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급 생존율은 3퍼센트였다
6화. 하나는 좀 접혀 있고
이 작품은 AI로 생성되었으며 사람이 검수·수정했습니다.
상계 6번, 오후 3시 정각 진입.
"오늘의 생존 보고는 나올 때 할게. 들어갈 때 하면 김새니까."
"규정상 진입 보고는—"
"진입 보고. 3인 조 팔다리 12개 전부 있음. 됐지?"
채널에 신입의 웃음소리가 섞였다. 유성재는 신정 4번 때보다 대답이 하나로 줄어 있었다. "넵." 두 개면 하나는 거짓말이라던 말을 기억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세 번째 조원은 각성 2년 차의 E급 헌터였다. 말수가 적고 신호가 안정적이었다. 나는 세 개의 초록색 점을 보면서, 이 점들이 사람이라는 걸 오늘도 자꾸 잊었다가 무전 소리에 다시 떠올렸다.
30분. 순조로웠다. 곰팡이 얘기가 나왔고, 위생 수당 심의 날짜를 신입한테 홍보하는 소리가 들렸고, 나는 수첩을 펴 놓고 시각 기록 칸을 비워 뒀다.
"성재야. 멈춰."
3시 41분 12초. 잡담이 뚝 끊긴 목소리.
"네?"
"뒤로 세 걸음. 지금."
신입의 점이 뒤로 물러났다. 그리고 —
삐————
3시 41분 15초. 진동 감지 경보. 중앙 통로 천장부 낙석.
낙석은 신입이 서 있던 자리로 떨어졌다. 신입의 점은 세 걸음 뒤에 있었다. 그리고 서도윤의 점은, 낙석 위치 바로 옆에 있었다.
3초는 한 번에 하나다.
"헌터님!"
세 번째 조원의 무전이 채널을 찢었다. 먼지 소리. 뭔가 무거운 것이 바닥에 닿는 소리. 나는 생체 지표 창을 열었다. 심박 상승. 좌측 상완부 충격 감지. 의식 지표 정상.
"서도윤 헌터님, 응답하십시오."
대답이 없었다. 먼지 소리만.
"서도윤 헌터님."
"…어."
목소리가 왔다. 낮고, 느리고, 문장 끝이 거의 없었다.
"생존 보고. 팔다리 4개. …하나는 좀 접혀 있고."
회수는 취소했다. 규정상 부상자 발생 시 즉시 철수다. 세 번째 조원이 부축했고, 신입은 앞에서 길을 열었다. 신입한테 길을 열게 한 건 서도윤이었다. "네가 앞에 서. 출구는 뒤돌아보는 데가 아니라고 했지."
출구 통과 3시 58분. 구급 인계 4시 6분. 나는 그 시각들을 전부 적었다. 적을 수 있는 건 그것뿐이었으니까.
"4번째."
구급차 안에서 무전이 열렸다. 목소리에 능청이 돌아와 있었다. 반 박자가 아니라 한 박자 늦게.
"오늘 정산은 마이너스네. 회수 0, 병원비 발생. 위생 수당 심의 앞당겨줘."
"…그런 건 지금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해. 숫자는 항상 중요해."
"왜 늦었습니까."
내가 물었다. 물으면 안 되는 것이었다. 내기는 이긴 사람의 것이고, 이긴 사람은 묻지 말라고 했다. 그런데 나는 표를 만든 사람이었고, 표에는 오늘 처음으로 이동 시각이 경보보다 늦게 적혀 있었다.
"뭐가."
"항상 3초 전에 움직이셨습니다. 오늘은 3초 전에 신입한테 말씀하셨고, 본인은 안 움직이셨습니다."
무전이 조용해졌다.
창가 자리에 앉지 말라던 밤의 그 조용함이었다. 파일 소리도 숨소리도 없는. 다만 이번에는 구급차 사이렌이 배경에 있었다.
"…감이 좋다고 했잖아."
"감이 3초 단위로 정확하지는 않습니다."
"통계 출신이라 피곤하네."
"네."
사이렌 소리. 그리고 그가 말했다. 농담이 아니었다. 농담이 아닌 문장을 이 사람이 두 개 이상 연달아 말하는 걸 나는 처음 들었다.
"3초는 한 번에 하나야. 나한테 쓰거나, 남한테 쓰거나. 오늘은 걔한테 썼어. 걔는 5개월 차고, 나는 3년 차야. 계산하면 답 나오잖아."
"…어떤 계산이요."
"살아남을 확률 곱하기 남은 시간. 걔가 크지."
나는 대답하지 못했다. 헌터를 소모품으로 계산하는 공략 얘기가 나오면 농담이 사라진다고 했다. 이 사람은 지금 자기 자신을 소모품으로 계산하고 있었다. 농담 없이.
"병원 도착했어. 끊는다. 퇴근 6시 맞지? 5시 50분에 생존 보고 다시 할게."
무전이 끊겼다.
5시 50분, 무전이 열렸다.
"생존 보고. 팔다리 4개. 왼팔 골절 아님, 인대. 3주. 병원 밥이 게이트 곰팡이보다 맛없음."
"…다행입니다."
"뭐가."
"골절이 아니라서요."
"아. 그거."
잠깐 틈이 있었다.
"너 방금 또 숨 참았지."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수첩을 폈다. 오늘 날짜, 상계 6번, 경보 15시 41분 15초, 이동 없음. 그리고 그 옆에 처음으로 다른 칸을 적었다. 신입 이동 15시 41분 12초.
3초는 누구한테 갔는지도 표에 들어가야 한다는 걸, 나는 오늘 배웠다.
퇴근하면서 전임 오퍼레이터들의 사직서를 다시 생각했다. 일신상 사유. 세 장 모두. 1번째는 두 달을 못 버텼다. 무슨 이유로 그만뒀는지 그 사직서에는 아무 흔적이 없었다.
이제는 짐작이 갔다. 매일 아침 9시에 팔다리 4개를 세는 목소리를 듣고, 어느 날 그 숫자가 달라질 수 있다는 걸 아는 채로 헤드셋을 쓰는 일. 두 달을 못 버티는 게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버티는 쪽이 이상한 거였다.
집에 가서 나는 달력에 표시를 했다. 49일.
— 7화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