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시에 없던 회의가 생겼어
2화. 내기의 규칙
이 작품은 AI로 생성되었으며 사람이 검수·수정했습니다.
'내일 다시 물어봐'의 내일은 오지 않았다.
정확히는, 내일은 왔는데 질문이 나가지 않았다. 다음 날 하봄은 아무 일 없었다는 듯 평소 텐션으로 돌아와 있었다. "좋은 아침. 오늘 머리 왜 그래? 귀엽네." 그 앞에서 "어제 그 질문 말인데"를 꺼내는 것은, 탕비실에서 얼떨결에 던지는 것보다 백 배쯤 어려웠다.
그렇게 하루가 갔고, 이틀이 갔고, 일주일이 갔다.
2년 동안 나는 둔해서 못 물었다. 이제는 알아서 못 묻는다. 진도가 나간 건지 후퇴한 건지 알 수 없었다.
사내 볼링 대회 공지가 뜬 것은 그 주 금요일이었다.
부서 대항전에 이벤트로 동기 오픈전이 붙어 있었다. 나는 신청할 생각이 없었는데, 명단에 이미 내 이름이 있었다.
"내가 썼어."
하봄이 당당하게 말했다.
"동기 대전. 너랑 나."
"나 볼링 못 치는데."
"알아. 2년 전 워크숍에서 봤어. 거터 7연속." 하봄이 씩 웃었다. "그래서 신청한 거야. 이길 수 있는 싸움만 하는 게 내 신조거든."
대회 날, 레인 앞에서 하봄이 내기를 걸었다.
"내기 하자. 네가 이기면 내가 좋아하는 거 해주고."
"내가 좋아하는 거겠지."
"아니, 내가 좋아하는 거." 하봄은 볼링공을 고르며 아무렇지 않게 말을 이었다. "내가 이기면…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랑 밥 먹는 거다."
"그게 무슨 내기야. 네가 이기든 지든 너 좋은 거잖아."
"오, 눈치챘네." 하봄이 공을 들고 레인으로 걸어가며 말했다. "많이 늘었다?"
승부는 승부였다.
하봄은 진심이었다. 스페어 처리 하나에 주먹을 쥐고, 내 공이 핀 아홉 개를 쓰러뜨렸을 때는 진심으로 분해했다. 6프레임, 하봄의 스트라이크가 나왔다.
"봤냐!"
하봄이 손을 들고 달려왔고, 나는 하이파이브를 했고 —
손이 잠깐 머물렀다.
0.5초쯤. 박수가 악수가 되다 만 시간. 2년 동안 하이파이브는 백 번쯤 했는데 손이 머문 적은 없었다.
먼저 뗀 것은 하봄이었다. 그것도 처음이었다.
"…다음 프레임." 하봄이 레인 쪽으로 돌아서며 말했다. 목소리가 반 톤 높았다.
하봄이 이겼다. 12점 차였다.
다음 날 점심, 하봄은 나를 구내식당이 아니라 회사 앞 파스타집으로 끌고 갔다.
"내기 조건 기억 안 나? 내가 이기면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랑 밥 먹는 거."
"기억나."
"그래서 너랑 먹잖아."
하봄은 그렇게 말하고 태연하게 메뉴판을 넘겼다.
"뭐 먹을래?"
나는 메뉴판을 세웠다. 파스타 이름이 하나도 눈에 들어오지 않아서가 아니라, 얼굴을 가릴 것이 그것밖에 없어서였다. 2년 동안 부끄러운 쪽은 늘 정해져 있었고, 오늘도 그 역할은 내 것이었다.
"…알리오 올리오."
"넌 꼭 제일 심심한 걸 골라."
"메뉴판에서 제일 먼저 보여서 그래."
"메뉴판 거꾸로 들고?"
TF 중간 회식이 그 주에 있었다.
삼겹살집, 동기들이 모인 끝 테이블. 소주가 두 병쯤 비었을 때 누군가 물었다. 언젠가는 나올 질문이었다.
"근데 너네 둘, 사귀는 거 아니었어?"
테이블이 조용해졌다. 나는 잔을 든 채로 굳었다.
하봄은 굳지 않았다.
잔을 들고, 웃으면서, 아무렇지 않게 대답했다.
"아직."
좌중이 폭소로 넘어갔다. 야, 아직이래. 아직이 뭐냐 아직이. 누가 하봄의 어깨를 치고, 누가 내 등을 두드리고, 회식은 다음 화제로 흘러갔다.
나만 흘러가지 못했다.
아직.
부정이 아니었다. 그 단어의 시제를 나는 회식이 끝날 때까지 해석했고, 집에 가는 지하철에서도 해석했고, 해석은 자정을 넘겨서야 끝났다.
아직, 은 미래가 있는 단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