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시에 없던 회의가 생겼어
11화. 2년 전 베팅지
이 작품은 AI로 생성되었으며 사람이 검수·수정했습니다.
재민이의 서랍은 영업기획팀 구석 자리에 있었다. 자물쇠가 달려 있었다. 43명의 판돈을 2년 관리한 사람의 서랍이었다.
"당사자 참가 금지 규칙은 이 베팅지 다음 날 만들었어."
재민이가 종이 한 장을 꺼냈다. A4를 넷으로 접은 것. 모서리가 닳아 있었다.
"입사 1주년 날. 연수원 동기 모임에서 하봄이가 나한테 와서 '나도 걸래' 했어. 내가 당사자는 안 된다고 했더니 '규칙에 없잖아' 하더라. 진짜 없었어. 그래서 받았고, 다음 날 규칙을 만들었어."
"…그럼 하봄이 베팅은 유효야?"
"규칙 전이니까 유효. 그게 내가 2년 동안 골치 아팠던 이유야."
재민이가 종이를 펼쳐서 나한테 줬다.
하봄 글씨였다. 회의 자료 여백에서 2년 동안 본 글씨. 동그랗고 빠른 글씨.
「하봄 — 태오가 먼저 말하는 날. 기한 없음.」
그리고 그 밑에, 조금 작은 글씨로.
「(내가 먼저 말하면 무효. 내기에서 지는 거임.)」
나는 그 종이를 오래 봤다.
입사 1주년. 2년 전이 아니라 1년 전에 쓴 것이었다. 그때 하봄은 이미 1년을 던진 뒤였다. 셔츠, 커피, 15분 동행. 1년 동안 던지고, 내기판에 가서, 자기 승리 조건을 이렇게 적었다. 태오가 먼저 말하는 날.
날짜가 아니었다. 재민이가 무효 처리하려던 장 팀장님의 '승진하면'과 같은 종류였다. 그런데 재민이는 이걸 유효로 뒀다.
"왜 유효로 뒀어."
"…읽어 보니까 이게 내기가 아니더라."
재민이가 서랍을 닫으며 말했다. 눈치 빠른 사람의 목소리였는데, 오늘은 눈치가 아니라 다른 걸로 말하고 있었다.
"이건 걔가 자기한테 건 거잖아. 1년 던졌는데 안 되면 나머지는 기다리겠다고. 마지막은 상대 입으로 듣겠다고. 그걸 내기판에 넣은 건 — 자기가 못 참고 먼저 말할까 봐 그런 거야. 내기에서 지는 건 하봄이가 제일 싫어하는 거니까."
"…"
"자기 승부욕을 자기 인내심에 걸어 놓은 거야. 나 그거 읽고 이 판 관리자 계속 하기로 했어."
폴더가 마지막으로 무너진 것은 그날 오후였다.
나는 2년 동안 '동기 텐션'이라는 폴더를 썼고, 그 폴더가 흔들린 것이 흡연 부스 앞이었고, 옥상에서 백한 번째를 했고, 그래서 폴더가 없어진 줄 알았다.
아니었다. 폴더 하나가 더 있었다. '하봄은 원래 직진'이라는 폴더. 하봄의 백 번이 성격이라는 분류. 던지는 게 쉬운 사람이라서 던졌다는 분류.
베팅지 한 장이 그 폴더를 열었다. 하봄은 던지는 게 쉬운 사람이 아니었다. 1년 던지고 나서 나머지 1년은 자기한테 내기를 걸고 기다린 사람이었다. 마지막 1센티를 남겨 둔 것은 성격이 아니라 결정이었고, 그 결정은 종이에 적혀서 자물쇠 서랍에 2년 있었다.
퇴근길 15분.
"베팅지 봤어."
하봄이 발을 멈췄다. 역 앞까지 아직 7분 남은 자리였다.
"…재민이 그 자식."
"기한 없음."
"…"
"내가 먼저 말하면 무효. 내기에서 지는 거임."
하봄이 나를 안 봤다. 보도블록을 봤다. 던지는 얼굴도 도망치는 얼굴도 아니었다. 들킨 얼굴이었다.
"1년 던지고 안 되길래."
낮게.
"나머지는 기다리기로 했어. 근데 나 기다리는 거 못 하거든. 승부욕 때문에. 그래서 내기에 넣었어. 내기면 지는 게 싫어서라도 기다리니까."
"…"
"1년 더 기다렸어. 그게 내 2년이야."
나는 반 걸음이 아니라 한 걸음을 옮겼다. 역 앞이었고 회사 사람이 지나갈 수 있었고, 그런 건 이제 폴더에 없었다.
"하봄아."
"…응."
"너 그 내기 이겼어. 내가 먼저 말했으니까."
하봄이 고개를 들었다.
"…그러네."
"그러니까 판돈 받아야지. 43명 거."
"…그건 좀 좋은데."
하봄이 웃었다. 들킨 얼굴에서 이긴 얼굴로. 그 전환이 0.5초였다.
"25번."
"뭐가."
"너 그 내기 이겼어, 그거. 25번째야."
"…그게 왜 세는 거에 들어가."
"네가 받고 웃었으니까."
— 12화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