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시에 없던 회의가 생겼어
14화. 조용한 하봄
이 작품은 AI로 생성되었으며 사람이 검수·수정했습니다.
런칭은 이틀 뒤로 재조정됐다. 개발팀은 반차를 받았다. 나는 오후에 회사에 나왔다.
하봄은 자리에 있었다. 평소처럼. 평소처럼, 이라고 쓰려다가 나는 멈췄다. 평소가 아니었다.
"왔냐."
하봄이 말했다. 그게 다였다. 2년 동안 '왔냐' 뒤에는 세 문장이 따라왔다. 셔츠, 머리, 커피. 오늘은 '왔냐' 하나였다. 하봄은 모니터를 봤고, 나는 내 자리로 갔다.
나는 새벽 6시의 카페를 알고 있었다. 100미터. 3일. 김밥 40줄. 그런데 오후의 하봄은 카페의 하봄과 달랐다. 카페의 하봄은 손을 들었고, 오후의 하봄은 모니터를 봤다.
'거리' 폴더가 다시 열렸다. 나는 그걸 막지 못했다. 둔한 사람은 둔함이 낫는 게 아니라 잠깐 가려질 뿐이라는 걸 그날 알았다.
회의실 그날 이후로. 상무님 앞에서 화장실로 나간 그날. 그게 창피했나. 열한 명 앞에서 정면을 한 게 — 하봄한테는 규칙 위반이었나. 회사에서는 동기. 내가 깼다. 30번으로 세어 준 건 하봄이었지만, 그건 복도에서였고, 오후의 하봄은 모니터를 보고 있었다.
퇴근길 15분은 있었다. 그런데 15분 동안 하봄이 한 말이 네 문장이었다. 2년 동안 최저였다.
"피곤해?"
"응. 너도 피곤하잖아. 자."
"…"
"내일 봐."
수빈이한테 물은 것은 다음 날 점심이었다. 하봄이 노 팀장님이랑 외근 나간 날.
"하봄이 요즘 조용하지 않아요?"
수빈이가 나를 오래 봤다. 시험하는 얼굴이 아니었다. 답을 아는 사람이 문제를 못 푸는 사람을 보는 얼굴이었다.
"태오 씨."
"네."
"쟤 원래 태오 씨 바쁘면 조용해요. 2년째요."
"…"
"2년 전 워크숍 때도 그랬어요. 태오 씨가 조별 과제 맡아서 밤샜을 때. 하봄이 그 이틀 동안 태오 씨한테 말 한 마디 안 걸었어요. 대신 태오 씨 조 간식 챙긴 게 하봄이에요. 몰랐죠?"
몰랐다.
"쟤는 밝은 게 무신경한 게 아니에요. 분위기 제일 먼저 읽고 제일 먼저 움직여요. 태오 씨가 로그 보는 3일 동안 자기가 옆에 있으면 태오 씨가 자기를 봐야 하니까 안 온 거고, 런칭 이틀 남았으니까 아직 조용한 거예요. 태오 씨 집중해야 하니까."
"…그럼 회의실 그날은."
"회의실 그날?" 수빈이가 웃었다. "그날 쟤 집에 가서 저한테 전화했어요. 30분 동안. 내용은 말 안 해 줄게요. 창피한 거 아니었어요. 반대였어요."
폴더를 닫았다. 이번엔 이름을 바꿔서 닫았다.
'거리'가 아니었다. 이 사람의 조용함은 거리가 아니라 방식이었다. 던지는 사람이 던지는 걸 멈추는 건, 던질 게 없어서가 아니라 상대가 받을 손이 없을 때다. 로그 보는 손. 3일 동안 내 손은 거기 있었고, 하봄은 그걸 알았고, 그래서 100미터에 있었다.
2년 전 워크숍의 간식. 나는 그것도 '누가 챙겼나 보다' 폴더에 넣었었다. 그 폴더에 뭐가 더 있는지 이제는 세기가 무서웠다.
퇴근길 15분. 하봄은 여전히 조용했다. 런칭 D-1이었다.
"봄아."
"…응."
회사 밖이었다. 그런데 하봄이 놀란 것은 호칭 때문이 아니었다.
"너 3일 동안 카페에서 뭐 했어. 일 말고."
"…일 했다니까."
"일 말고."
하봄이 보도블록을 봤다.
"…불 켜진 거 봤어. 새벽마다. 개발팀 창문. 불이 안 꺼지면 아직 못 잡은 거고, 꺼지면 잡은 거니까. 3일 동안 안 꺼지더라."
"…"
"그거 보고 있었어. 일은 핑계였고."
31번, 이라고 나는 세지 않았다. 이건 하봄이 한 말이었고 이월 규칙으로 내 쪽이었지만, 세지 않았다. 세는 것보다 다른 걸 해야 했다.
"내일 런칭 끝나면."
"응."
"조용한 거 그만해. 나 이제 손 비었어."
하봄이 나를 봤다. 2년 만에 처음으로, 내가 하봄의 방식을 먼저 읽은 순간이었다.
"…31번."
하봄이 말했다. 목소리가 반 톤 높았다.
"너 방금 그거. 나 이제 손 비었어. 31번째야."
— 15화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