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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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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장지의 방은 하나였다

16화. 705호

이 작품은 AI로 생성되었으며 사람이 검수·수정했습니다.

서울역 플랫폼, 아침 8시 40분.

두 달 전과 같은 시각, 같은 3번 승강장. 다른 건 하나였다. 이번엔 내가 늦지 않았다. 8시 38분에 도착했다. 그런데 표지판 아래에 한여름이 이미 서 있었다. 캐리어 손잡이에 두 손을 올린 채. 그리고 그 손에, 커피가 두 잔.

"…네가 샀어?"

"네. 한 잔은 선배님 겁니다."

"나 부탁한 적 없는데."

"압니다. 그래도 드립니다."

내 문법이었다. 두 달 전 내가 한 걸 저 애가 그대로 돌려주고 있었다. 순서가 바뀌었습니다. 나는 커피를 받으며 웃었고, 저 애는 웃지 않았고, 기차가 들어왔다.

창측이 한여름, 통로측이 나. 첫 30분 동안 나는 세 번 말을 걸었고 — 세 번 다 대답이 왔다. 두 문장씩. "어제 그 뉴스 봤어?" "봤습니다. 통계가 틀렸습니다." "아침은?" "먹었습니다. 계란 하나." "기차 오랜만이지?" "두 달 만입니다. 정확히 61일이요."

61일. 저 애는 세고 있었다. 나도 세고 있었는데 저 애가 먼저 말해서 나는 안 센 척했다.

논이 지나갔다. 저 애가 창밖을 보다가,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논이 규칙적입니다."

"…통계적으로?"

"아니요. 이번엔 그냥요."

통계 없이 규칙적인 논. 저 애가 근거 없이 말한 두 번째 문장이었다. 첫 번째는 가로등 밑의 '저는, 안 갑니다'.

점장님은 우리를 보자마자 손뼉을 쳤다. "두 분 또 오셨네! 저번에 그 동선 고치고 매출이 20퍼센트 올랐어요, 20퍼센트!" 한여름이 태블릿을 두 번 넘기고 말했다. "17퍼센트입니다. 그래도 많이 오르셨습니다." 점장님은 이번에도 음료수를 세 번 내왔다.

실사는 5시에 끝났다. 역으로 가는 길에 국밥집이 있었다. 두 달 전 저 애가 "기차 시간이 있습니다"로 지나쳤던 곳.

"국밥 먹을래?"

한여름이 걸음을 멈췄다. 간판을 봤다. 리뷰 4천 개. 반 박자.

"네. 이번엔 시간 있습니다."

우리는 같은 자리에 앉았다. 저 애는 한 술 뜨고, 잠깐 멈추고, 그릇을 내려다봤다.

"…4천 명이 여전히 옳습니다."

나는 이번엔 물을 뿜지 않았다. 대신 저 애를 봤다. 두 달 전에는 뭐가 웃긴지 모르는 얼굴이었는데, 오늘은 — 뭐가 웃긴지 아는 얼굴로 그 말을 하고 있었다. 오늘부터요, 라고 옥상에서 말한 뒤로 저 애는 자기 문장을 알고 말한다. 그게 저 애를 덜 저 애답게 만들지 않았다. 이상하게 더.

호텔 프런트. 사원증과 예약 확인서. 이번엔 팀장님이 직접 확인한 종이.

"청우플래닝, 두 분. 704호, 705호 맞으시죠."

"네."

카드키가 두 장 나왔다. 저 애 것 하나, 내 것 하나. 각자 받았다. 엘리베이터에서 층수 표시등을 보는 건 같았는데, 7에서 멈췄을 때 나는 왼쪽, 저 애는 오른쪽으로 갈라졌다. 704호 문과 705호 문 사이는 복도 폭만큼이었다. 1미터 60쯤.

"그럼, 내일 아침에."

"네. 8시에 로비에서요."

문이 두 개 닫혔다.

방은 넓었다. 침대 하나. 두 달 전과 같은 구조의 방인데, 이불 여분이 없었고, 배치도를 그릴 사람이 없었고, 23시 소등을 선언할 사람이 없었다. 나는 침대에 앉아서 벽을 봤다. 저 벽 너머가 705호다. 저 애가 지금 뭘 하고 있는지 — 수첩을 쓰고 있을 것이다. 지금 적어야 내일 안 적는 애니까.

TV를 켰다. 16번. 다큐멘터리. 심해 생물. 소리를 줄였다. 저 애가 벽 너머에서 "16번이 낫습니다"라고 할 리가 없는데, 나는 그 말을 기다리듯 채널을 고정해 놓고 있었다.

10시 40분. 아무 소리도 안 났다. 방이 하나일 때는 이불 스치는 소리, 수첩 넘기는 소리, 반듯한 등이 있었다. 방이 두 개일 때는 벽이 있다. 팀장님은 됐지, 라고 했다. 됐다. 규정상 완벽하게 됐다. 그런데 이 됐음이 두 달 전의 안 됐음보다 훨씬 —

똑똑.

문이었다. 내 방 문. 11시 정각.

나는 3초 동안 움직이지 못했다. 그리고 문을 열었다.

복도에 한여름이 서 있었다. 실내복이 아니라 낮의 옷 그대로. 손에는 호텔 메모지와 볼펜. 705호 문은 반쯤 열려 있었고, 저 애는 704호 문턱에서 정확히 한 걸음 떨어진 자리에 반듯하게 서 있었다.

"선배님."

"…응."

"규칙을 개정하러 왔습니다."

— 17화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