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급 생존율은 3퍼센트였다
9화. 파란 글씨
이 작품은 AI로 생성되었으며 사람이 검수·수정했습니다.
4시 반. 유선 전화. 박선우는 오늘따라 커피 머신 앞에 오래 있었다.
"생존 보고. 팔다리 4개. 내일 퇴원."
"네."
"…들어."
농담이 없는 첫 문장이었다. 나는 수화기를 두 손으로 잡았다.
"감이 아니야. 글씨야."
"…글씨요."
"파란색. 눈앞에 떠. 3초 전에. '왼쪽 통로.' '뒤로 세 걸음.' 그런 식으로 짧게. 어떤 날은 안 뜨고, 뜨는 날은 정확해. 오차가 없었어. 지금까지는."
나는 수첩을 폈다. 열이 네 개인 표. 3초, 3초, 3초. 이 사람이 방금 내 표에 다섯 번째 열을 만들었다. 글씨.
"3년 전부터?"
물었다. 묻지 말아야 하는데 물었다. 그런데 그는 그걸 위반으로 치지 않았다.
"3년 전 그날부터. 서류에 도장 두 개 찍힌 그날."
"…"
"그 얘기는 아직이야. 오늘은 글씨까지."
"왜 말씀하시는 겁니까."
"네가 표를 만들었으니까." 수화기 너머에서 짧은 숨소리. "상계 6번에서 네가 '왜 늦었습니까' 했잖아. 3초를 신입한테 썼다고. 그거 맞아. 글씨는 한 번에 하나만 떠. 그날은 '성재 뒤로 세 걸음'이 떴고, 내 건 안 떴어. 그러면 나는 걔한테 말하는 것밖에 못 해."
"…그러면 다음에도."
"다음에도 그럴 거야. 그래서 말하는 거야. 네가 관제하면서 그걸 모르고 있으면 안 되니까. 3초가 나한테 안 오는 날이 있다는 걸."
이건 실토가 아니었다. 인수인계였다. 전임자가 한 줄로 적은 것을, 이 사람은 3년 만에 처음으로 오퍼레이터에게 직접 하고 있었다.
"관리국에는—"
"관리국이 알면 실험실행이야. 특이 각성자 관리 규정. 3번째가 보고했을 때 거기까지 갔었어. 감사팀이 열흘 동안 내 기록을 뒤졌고, 아무것도 못 찾았고, 3번째는 그 열흘 뒤에 그만뒀어."
그 사람은, 까지 쓰고 두 줄로 그은 문장을 나는 떠올렸다. 그건 2번째였다. 3번째는 아무것도 안 썼다. 쓸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니까 이건 너랑 나만. 수첩에 둬. 서버 말고."
"…알겠습니다."
"정직하네."
"이건 정직이 아니라 이행입니다."
"그것도 좋고."
전화가 끊기기 전에 그가 하나를 더 말했다. 능청이 아니었다. 문장 끝이 느렸다.
"36일. 그리고 4번째, 이거 말한 사람은 네가 처음이야."
화요일 오전 10시. 성북 4번. E급. 단독.
"진입한다. 오늘의 생존 보고는 나올 때. 왼팔은 90퍼센트. 나머지 10퍼센트는 위생 수당으로 채워줘."
"위생 수당은 다음 주 심의입니다."
"통과되면 회식이야. 상황실 전체."
"헌터가 상황실 회식을 주최하는 규정은 없습니다."
"만들어. 잘하잖아."
초록색 점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나는 헤드셋을 눌렀다. 2주 만이었다. 숨을 참지 않으려고 했다. 참으면 들리니까.
25분. 곰팡이 얘기가 나왔다. 32분, 위생 수당 습도 기준에 대한 의견이 나왔다. 38분.
"—오른쪽. 벽 붙어."
낮고 빠른 목소리. 나는 시계를 봤다. 10시 38분 21초.
삐————
10시 38분 24초. 진동 감지 경보. 우측 통로 천장부 균열.
3초.
파란 글씨가 떴구나. 나는 그것을 볼 수 없었다. 볼 수 있는 건 초록색 점이 벽에 붙어 있는 것과, 경보 시각과, 그 3초의 차이뿐이었다. 그런데 그걸로 충분했다. 이번에는 알고 봤으니까.
"생존 보고. 팔다리 4개. 왼팔 아직 90퍼센트. 먼지 추가."
"…확인했습니다."
"숨 안 참았네."
"참으면 들린다고 하셔서요."
"그래도 참아. 살아 있는지 알게."
나는 수첩에 적었다. 성북 4번, 경보 10시 38분 24초, 이동 10시 38분 21초, 3초. 그리고 다섯 번째 열에 처음으로 글자를 적었다. 떴음.
복귀 공략의 정산은 플러스였다. 회수 완료, 2,400골드, 수수료 2.5퍼센트 정확. 나는 그것을 확인하고 퇴근 준비를 했다.
책상 위에 공문 한 장이 놓여 있었다. 내가 관제하는 동안 누군가 놓고 간 것이었다. 감사팀 발신. 수신 3층 상황실 정이안.
— 전담 헌터 서도윤 관련 기록 재검토 요청. 근거: 두 달 전 접수된 전임 오퍼레이터 보고서(미결). 기록 제출 기한 5일.
두 달 전. 3번째의 보고서였다. 종결된 줄 알았던 그 열흘이, 미결로 남아 있었다.
나는 수첩을 가방에 넣었다. 서버 말고, 수첩에. 그리고 서랍 속 서류를 생각했다. 사망 처리, 정정. 잠겨 있는 서랍의 열쇠는 내 주머니에 있었고, 감사팀은 그 열쇠를 요구할 권한이 있었다.
— 10화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