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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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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장지의 방은 하나였다

24화. 8층

이 작품은 AI로 생성되었으며 사람이 검수·수정했습니다.

금요일, 발령 첫날.

한여름은 8시 50분에 자리에 있었다. 6층이 아니라 8층. 나는 그걸 6층에서 알았다. 저 애 책상이 비어 있는 걸로. 책상 왼쪽 모서리에 수첩이 없었고, 의자가 반듯하게 밀어 넣어져 있었고, 모니터가 꺼져 있었다. 두 달 동안 세 자리 건너에서 들리던 키보드 소리가 없었다.

팀 막내가 3번 폴더를 열다가 "어, 근거 폴더가 위로 갔네요"라고 했다. 내가 옮겼다. 어젯밤에. 열두 장짜리 문서 1장의 결론대로.

9시 12분, 사내 메신저에 알림이 떴다. 8층에서.

「안녕하십니까. 전략기획실 한여름입니다. 첫날 인사드립니다. 6층 3번 폴더 근거 위치 확인했습니다. 결론 아래에 잘 두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사내 메신저다. 회사 안이다. 평균 4글자짜리 채널. 거기에 저 애가 다섯 문장을 보냈다. 나는 그걸 두 번 읽고 답장을 썼다. 「응. 8층은 어때.」 답이 왔다. 「층이 다릅니다. 회사 안 문법이 층마다 다를 수 있다고 했는데, 데이터가 생겼습니다. 8층에서는 6층 문법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사유: 같은 팀이 아니라서요.」

같은 팀이 아니라서요. 숨길 이유가 없어지면 저 애의 문장이 회사 안에서도 길어진다는 게, 발령 첫날 오전에 데이터로 증명됐다.

점심에 엘리베이터에서 만났다. 우연이었다. 우연이라고 해 두자.

6층에서 탔는데 8층에서 내려온 엘리베이터에 저 애가 타고 있었다. 우리 둘만. 문이 닫혔다. 층수 표시등. 두 달 전에는 6에서 1까지 한 마디도 없었던 공간.

"선배님."

"응."

"엘리베이터는 몇 층 소속입니까."

"…소속이 없지. 움직이잖아."

"그럼 문법도 없습니다."

저 애가 그렇게 말하고, 층수 표시등을 보는 대신 나를 봤다. 5층, 4층, 3층. 그리고 문장을 이어서.

"8층 사람들이 저한테 말이 없다고 합니다. 오늘 아침에요. 6층에서는 발령 나서 말이 길어졌다고 했는데 8층에서는 말이 없다고 합니다. 같은 사람인데 층마다 평가가 다릅니다. 그러니까 문법은 층이 아니라 사람 기준입니다. 데이터 수정합니다."

"…무슨 뜻이야."

"6층에서 말이 길어진 건 발령 때문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발령 나서요, 는 사실이면서 전부는 아니었습니다. 전부는 —"

1층. 문이 열렸다. 저 애는 문장을 끊지 않았다. 사람들이 타는 와중에, 반듯하게, 나를 보면서.

"— 선배님이 6층에 계셔서였습니다. 8층에는 안 계시니까 짧아진 겁니다. 이상입니다."

저 애는 내리면서 꾸벅 인사했다. 사람들이 우리를 봤다. 나는 엘리베이터 안에 서 있었다. 문이 닫혔다. 1층에서 6층까지, 나는 그 문장을 층마다 하나씩 다시 들었다. 논 한 칸에 하나씩.

오후 4시, 인사팀에서 문서가 왔다. 공식 양식. 「부서 간 협업 요청서」. 요청 부서 전략기획실, 담당자 한여름, 협업 대상 마케팅팀 서준.

내용은 정상이었다. 리뉴얼 전국 확장 데이터 파트 연계. 클라이언트 담당 윤 팀장과의 창구 일원화. 업무 범위 안에서. 나는 그 문서를 읽다가 맨 아래에서 멈췄다.

특이사항 란.

원래는 없음이라고 쓰는 칸. 두 달 전 저 애가 열한 글자를 적었던 그 칸.

「계산 완료 예정일: 토요일. 장소: 계산이 바뀐 역. 검토자 참석 요망.」

회사 공식 서류에. 인사팀을 거쳐서. 내 책상에. 저 애는 8층에서 이 문서를 만들고, 특이사항 란을 채우고, 결재 라인을 태워 보낸 것이다. 같은 팀이 아니니까 숨길 이유가 없다는 걸, 회사 양식으로 증명하면서.

나는 검토자 의견 칸에 볼펜을 댔다.

「검토자 의견: 참석함. 8시 40분. 3번 승강장.」

스캔해서 8층으로 보냈다. 원본은 서랍에. 서랍이 아니라 — 아니, 이번엔 서랍이 맞다. 회사 서류니까.

퇴근길, 회사 밖 10미터.

경계선에 저 애가 없었다. 8층은 퇴근이 30분 늦다. 나는 경계선 위에 서서 기다렸다. 두 달 동안 저 애가 서 있던 자리에. 6시 40분, 정문에서 저 애가 나왔다. 반듯한 등. 캐리어 없이, 가방 하나. 나를 보고, 경계선을 보고, 반 박자.

"…선배님이 여기 서 계신 건 처음입니다."

"네가 늦어서."

"8층은 30분 늦습니다. 데이터 갱신합니다. 경계선 대기 시간 30분 추가."

저 애가 경계선을 넘어왔다. 이번엔 저 애가 넘었다. 우산 반 폭. 우리는 지하철역 쪽으로 걸었다. 내일이 토요일이었다.

"협업 요청서, 봤어."

"네. 결재 확인했습니다. 참석함이라고 쓰셨습니다."

"응."

"…검토자 의견 칸은 원래 그런 걸 쓰는 칸이 아닙니다."

"특이사항 란도 원래 그런 걸 쓰는 칸이 아니야."

한여름이 3초 침묵했다. 그리고 지하철역 입구에서, 돌아서면서, 처음 보는 얼굴로 — 입꼬리가 아니라 눈이 웃는 얼굴로 — 말했다.

"…그렇습니까."

두 달 전 기차에서 나를 침몰시켰던 그 다섯 글자가, 오늘은 정반대 온도로 왔다.

— 25화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