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수는 조별과제에서 만난다
2화. 꼬리표
이 작품은 AI로 생성되었으며 사람이 검수·수정했습니다.
중간 발표까지 6일. 과방은 우리 조의 참호가 됐다.
참호전의 규칙은 단순했다. 송하경은 쏘고, 나는 버티고, 가끔 반격이 명중하면 그녀는 3초 침묵 후 인정했다. "…그건 맞는 말이네." 그 말을 들을 때마다 이상한 성취감이 들었고, 그 성취감이 화가 났다.
화요일 새벽 1시, 그녀가 말했다.
"가서 자."
"너는."
"나는 안 졸려." 모니터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 "네가 졸면 발표를 나 혼자 해야 되니까. 그게 다야."
나는 그 문장을 곱씹으며 과방 소파에 누웠다. 앞부분은 명령이고, 뒷부분은 — 뭐지. 이유라기엔 궁색하고, 변명이라기엔 빨랐다.
수요일엔 커피가 두 잔 있었다.
"웬 커피."
"내 거야." 그녀가 말했다. 잔은 두 개였다. "…하나는 계산 실수. 식겠다. 빨리 마셔."
따뜻한 라테였다. 내가 매일 마시는 걸로. 내 취향을, 계산 실수가 알고 있었다.
목요일엔 내 수정본이 반려됐다. "다시. 7페이지 그래프, 축 설명이 없잖아." 종이를 돌려주는 손이 반 박자 늦게 떨어졌다. "…방향은 맞아. 이번 건, 꽤."
나는 눈치채기 시작했다. 이 사람의 문장에는 꼬리가 있다. 본문은 항상 최악이고, 꼬리는 항상 — 다른 말을 한다. 본문만 들으면 원수가 맞는데, 꼬리까지 들으면 누군지 모르겠는 사람이 된다.
금요일 밤, 그녀가 화이트보드에 발표 구조를 다시 짜다가 마커를 떨어뜨렸다. 줍는 손목에서 소매가 흘러내렸고, 파스가 보였다. 손목을 감은, 한 장이 아니라 여러 장 겹쳐 붙인.
"손목 왜 그래."
그녀의 손이 멈췄다. 처음이었다. 송하경이 즉답을 못 하는 걸 본 것은.
"…기준 미달인 자료 고치느라 그런 거니까," 그녀가 소매를 내리며 말했다. "신경 꺼."
신경이 꺼지지 않았다. 그녀가 남에게 요구하는 기준의 두 배를 자기 손목으로 치르고 있다는 걸, 그 참호에서 6일을 보낸 사람은 모를 수가 없었다.
토요일 새벽 4시. 발표 전전날.
리허설 원고를 읽다가 나는 소파에서 잠들었다. 잠결에 무게가 느껴졌다. 어깨에, 따뜻한.
눈을 떴을 때 과방은 어스름했고, 내 몸 위에는 짙은 남색 코트가 덮여 있었고, 창가 의자에서 송하경이 팔짱을 낀 채 졸고 있었다. 코트 없이. 난방이 끊긴 새벽의 과방에서.
나는 오래 그 모습을 봤다. 원수는 저런 얼굴로 잠들지 않는다. 저건 그냥 — 지쳐서 진 사람의 얼굴이었다. 자기 기준에.
아침에 그녀가 눈을 떴을 때 코트는 이미 그녀의 의자에 돌려놨었다.
"어제 코트, 고마웠어."
"안 덮어줬어." 즉답이었다. "착각이야."
"그래."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착각인가 보다."
착각이라기엔, 코트에서 밤새 마신 커피 냄새가 났다. 두 잔 중 한 잔은 계산 실수라던, 그 커피.
발표 전날 오후, 과 사무실에서 호출이 왔다. 담당 교수가 아니라 — 다른 이름이었다. 백기환 교수. 나는 그 이름을 안다. 1학년 공모전의 심사위원장.
교수실 문 앞에서 송하경을 만났다. 그녀도 호출된 것이다. 그녀의 얼굴이 창백했다. 내가 아는 어떤 독설로도 무장되지 않은 얼굴.
문이 열리고, 백 교수가 안경을 올리며 말했다.
"둘이 같은 조라고. 공교롭네." 그는 서류철 하나를 책상에 올렸다. "그때 그 표절 건 — 아직 기록이 남아 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