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가
2화. 불어
이 작품은 AI로 생성되었으며 사람이 검수·수정했습니다.
야식은 그 뒤로도 계속됐다.
매일은 아니었다. 마감이 늦은 날, 내가 식사를 거른 날, 비 오는 날. 규칙을 찾으려다가 그만뒀다 — 규칙은 하나뿐이었다. 그가 그날 나에 대해 본 것이 그릇이 된다는 것. 어깨를 주무르며 청소한 날엔 뜨거운 국물이 나왔고, 점심에 샌드위치를 반만 먹고 버린 날엔(버리는 걸 들킨 적도 없는데) 밥이 나왔다.
말은 늘지 않았다. "먹고 가." 어떤 날은 그것도 생략되고 그릇만 패스에 놓였다. 접시가 말을 다 하니까 입은 할 일이 없는 사람. 나는 그 문법에 익숙해지는 중이었고, 익숙해진다는 게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는 몰랐다.
사고는 토요일 저녁, 만석인 날 터졌다.
내 실수였다. 예약 시스템의 코스 변경 사항을 주방 전달 목록에 옮기다가 한 줄을 밀려 썼다. 4번 테이블의 알레르기 대응 코스가 7번으로, 7번의 페어링 코스가 4번으로. 첫 접시가 나가고 나서야 발견했고, 그때는 이미 12석 전체의 코스 순서가 도미노로 꼬인 뒤였다.
주방이 멈췄다. 수셰프의 얼굴이 하얘졌고, 나는 패스 앞에서 죄송합니다 소리도 못 내고 서 있었다. 백강우 셰프는 전달 목록을 한 번 보고, 홀을 한 번 보고, 조리복 소매를 걷었다.
"전부 뺀다. 새로 간다."
두 문장을 연달아 쓰는 것 — 그게 이 사람의 비상사태 선언이었다. 그리고 그는 홀로 나갔다. 12석의 손님들 앞에 서서, 고개를 숙이고, 정확히 한 마디 했다.
"죄송합니다."
설명도 변명도 없었다. 대신 주방으로 돌아온 그는 12접시를 처음부터 새로 만들었다. 알레르기 대응을 다시 확인하고, 꼬인 페어링을 풀고, 기다리게 한 테이블에는 코스에 없던 접시를 하나씩 얹었다. 사과를 말로 하지 않고 접시 수로 하는 사람. 주방의 모든 손이 그를 따라 다시 움직였고, 그 밤의 12석은 결국 박수 비슷한 것을 치고 나갔다.
문제는 나였다. 마감 후, 나는 사물함 앞에서 사직서 양식을 검색하고 있었다.
패스에서 소리가 났다. 그릇 놓이는 소리.
"…저 오늘 사고 쳤는데요." 나는 야식 그릇 앞에서 말했다. "이거 받을 자격이…"
그는 냄비를 씻으며 등으로 들었다. 다 씻고, 물기를 닦고, 그러고 나서야 말했다.
"홀 실수는 주방 거야."
"…네?"
"전달 확인, 내 일. 놓쳤어." 그는 손을 닦았다. "먹어."
내 실수를 자기 계정으로 옮겨 적는 세 문장이었다. 반박하려고 입을 열었다가, 그릇에서 올라오는 김에 말이 풀어졌다. 그날 그릇은 죽이었다. 체한 사람한테 주는 밥. 내가 저녁 내내 아무것도 못 삼킨 걸, 이 사람은 또 본 것이다.
설거지를 하다가 데인 건 그다음 주였다.
소독 중인 냄비를 맨손으로 잡았다. 짧은 비명에, 주방 반대편에 있던 그가 돌아봤다. 그리고 — 걸어온 게 아니라 도착해 있었다. 내 손목이 잡혔고, 수전이 틀어졌고, 찬물이 손가락 위로 쏟아졌다.
"…"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내 손목을 잡은 채로 찬물에 손가락을 담그게 하고, 물이 충분히 차가워질 때까지, 30초쯤, 그렇게 있었다. 잡힌 손목보다 데인 손가락보다 그의 손이 더 뜨거웠는데, 그건 하루 종일 불 앞에 있는 사람의 온도라고 나는 애써 정리했다.
물이 차가워지자 손은 즉시 놓였다. 그는 구급함에서 화상 연고를 꺼내 패스에 놓고, 그러고 나서야 말했다.
"불어."
"…이미 찬물에 담갔는데요."
"그래도. 불어."
나는 웃음이 나서, 데인 손가락에 후 — 하고 불었다. 그가 만족한 것 같기도 한 무표정으로 돌아섰다. 연고는 정확히 내 손 크기에 맞는 밴드와 같이 놓여 있었다. 언제 샀는지 모를, 주방 구급함에 원래 없던 사이즈의.
가게가 문을 닫는다는 얘기는 수셰프에게 들었다.
마감 후 주차장에서, 수셰프는 담배 대신 사탕을 물고(금연 3주 차) 말했다. "다음 달까지래요, 우리. 건물주가 통보했대요. 재계약 없대."
"…네? 화로가요? 예약이 두 달 치 차 있는데요?"
"그러니까요." 수셰프는 사탕을 옮겨 물었다. "셰프님은 한 달 전에 통보받았는데, 우리한테 말을 안 해요. 월급이랑 퇴직금 계산만 벌써 다 해 놨더라고요. 직원들 이직 자리도 알아보고 있고. 자기 가게 닫는 얘기는 세 어절도 안 쓰면서."
나는 주방 쪽을 봤다. 불이 아직 하나 남아 있었다. 저 불 앞의 사람은 오늘도 누가 뭘 남겼는지 다 기억할 텐데, 자기 가게가 남긴 시간은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