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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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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급 생존율은 3퍼센트였다

8화. 통신 기록에 남지 않는 것

이 작품은 AI로 생성되었으며 사람이 검수·수정했습니다.

유선 전화는 매일 9시 3분에 울렸다.

"생존 보고. 팔다리 4개. 삼각건 졸업, 보호대 입학."

"생존 보고. 팔다리 4개. 옆 침대 아저씨가 코를 곰팡이보다 심하게 곪."

"생존 보고. 팔다리 4개. 재활 2일 차. 물리치료사가 나보고 근육이 E급이래."

박선우는 셋째 날부터 9시 3분이 되면 수화기를 들지 않고 내 쪽으로 밀어 놓기만 했다. 상황실에서는 그 전화를 '4번째 콜'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나는 정정하지 않았다. 정정할 근거가 없었다.

병원에서 매일 세는 숫자는 두 개였다. 팔다리 4개, 그리고 남은 날짜. 44, 43, 42. 나는 그가 말하기 전에 달력을 보지 않는 걸로 나 자신과 내기를 걸었다. 매일 졌다.

유성재가 상황실에 온 건 휴식 열흘째였다.

상계 6번 합동 정산의 사후 처리 때문이었다. 회수 미완료라서 세 명 몫이 전부 0이었고, 신입은 그게 자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서 정산 창구가 아니라 관제실로 왔다. 관제실에 헌터가 직접 오는 일은 드물다. 오퍼레이터에게 헌터는 초록색 점이고, 헌터에게 오퍼레이터는 목소리다. 얼굴이 있는 사람이 문 앞에 서 있으니까 박선우가 먼저 당황했다.

"저기, 서도윤 헌터님 담당 오퍼레이터님이…"

"접니다."

신입은 스물셋쯤 되어 보였다. 이 사람이 "성재야, 멈춰"라는 말을 3초 전에 들은 사람이구나. 나는 그 3초의 얼굴을 처음 봤다.

"정산 때문에 왔습니다. 제 몫 0은 괜찮은데, 헌터님 몫이…"

"규정상 회수 미완료는 전원 0입니다. 부상자가 있으면 별도 보상이 나갑니다. 처리했습니다."

"…아, 네."

신입은 갈 생각을 안 했다. 할 말이 더 있는 표정이었다. 통계 출신이 아니어도 보이는 표정이었다.

"병원에 갔었습니다. 어제."

"네."

"헌터님이 그러시더라고요. 정산은 어른들이 알아서 한다고. 그리고—"

신입이 머뭇거렸다. 나는 기다렸다. 이 사람의 문장이 끝나는 걸 기다리는 데 이제 익숙했다. 3년 차 헌터의 문장은 반 박자 늦고, 5개월 차 헌터의 문장은 한 박자 늦었다.

"오퍼레이터 얘기를 하셨어요. 4번째는 숨 참는 소리가 들려서 좋다고. …살아 있다는 뜻이라고."

나는 대답을 못 했다. 신입이 꾸벅 인사하고 나갔다. 박선우가 커피 머신 앞에서 나를 보고 있었고, 나는 모니터를 봤다. 모니터에는 초록색 점이 하나도 없었다.

통신 기록에 남지 않는 것들이 있다. 신발끈. 우는 소리. 숨 참는 소리. 그리고 병원 침대에서 신입한테 한 말. 이 사람이 진짜로 하는 말은 전부 기록 밖에 있었다. 그러면 기록만 보는 오퍼레이터는 이 사람을 영영 모른다는 뜻이었다. 나는 그게 싫었다.

열이틀째, 유선 전화가 9시 3분이 아니라 4시 반에 울렸다.

"복귀 판정 나왔어. 2주로 단축."

"…3주 판정이었습니다."

"근육이 E급이라 회복이 빠르대. 기대치가 낮아서."

"의사가 그렇게 말했을 리 없습니다."

"의사는 '경과 양호'라고 했고, 내가 번역한 거야."

복귀 첫 공략은 다음 주 화요일이었다. 성북 4번, E급, 단독. 나는 일정표에 그것을 적었다. 손이 조금 느렸다. 헤드셋을 다시 쓰게 된다는 것과, 다시 3초를 세게 된다는 것이 같은 일이라는 걸 적으면서 알았다.

"4번째."

"네."

"복귀하기 전에 할 얘기가 있어."

"…내기 조건상 저는 안 묻습니다."

"알아. 네가 묻는 게 아니라 내가 하는 거야."

수화기 너머가 조용했다. 병원 복도 소리. 누군가의 슬리퍼. 그리고 문장 끝이 느린 목소리.

"채널 말고. 여기로. 통신 기록에 안 남는 데서."

규정상 사담은 통신 기록에 남는다. 첫날 내가 한 말이었다. 이 사람은 그걸 기억하고 있었고, 그래서 병원 공중전화로 매일 9시 3분에 걸었던 것이다. 생존 보고를 하려고가 아니라, 기록에 안 남는 선을 하나 만들어 두려고.

"내일 이 시간에. 퇴원 전날이니까."

"…알겠습니다."

전화가 끊겼다. 나는 수첩을 폈다. 표의 마지막 줄은 아직 상계 6번이었다. 이동 없음. 그 밑에 빈 줄이 있었고, 내일 그 줄에 뭐가 들어갈지 나는 몰랐다.

숫자가 아닐 것 같다는 것만 알았다.

— 9화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