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아웃은 항상 마지막
1화. 관전 모드
이 작품은 AI로 생성되었으며 사람이 검수·수정했습니다.
새벽 4시에 눈이 떠지면, 우리 방에는 두 가지가 있다. 파랗게 빛나는 모니터와, 그 앞의 반세담.
그날은 뒤척이다가 눈이 마주쳤다. 남색 곱슬머리가 모니터 불빛에 파랗게 번지고, 반쯤 감긴 눈이 이쪽을 봤다.
"…깼냐. 미안." 그가 웅얼거렸다. 그리고 반 박자 뒤에. "— 아니, 안 미안. 너 요즘 잘 때 인상 써. 한 판 보고 자. 내가 캐리하는 거."
"새벽 4시야."
"새벽 4시니까 큐가 빨리 잡히지." 그가 옆자리 의자를 발로 밀어 줬다. "10분. 관전만 해."
그렇게 나는 새벽 4시에 아르케인 러시 관전을 했다. 반세담의 캐릭터가 화면 안에서 날아다녔고, 나는 절반쯤 졸면서 봤고, 이상하게 — 잠이 왔다. 게임 소리가 자장가가 되는 방이 세상에 있다는 걸 그때 알았다.
반세담에 대해 아는 것을 적으면 이렇다.
낮의 세담: 없다. 정확히는 흐릿하다. 강의실 뒷줄, 후드, 반쯤 감긴 눈. 출석은 다 하고 과제도 내는데(성적이 나보다 좋다는 건 좀 억울하다), 존재감만 음소거다. 캠퍼스에서 마주쳐도 인사를 하는 둥 마는 둥 — 사실 안 한다. 처음엔 서운했는데 이제는 그러려니 한다.
밤의 세담: 말이 많다. 많다는 게 수다스럽다는 게 아니라, 낮에 안 쓴 말을 밤에 몰아 쓰는 느낌이다. 다만 전부 게임 언어다. 나는 한 학기 만에 그 언어의 사전을 갖게 됐다.
「버스 태워줄게」 = 도와줄게. 「힐 넣는다」 = 걱정된다. 「캐리하는 거 봐라」 = 기분 풀어라. 「리트각」 = 다시 하면 된다, 괜찮다.
시험 기간에 그 사전은 실전이 됐다. 내가 과제에 파묻힌 밤, 그의 목소리가 모니터 너머에서 날아왔다.
"과제? 버스 태워줄게. 자료 정리는 내가 빠름." 타닥, 타닥. "대신 라면은 네가 끓여. 물 550. 정확히."
"550이 어딨어. 눈대중이지."
"…네 눈대중은 620이야. 저번에 쟀어." 그가 말했다. "쫄깃함이 다르다고, 70이면."
자료 정리는 진짜 빨랐다. 새벽 2시에 내 과제 폴더에 「참고자료_정리본」이 떨어졌고, 라면은 그의 기준에 맞춰 끓였고, 그는 한 젓가락 먹고 "550이네"라고 판정했다. 그 판정이 이상하게 뿌듯했다는 건 적어 두지 않겠다.
이상한 점은 잠들 때마다 반복됐다.
나는 늘 그보다 먼저 잤다. 잠들기 전 마지막 풍경은 모니터 불빛과 헤드셋을 목에 건 뒷모습. 그런데 아침에 일어나면 모니터는 꺼져 있고, 그는 자기 침대에서 자고 있다. 언제 자는 건지 본 적이 없다.
한번은 물었다. "너 대체 몇 시에 자?"
"나 원래 새벽에 제일 쌩쌩해." 그가 하품하며 대답했다. 그리고 아주 작게, 웅얼거림이 따라붙었는데, 나는 그걸 못 들은 척했다.
"…네가 잘 때까지만."
잘못 들었다고 생각했다. 그때는.
금요일에 팀과제 때문에 아르케인 러시 계정을 오랜만에 열었다. 친구 목록에 반세담의 아이디가 떠 있었다. 「SEDAM_04」. 접속 중.
프로필을 눌렀다. 별생각 없이. 전적 페이지가 열렸고, 나는 스크롤을 내리다가 멈췄다.
접속 기록과 플레이 기록이 나란히 있었다. 그는 매일 새벽 1시부터 4시, 5시까지 접속해 있었다. 그런데 플레이 기록은 — 저녁에 몰려 있었다. 내가 깨어 있는 시간에.
새벽 시간대. 접속: 매일. 플레이: 0판.
지난주도, 지지난 주도, 스크롤이 닿는 끝까지, 같은 패턴이었다.
게임을 하는 게 아니었다. 그 파란 모니터 앞에서, 헤드셋을 목에 걸고, 이 사람은 매일 밤 —
뭘 하고 있는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