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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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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기 아니에요

1화. 폐기예요

이 작품은 AI로 생성되었으며 사람이 검수·수정했습니다.

야근이 끝나면 새벽 3시고, 새벽 3시의 세상에는 두 종류의 불빛만 남는다. 꺼진 것과, 편의점.

오피스텔 1층 편의점은 후자였고, 그날은 비까지 왔다. 나는 우산을 사러 들어갔다. 우산 하나. 그게 전부였다.

계산대의 알바는 늘 있던 그 사람이었다. 야간 3년 차라던 누나. 느린 존댓말, 하품 섞인 어미, 큰 소리를 내는 걸 본 적이 없는 사람. 명찰에는 '윤새벽'이라고 적혀 있는데, 이름인지 근무 시간대인지 가끔 헷갈린다.

우산을 계산대에 올렸다. 그녀가 바코드를 찍었다. 그리고 계산대 아래에서 뭔가를 꺼내 우산 옆에 슬쩍 올려놓았다.

블랙 캔커피였다.

"이거 폐기예요." 그녀가 말했다. "…아직 4시간 남았는데, 그냥 드세요."

"아, 감사합니다. 근데 저 블랙 마시는 거 어떻게…"

"맨날 그거 사시잖아요." 하품. "블랙 캔커피. 비 오는 날만 우산 안 가져오는 사람."

정확한 분류였다. 반박할 데가 없어서 나는 그냥 웃었고, 그녀는 웃지도 않고 영수증을 내밀었다. 계산대 뒤편, 그녀의 자리에 문제집이 보였다. 임용 기출. 표지에 '3회독'이라고 썼다가 지운 자국이 있었다.

새벽 3시의 편의점에서 낮의 꿈을 준비하는 사람. 나는 그 지워진 글자에 대해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그게 예의 같았다.

캔커피는 회사 탕비실 냉장고에서 이틀을 살았다.

폐기라던 유통기한 4시간은 지났지만 버릴 수가 없었다. 버리려고 손에 들었다가, 도로 넣었다. 두 번.

셋째 날 아침에 마셨다. 미지근하고 밍밍했다. 최근 마신 커피 중 제일 오래 기억에 남았다.

그다음 주에도 야근이 있었고, 그다음 주에도 있었다. 새벽 3시의 편의점에 들르는 날이 쌓였다.

폐기는 매번 있었다. 삼각김밥이었다가, 샌드위치였다가, 다시 캔커피였다가. "폐기예요"라는 말과 함께, 계산이 끝난 물건들 옆에 슬쩍.

"여기 폐기가 많이 나오네요." 한번은 그렇게 말해 봤다.

"…밤엔 원래 많아요." 그녀는 시선을 계산대로 내렸다. "버려지는 게."

그 문장에는 물건 말고 다른 것도 들어 있는 것 같았는데, 하품이 곧바로 따라붙어서 확인할 수 없었다.

금요일 새벽, 계산을 마치고 영수증을 받았다. 그런데 그녀가 하품을 참으며 건넨 영수증이 두 장이었다 — 한 장이 다른 메모지에 붙어 딸려 나온 것이다. 그녀는 눈치채지 못했다.

가게 앞 처마 밑에서 딸려 나온 메모지를 폈다.

작고 흐린 볼펜 글씨. 급하게 쓴 것 같은.

「비 오는 날 우산 안 가져오는 사람 — 화·목」

화요일과 목요일. 나는 달력을 떠올렸다. 야근이 몰리는 요일. 내가 이 편의점에 오는 요일.

그녀는 내가 오는 요일을 알고 있었다. 세고 있었다. '사는 것'으로 사람을 기억한다던 사람이, 사는 요일까지.

빗줄기 너머로 편의점 유리창을 봤다. 계산대의 그녀는 문제집에 고개를 박고 있었다. 졸린 건지 공부하는 건지 모를 각도로.

영수증은 젖지 않게 지갑 안쪽에 넣었다. 왜 그랬는지는, 그때는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