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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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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그냥 있어

1화. 오늘은 그냥 있어

이 작품은 AI로 생성되었으며 사람이 검수·수정했습니다.

이사 온 원룸의 유일한 단점은 아래층이었다.

2층 목조 건물, 구도심 주택가. 1층은 '현무관'이라는 간판이 걸린 전통 검술 도장, 2층은 원룸 두 개. 월세가 싼 이유를 부동산은 "좀 오래된 건물이라"라고 했다. 거짓말은 아니었다. 다만 매일 밤 11시부터 마루가 울린다는 말이 빠져 있었을 뿐.

쿵. 쿵. 규칙적으로. 나무 바닥을 딛는 발소리와, 뭔가가 공기를 가르는 소리. 처음 사흘은 참았다. 나흘째 밤 11시 20분, 나는 슬리퍼를 신고 계단을 내려갔다.

도장 문은 열려 있었다.

불이 절반만 켜진 마루. 벽에 죽도 몇 자루, 액자 몇 개. 그 한가운데서 한 남자가 혼자 검을 휘두르고 있었다. 도복 상의가 땀으로 등에 붙어 있었고, 죽도가 아니라 목검이었고, 동작은 정확했다. 정확하다는 걸 검을 모르는 나도 알 수 있을 만큼.

나는 문 앞에 서서 항의할 문장을 골랐다. 밤에 좀 조용히— 아니, 시간대를 좀— 아니.

그가 멈췄다.

내 쪽을 보지 않은 채로. 목검을 내리고, 숨을 한 번 고르고, 수건으로 얼굴을 닦고 — 그러고 나서야 나를 봤다. 동작이 다 끝나고 말이 왔다.

"배우고 싶으면 내일부터."

"…네? 저는 그게 아니라—"

그가 목검을 벽에 세웠다. 소리 없이. 그리고 마루 끝의 방석 하나를 발로 밀어 문 쪽으로 보냈다.

"오늘은 그냥 있어."

짧은 반말. 지시형. 무례하지 않았다. 그냥 짧았다. 나중에 알았지만 그는 말 앞에 반드시 동작을 놓는 사람이었고, 오늘 밤의 동작은 방석을 미는 것이었다 — 말은 그 각주였다. 항의할 타이밍은 그 두 문장 사이 어딘가에서 사라졌고, 나는 어느새 마루 끝 방석에 앉아 있었다. 왜 앉았는지는 모르겠다. 검을 처음 봐서였을 수도 있다.

그는 다시 마루 가운데로 갔다. 목검을 들었다. 그리고 휘둘렀다. 아까와 같은 동작. 정확하고, 느리고, 한 번 휘두를 때마다 마루가 쿵 울렸다. 위층에서 듣던 그 소리였다. 아래에서 들으니 시끄럽지 않았다. 이상하게.

30분을 그렇게 앉아 있었다. 그가 검을 세우고 나서 말했다.

"11시 반. 늦었어. 올라가."

다음 날, 정말로 배우러 내려갔다.

이유는 설명이 안 된다. 항의하러 갔다가 30분을 앉아 있던 사람이 다음 날 도복을 빌려 입고 죽도를 잡았다. 그가 죽도를 내 손에 쥐여 주고 — 검자루 위에서 내 손가락 위치를 하나씩 고쳐 놓고 — 그러고 나서 말했다.

"힘 빼. 세게 잡을수록 느려져."

말 앞에 반드시 동작이 있었다. 어깨를 한 뼘 내려 잡고 "어깨". 발끝을 발로 툭 건드리고 "발". 죽도 끝을 자기 손바닥으로 받쳐 올리고 "여기까지". 말은 동작의 각주였다. 설명은 없었다. 그런데 이해가 됐다.

낮에는 초등부 수업이 두 개 있다고 했다. 관원은 그게 전부고, 밤에는 혼자 수련한다고. 남궁현. 이름은 도장 벽의 사범 명패에서 읽었다.

"제자는 3년 만이야." 그날 수업이 끝나고 그가 죽도를 정리하며 말했다. 나에게 하는 말인지 혼잣말인지 모를 톤으로. "안 받았어. 3년 동안."

"…왜요?"

그는 대답 대신 도장 불을 껐다. 동작이 먼저고 말은 그다음인 사람인데, 그 질문에는 말이 오지 않았다.

액자를 본 건 사흘 뒤였다.

죽도를 정리하다가, 벽의 액자 하나. 다른 액자들은 대회 사진이나 단증이었는데 그것만 신문 기사였다. 누렇게 바랜 스크랩.

「국가대표 남궁현, 경기 중 상대 선수 중상… 은퇴 선언.」

사진 속 그는 지금보다 어렸고, 얼굴이 지금보다 단단했다. 기사 날짜를 봤다.

정확히 3년 전 오늘이었다.

3년 동안 제자를 안 받았다는 사람이, 3년 전 오늘 날짜의 기사를 벽에 걸어 두고, 매일 밤 11시에 혼자 마루를 울렸다. 절제를 가르치는 사범이 밤마다 절제에 실패해서 검을 휘두르는 것이라는 걸, 나는 그 액자 앞에서 알았다.

뒤에서 마루가 울렸다. 그가 수련을 시작한 것이다. 오늘 밤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