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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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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이야, 착각하지 마

1화. 야식 두 개

이 작품은 AI로 생성되었으며 사람이 검수·수정했습니다.

새벽 2시의 골목은 우리 집 현관 등이 제일 밝다. 그 불빛 아래 김은찬이 서 있었다. 편의점 봉지를 들고. 두 개를.

"이 시간에 웬 봉지야?"

"…네 것도 샀어." 그가 봉지 하나를 내밀었다. "습관이야. 착각하지 마."

닭꼬치 두 개, 바나나우유 하나. 내가 시험 기간마다 먹는 조합. 착각하지 말라는 사람이 내 시험 기간을 어떻게 아는지는, 묻지 않기로 했다. 물어봤자 대답은 정해져 있으니까.

우리 그런 사이 아니잖아.

김은찬과 나는 열여덟 해째 옆집이다.

담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자랐고, 유치원 등원 짝이었고, 초중고를 같은 골목에서 나왔다. 지금 그는 컴공 4학년이고 나는 취준 중이고, 우리는 여전히 담 하나 사이에 산다.

그리고 우리 사이에는 목록이 있다. 이름 붙일 수 없는 것들의 목록.

하나. 우리는 서로의 현관 비밀번호를 안다. 언제부터인지 기억도 안 난다. 택배를 대신 받고, 가스 밸브를 대신 잠그고, 서로의 집 와이파이가 더 잘 잡히는 방을 안다.

둘. 그의 우산은 항상 두 개다. 비 예보가 있는 날 그의 가방 옆구리에는 접이식이 하나 더 꽂혀 있고, 내가 우산이 없는 날에만 그 우산이 세상에 나온다. "우연이야. 어제 놓고 간 거 들고 나온 것뿐이야." 18년째 우연이다.

셋. 내가 늦는 날, 골목 끝에 그가 있다. 어슬렁, 편의점 다녀오는 길인 척. 새벽 1시에 편의점을 다녀오는 길은 이상하게 내 막차 시간과 겹친다.

이 목록을 나는 아무한테도 말한 적 없다. 말하면 이름이 붙을 것 같아서. 이름이 붙는 순간, 이 사람이 전부 그만둘 것 같아서.

나중에 알게 된다. 그 겁을 먹고 있던 게 나 혼자가 아니었다는 걸.

동네 사람들은 우리를 오해한다. 세탁소 아주머니가 "둘이 잘 어울려"라고 할 때마다 김은찬의 정정은 칼같다.

"그런 사이 아니에요."

억양 변화 없음. 지연 시간 0초. 너무 빨라서 오히려 수상한 속도. 그리고 그렇게 정정한 날일수록, 그날 밤 야식 봉지는 어김없이 두 개다.

한번은 물어봤다. 닭꼬치를 씹으면서, 최대한 아무렇지 않게.

"은찬아. 그럼 우리 무슨 사이야?"

그는 씹던 걸 삼켰다. 그리고 폰을 봤다. 화면이 켜져 있지도 않은 폰을, 아주 진지하게.

"…와이파이 공유하는 사이."

"야."

"비 온대, 내일." 그가 일어났다. "우산 챙겨."

저 대답을 받아 적으면 세상에서 제일 무성의한 문장인데, 통역하면 이렇게 된다는 걸 나는 안다. 내일 비 오는 걸 확인했고, 네가 우산을 안 챙길 걸 알고, 그래서 내가 하나 더 들고 나갈 거라는 뜻. 저 사람의 문장은 전부 그런 식이다. 말은 끊고, 습관은 잇는다.

금요일 밤이었다. 옥상에서 넘어온 바람에 그의 폰이 평상 위에서 미끄러졌고, 내가 먼저 주웠다.

화면이 켜져 있었다.

부동산 앱. 지도에 찍힌 별표들. 검색 조건이 화면 위에 그대로 떠 있었다.

「원룸. 회사 근처. 다음 달 입주.」

회사. 그가 최종 합격 문자를 받은 게 지난주였다. 회사가 어딘지 나는 안다. 지하철로 마흔일곱 분. 이 골목에서 다닐 수 없는 거리는 아니지만 — 다닐 이유도 없는 거리.

"폰." 그가 손을 내밀었다.

나는 폰을 돌려줬다. 화면을 봤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그도 화면이 켜져 있었다는 걸 확인하지 않았다.

그날 밤 야식 봉지는 두 개였고, 닭꼬치는 여느 때처럼 따뜻했고, 나는 처음으로 그게 잘 넘어가지 않았다.

다음 달. 이사. 나한테, 말도 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