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 끝, 사견 하나
2화. 사견의 수위
이 작품은 AI로 생성되었으며 사람이 검수·수정했습니다.
중간고사 주간이 시작됐고, 임건후의 공지는 두 배로 늘었다. 시험 일정, 족보 공유 규칙, 열람실 자리 배분.
그리고 사견도, 수위가 올라가기 시작했다.
월요일, 시험 범위 공지 뒤. "사견. 너 어제 새벽 3시에 단톡 읽었더라. 오늘은 12시 전에 자라. 무리해서 오른 점수는 이자가 세."
수요일, 열람실 배분 공지 뒤. "사견. 시험 끝나면 보자. 과대표 자격 말고."
과대표 자격 말고. 나는 그 여섯 글자를 필기 노트 구석에 나도 모르게 받아 적었고, 받아 적은 걸 발견하고 찢을 뻔했다.
목요일엔 결석했다. 몸살 기운이 있었다. 오후에 메시지가 왔다.
「사견. 네가 결석하면 출석부보다 내가 먼저 알아. — 죽은 먹었어? 못 먹었으면 말고. 강요 아님. 문 앞에 두고 가는 것도 아님. 아직은.」
30분 뒤 기숙사 문 앞에 죽이 있었다. '아직은'의 유통기한은 30분이었던 모양이다. 쪽지가 붙어 있었다. 「두고 감. 사견 정정. — 먹기 싫으면 옆방 주면 됨. 결정은 네 거.」
이상한 건 과 사람들이었다. 아니, 정확히는 과 사람들이 이상한 걸 눈치채기 시작했다.
"건후 요즘 좀 이상하지 않냐?" 동기 하나가 과방에서 말했다. "공지 끝나고 뭐라 뭐라 덧붙이잖아. 사견이라고."
"어. 근데 그거 누구한테 하는 거야?"
"몰라. 허공에 하던데."
허공. 나는 노트북 뒤에서 숨을 죽였다. 그 사견들이 전부 좌표가 있는 유도탄이라는 걸, 과에서 나만 알았다. 임건후는 본인이 완벽하게 숨기고 있다고 믿는 눈치였다. 다른 동기 앞에서는 나를 각별히 챙기는 티를 절대 안 냈으니까. 문제는 사견이라는 형식 자체가 이미 티라는 걸, 본인만 모른다는 점이다.
금요일 밤, 도서관 마감 시간까지 남아 있었다.
전공 필기를 몰아서 정리하다가 책상에 엎드려 깜빡 잠들었고, 깨어 보니 22시 5분 전이었다. 그리고 책상 위에, 잠들기 전엔 없던 것들이 있었다.
따뜻한 꿀물이 든 텀블러. 그리고 포스트잇.
「국문과 공지: 오늘 열람실 마감 22시. (사견: 무리하는 얼굴도 예쁘긴 한데, 안 아픈 게 더 예뻐.)」
괄호까지 반듯한 글씨였다. 나는 포스트잇을 두 번 읽었고, 세 번째 읽으려는데 통로 끝에서 발소리가 멈추는 게 느껴졌다.
임건후가 서 있었다. 반납할 책을 안고, 방금 돌아온 모양새로.
"…깼네." 그가 말했다. 톤은 완벽한 평서문이었다. "마감이야. 짐 싸."
말은 그렇게 태연한데.
귀가 빨갰다. 형광등 아래에서도 선명하게, 귓바퀴 끝까지. 나는 그 귀를 보고 처음 알았다. 이 남자의 말과 몸 중에, 정직한 쪽은 몸이라는 걸. 공지 톤은 방음벽이고, 귀가 새는 곳이라는 걸.
"이 포스트잇, 사견 치고 긴데." 내가 말했다.
"괄호 쳤잖아." 그가 책을 고쳐 안으며 시선을 정면에 고정했다. "괄호는 소리 내서 읽는 거 아니야. — 가자. 데려다주는 건 과대표 업무고, 오늘은 야간이니까."
시험이 끝난 다음 주, 과방 게시판에 MT 조 편성표가 붙었다.
편성은 과대표가 한다. 임건후의 편성은 언제나 정교하다 — 밥 잘하는 사람과 못 하는 사람, 낯가리는 새내기와 넉살 좋은 선배가 정확히 섞인다.
나는 명단에서 내 이름을 찾았다. 3조.
임건후는 1조였다.
두 학기 동안, 조모임이든 답사든 편성이라는 걸 그가 하는 한 우리는 늘 같은 묶음이었다. 그게 그의 설계인 걸 알면서 모른 척해 온 건 나다. 그런데 처음으로 — 그의 손으로 짠 명단에서 — 우리가, 다른 조였다.
사견은 그날부터 이틀째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