 43명은 만 원씩 걸고, 37명은 그냥.

하봄이 옆 옆에서 나를 봤다. 회사에서는 동기, 라고 하봄이 세운 규칙. 내가 부끄러운 쪽이라서 하봄이 세상에서 제일 못하는 것을 일주일 한 규칙. 하봄의 얼굴은 '노래해도 돼'였다.

노래는 안 된다.

나는 통나무에서 일어났다. 일어날 필요는 없었다. 앉아서 대답해도 됐다. 그런데 2년 동안 앉아서 "없습니다"를 했고, 회의실에서는 일어나지 않고도 정면을 했지만, 오늘은 일어나야 했다.

"네."

한 글자였다. 백한 번째보다 짧았다. 그런데 무게는 그것보다 컸다. 백한 번째는 하봄한테 한 거고, 이건 80명한테 한 거였다.

"사귑니다. 석 달 됐습니다. 옥상에서 제가 먼저 말했고, 그 전에 하봄이가 2년 동안 백 번 말했습니다. 회사에서는 동기로 있자고 한 건 하봄이가 저 부끄러워할까 봐 세운 규칙이고, 그 규칙 때문에 하봄이가 일주일 동안 세상에서 제일 못하는 걸 했습니다. 숨기는 거요."

숨을 쉬었다.

"그러니까 이제 안 숨깁니다. 제가 부끄러운 쪽이었는데, 오늘부터 아닙니다."

정적이 길었다. 불 소리만.

그리고 재민이가 일어나서, 마이크도 없이, 소리쳤다.

"내기판 종료!"

박수가 터졌다. 43명이 먼저 치고 37명이 따라 쳤다. 정 대리님이 양손 엄지를 들고 일어났다. 노 팀장님이 팔짱을 풀고, 장 팀장님이 노 팀장님 어깨를 쳤다. "올해 안이었네." "…그러네요."

하봄은 —

하봄은 옆 옆에서 일어나 있었다. 언제 일어났는지 몰랐다. 나를 보고 있었다. 도망치는 얼굴이 아니었다. 도망갈 곳을 찾는 얼굴도 아니었다. 그냥, 처음으로 받는 사람의 얼굴. 80명 앞에서.

"…"

하봄이 뭐라고 하려고 입을 열었다. 안 나왔다.

"봄아."

내가 불렀다. 80명 앞에서.

"…아 나."

하봄이 주위를 봤다. 산속이었다. 벽시계도 회의실도 화장실도 없었다.

"…없던 산책이 생겼어."

하봄이 어둠 쪽으로 걸어갔다. 리조트 뒤 산책로. 80명이 웃었다. 그런데 나는 웃지 않았다. 그 뒷모습의 귀가 어떤 색인지 불빛으로도 보였으니까.

— 21화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