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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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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는 못 풀었어

2화. 레벨 2

이 작품은 AI로 생성되었으며 사람이 검수·수정했습니다.

공격은 계속됐다.

게임 계정 다음은 개인 이메일이었고, 그다음은 SNS였다. 비밀번호 재설정 시도 알림이 하루에 세 번씩 왔다. 같은 사람이라는 건 널셋이 확인해 줬다. 접속 패턴, 시간대, 시도하는 비밀번호 후보의 성격.

그가 전화를 걸어온 건 세 번째 알림 뒤였다.

"지우 씨, 사무실로 와 줄래. 성수동."

"…해킹으로 못 막아요?"

"막을 순 있지. 근데 안 해." 그가 말했다. 웃으면서. "그건 공격자랑 같은 방법이니까. 우리는 정식으로 가. 사건 접수, 증거 수집, 신고. 레벨 2는 정공법이야."

널셋 사무실은 성수동 공장 건물 3층이었다. 8명. 모니터가 사람보다 많았다.

그는 화면 밖에서 처음 봤다. 회색 머리, 헤드폰, 후드티. 화면에서 본 것보다 키가 컸고, 웃는 얼굴은 같았다. 그가 손을 내밀었다.

"레벨 2 시작. 보상은 나중에."

우리는 세 시간 동안 증거를 모았다. 그는 내 앞에서 로그를 열었고, 열기 전에 매번 물었다. "이거 봐도 돼?" 내 계정 로그인데 그가 나에게 허락을 구했다. 내 메일함은 열지 않았다. 열 수 있다는 걸 알면서. "여기부터는 지우 씨가 직접 열어서 캡처해 줘. 나는 안 봐."

"다 볼 수 있잖아요."

"볼 수 있는 거랑 보는 거랑 다르지." 그가 모니터를 돌렸다. "농담이야. …아니다, 이건 아니야."

정정이 길어지고 있었다. 첫날엔 "농담이야. …반은." 오늘은 "아니다, 이건 아니야." 농담의 포장을 스스로 뜯는 시간이 길어지는 만큼, 포장 안의 것이 커지고 있었다. 나는 그걸 로그 화면 옆에서 읽고 있었다.

새벽 3시, 사무실에 우리 둘만 남았다.

다른 직원들은 퇴근했고, 증거 파일은 정리됐고, 경찰 사이버수사대 접수 양식이 화면에 떠 있었다. 나는 피곤했고, 피곤하면 사람은 이상한 말을 한다.

"어차피 다 알잖아요."

내가 말했다. 메모 얘기였다. 10년 전 이안에게 남긴 그것. 그가 못 풀었다는 하나. "풀 수 있는 거 아니에요? 진짜로. 그냥 안 푸는 척하는 거지."

그가 처음으로 웃지 않았다. 웃음이 사라진 얼굴은 화면에서도 사무실에서도 본 적 없는 얼굴이었다 — 이 사람의 기본값이 미소라는 걸, 미소가 꺼지고 나서야 알았다.

헤드폰을 목에서 벗어 책상에 놓았다. 모니터 불빛이 얼굴 반쪽에만 있었다. 그리고 —

"풀 수 있어."

한 박자.

"근데 안 풀어. 네가 말해 주는 거랑 달라서."

농담이 없었다. 게임 용어도 없었다. 그 문장에는 포장이 한 겹밖에 없었고 — "네가 말해 주는 거랑 달라서" — 그 한 겹도 거의 투명했다. 그는 자기가 무슨 말을 했는지 알아차리고, 웃으려다가, 실패했다.

거리가 한 뼘이었다. 사무실 의자 두 개의 거리. 그의 숨이 모니터 불빛 속에서 —

"…농담이야." 그가 말했다. 그리고 정정하지 않았다. 반은, 도 아니다, 도 없었다. 정정이 없다는 게 정정이었다.

공격자가 쓴 비밀번호 후보 목록을 우리는 그다음 날 봤다.

로그에서 추출한 것. 공격자가 내 계정에 시도한 문자열들. 생일, 전화번호 뒷자리 — 흔한 것들. 그리고 목록 중간에 —

「hanul0412」

「dongbaek2」

하늘. 내가 대학 때 살던 원룸 건물 이름. 동백. 열아홉 살 때까지 키우던 개 이름.

그가 화면 앞에서 굳었다. 나도.

"…이거, 아는 사람이야." 그가 말했다. 농담 없이. "지우 씨 옛날 집 주소랑 개 이름을 아는 사람."

흔한 공격자가 아니었다. 나를 아는 사람이 내 계정을 뚫으려 하고 있었다. 10년 전 게임 채팅으로만 알던 남자가 내 앞에 있고, 나를 실제로 아는 누군가가 화면 너머에 있었다.

어느 쪽이 더 낯선지, 나는 그 순간 알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