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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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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장지의 방은 하나였다

21화. 마지막 장

이 작품은 AI로 생성되었으며 사람이 검수·수정했습니다.

전략기획실. 청우플래닝에서 데이터를 만지는 사람이 가고 싶어 하는 곳이다. 팀장님이 회의실 B에서 말했던 그 애 데이터 능력을 탐내는 데. 인사팀장이 직접 온 건 제안이 정식이라는 뜻이고, 다음 달 1일자라는 건 결정이 2주 안이라는 뜻이었다.

"…좋은 자리잖아."

"네. 조건표로는요."

"또 그렸어?"

"그렸습니다. 열이 여섯 개입니다. 지난번이랑 같습니다. 연봉, 통근, 업무, 성장성, 팀 구성, 변수."

"이번에도 변수가 60이야?"

한여름이 3초 침묵했다. 가로등 아래서. 그리고 앞을 본 채로.

"이번엔 변수 열의 값이 다릅니다. 지난번엔 '선배님. 가중치 60'이었는데, 이번엔 그 열이 양쪽에 다 있습니다. 마케팅팀에 남으면 선배님이 같은 팀입니다. 전략기획실로 가면 선배님이 다른 팀입니다. 같은 변수인데 값이 달라서 가중치를 못 정했습니다."

"…같은 팀이면 좋은 거 아니야?"

"같은 팀이면 숨겨야 합니다. 팀장님이 그러셨습니다. 고과가 애매해진다고. 다른 팀이면 숨길 이유가 없어집니다. 그런데 다른 팀이면 6층이 아닙니다. 8층입니다. 회사 안 문법이 층마다 다를 수도 있습니다. 그건 아직 데이터가 없습니다."

숨길 이유가 없어진다. 나는 그 문장을 오래 들고 있었다. 저 애가 회사 안에서 한 글자씩만 말하는 이유, 정문 앞 10미터에 경계선을 그은 이유, 특이사항 없습니다라고 팀장님한테 말한 이유가 전부 '같은 팀'이었다. 그게 없어지면 —

"그럼 가."

내가 말했다. 저 애가 나를 봤다. 반 박자.

"…선배가 후배 발령을 정하는 겁니까."

"선배로 말한 거 아니야."

"그럼 뭐로요."

"…변수로."

2주의 첫 주는 조용했다.

저 애는 회사에서 회사 안 문법이었고, 회사 밖 10미터에서는 문장이 길었고, 수첩은 다시 책상 왼쪽 모서리에 놓였다. 나는 그 수첩을 보지 않았다. 아직, 이라고 했으니까. 저 애는 매일 한 줄을 적었을 것이다. 발령 검토 기간의 한 줄들.

팀장님이 한 번 물었다. "한여름 씨 대답했어?" 나는 "아직입니다"라고 했다. 팀장님은 "서준 씨가 붙잡는 건 아니지?"라고 했고, 나는 "가라고 했습니다"라고 했다. 팀장님이 나를 3초 봤다. "…진짜 정직하네." 나는 "옆에 서야 해서요"라고 했다.

둘째 주 수요일, 회사 밖 10미터.

저 애가 경계선 위에 서 있었다. 손에 수첩을 들고. 네 권째. 이번엔 들고만 있지 않았다. 내밀었다.

"드리겠습니다."

"…뭘."

"수첩이요. 네 권째. 마지막 장까지 다 썼습니다. 어제요."

나는 받지 않았다. 손을 뻗지 않았다. 아직, 이라고 한 사람이 저 애다. 저 애가 그 아직을 개정한 건지, 아니면 뭔가 다른 건지 나는 몰랐다.

"읽으라고?"

"아니요. 읽으셔도 되는데, 그건 아닙니다. 마지막 장 때문입니다."

"마지막 장이 뭔데."

"비어 있습니다."

저 애가 수첩을 내 손에 쥐여 줬다. 레몬 사탕을 통보하던 그 방식으로. 물음표 아니고 마침표.

"2년 치를 다 썼는데 마지막 장을 못 썼습니다. 어제 밤에 30분 동안 볼펜을 들고 있었는데 안 써졌습니다. 나머지 10이 제 변수가 아니라서요. 마지막 장은 제가 쓸 수 없습니다. 선배님이 쓰십시오. 그게 오늘 통보입니다."

수첩이 손안에 있었다. 손바닥만 한, 모서리가 닳은, 2년 치 한 줄들. 그리고 빈 마지막 장. 저 애는 그걸 나한테 넘겼다. 자기 계산의 마지막 칸을. 결론부터 쓰는 사람한테.

"…발령은."

"발령은 마지막 장 다음입니다. 순서가 그렇습니다."

저 애는 그 말을 하고 지하철역 쪽으로 걸었다. 우산 반 폭. 나는 수첩을 재킷 안주머니에 넣고 옆에서 걸었다. 지하철역 입구에서 저 애가 돌아섰다.

"읽지는 마십시오. 아직. 마지막 장만 쓰시면 됩니다."

"…알았어."

"내일까지요. 물음표 아니고 마침표입니다."

집. 책상. 스탠드 하나.

나는 수첩을 꺼냈다. 읽지 않았다. 아직이니까. 뒤에서부터 넘겨서 마지막 장을 폈다. 빈 장을 쓸 볼펜을 들었다.

비어 있지 않았다.

마지막 장 맨 위에, 저 애의 작고 반듯한 글씨로, 한 줄이 있었다. 날짜는 오늘. 어제 30분 동안 못 썼다던 그 장에, 오늘 아침 적은 것이다. 수첩을 나한테 넘기기 전에.

「발령 수락 여부: 이 장의 다음 줄 이후 결정.」

내 볼펜이 그 아래 빈 줄 위에서 멈췄다. 결론부터 쓰는 사람이, 처음으로 결론을 쓰기가 무서웠다.

— 22화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