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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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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가

1화. 먹고 가

이 작품은 AI로 생성되었으며 사람이 검수·수정했습니다.

면접에서 그는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12석짜리 파인다이닝 '화로'의 홀 신입 면접. 질문은 전부 수셰프가 했고, 오너 셰프라는 남자는 주방 패스 너머에서 뭔가를 다듬으며 이쪽을 한 번도 안 보는 것 같았다. 마지막 질문이 "제일 기억에 남는 한 끼"였고, 나는 준비한 모범답안 대신 이상하게 진심이 나왔다.

"엄마가 해 주던 김치 들기름 국수요. 별거 아닌데, 그게 제일…"

말끝을 흐렸다. 셰프의 칼질 소리가 반 박자 멎었다가 다시 이어진 것을, 그때는 눈치채지 못했다.

합격 통보는 수셰프가 했다. "셰프님이 뽑재요." "저랑 말도 안 해 보셨는데요?" "원래 그런 분이에요."

원래 그런 분이라는 말의 뜻을 아는 데 첫 주로 충분했다.

백강우 셰프는 하루에 열 마디를 안 했다. 주방 브리핑은 수셰프가 하고, 그는 재료 앞에서 고개만 끄덕이거나 젓는다. 12석 손님이 다 나가고 나면 "수고"라는 두 글자가 그날 치 인사의 전부. 화내는 것도 못 봤다. 접시가 마음에 안 들면 말없이 자기가 다시 만든다. 그게 제일 무섭다고 수셰프는 말했다.

첫 주 금요일, 마감 청소가 밤 11시 반까지 갔다. 발주 정리가 꼬여서 나 혼자 남았고, 점심을 걸렀다는 사실은 배가 아니라 손이 떨리는 걸로 알았다.

홀 불을 끄고 나가려는데, 꺼진 줄 알았던 주방에 불이 하나 남아 있었다.

가스 불이었다. 그 앞에 백강우 셰프가 서 있었다. 퇴근한 줄 알았던 사람이, 조리복 소매를 걷은 채로, 작은 냄비 하나에 뭔가를 하고 있었다. 나는 인사를 해야 하나 도망을 가야 하나 고민하는 사이에 —

그릇이 패스 위에 놓였다.

김이 오르는 국수 한 그릇. 그가 그릇을 내 쪽으로 반 뼘 밀고, 그러고 나서야 말했다.

"먹고 가."

세 어절. 그게 다였다. 그는 이미 돌아서서 냄비를 씻고 있었다.

나는 패스 앞에 어정쩡하게 서 있었다. 오너 셰프의 야식을 홀 신입이 받아먹어도 되는 건가, 이거 거절하면 잘리나, 머릿속으로 사규를 뒤지는데 뒤에서 수셰프가 퇴근 가방을 메고 지나가며 속삭였다.

"먹어도 되고 안 먹어도 돼요. 진짜예요. 저번에 막내는 다이어트 한다고 3주 내리 거절했는데 월급만 올랐어요. 부담 갖지 말라고 제가 말해 주는 거예요. 셰프님은 이 말도 안 하니까."

먹기로 했다. 손이 떨려서이기도 했고, 김 냄새가 아는 냄새여서이기도 했다.

한 입 먹고, 나는 멈췄다.

김치. 들기름. 국수.

젓가락을 든 채로 멈춘 나를, 불을 끄던 그가 흘긋 봤다. 나는 그릇을 봤다. 면 위에 들기름이 돌고, 잘게 썬 김치가 참깨처럼 얹혀 있었다. 엄마의 그릇과 같은 구성. 엄마의 그릇보다 정확한 맛. 그런데 정확해서 서러운 게 아니라, 이상하게 그 반대였다.

"이거…"

그는 대답하지 않았다. 냄비를 엎어 놓고, 행주를 접고, 조리복 단추를 잠갔다.

면접. 나는 면접을 떠올렸다. 김치 들기름 국수요, 별거 아닌데. 지나가듯 흘린 그 한 문장. 그날 셰프는 패스 너머에서 한 마디도 안 했고, 이쪽을 보지도 않는 것 같았고, 그런데.

들었던 것이다. 듣고, 기억하고, 3주를 가지고 있다가, 손이 떨리는 밤에 꺼낸 것이다.

"저기, 셰프님. 이거 혹시 면접 때 제가…"

그는 내 말을 자르듯 주방 불을 껐다. 문손잡이를 잡고, 반쯤 나가고 나서야, 목소리가 왔다. 여전히 세 어절이었다.

"남기지 마. 네 몫이야."

문이 닫혔다. 나는 어두운 주방 패스 앞에서 혼자 국수를 마저 먹었다. 다 먹었다. 국물까지. 왜 눈물이 나는지 모르는 채로, 그릇을 제일 깨끗하게 비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