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급 생존율은 3퍼센트였다
5화. 3초의 표
이 작품은 AI로 생성되었으며 사람이 검수·수정했습니다.
창가 자리로 돌아간 건 사흘 뒤였다.
시설팀 메모에 나는 "괜찮습니다"라고 답을 썼다. 무서워서 자리를 바꾸는 건 통계적으로 말이 안 된다. 같은 자리에 자재가 두 번 떨어질 확률은 처음 떨어질 확률보다 낮다. 그렇게 나 자신을 설득했고, 설득이 안 되는 부분은 새 유리를 보면서 견뎠다.
그리고 나는 표를 하나 만들었다.
관리국 서버가 아니라 내 수첩에. 열은 네 개. 날짜, 게이트, 경보 시각, 이동 시작 시각.
문래 5번, 경보 14시 31분 07초, 이동 14시 31분 04초. 3초.
신정 4번, 낙석 보고 15시 12분 40초, 위치 지정 무전 15시 12분 37초. 3초.
과거 기록도 뒤졌다. 사후에 위험 등급이 상향된 게이트 3건은 일정 변경이라 시각이 없었다. 하지만 관제 로그가 남은 공략은 있었다. 작년 9월, 마포 3번. 경보 11시 5분 22초, 이동 11시 5분 19초.
3초.
세 번이면 통계에서는 그걸 우연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그리고 정확히 3초가 세 번이면, 그건 우연이 아니라 사양이다. 이 사람은 어떤 기준에 맞춰 3초 전에 움직인다. 기준이 뭔지는 모른다. 물을 수도 없다. 내기에서 졌으니까.
"오늘의 생존 보고. 팔다리 4개. 자존심 파손 없음, 오늘은 아무도 안 봐서."
수요일 오전. 도봉 2번, E급, 단독 공략. 위치 신호는 안정적이었고 잡담은 평소대로였다.
"위생 수당 검토는 어떻게 됐어."
"규정 개정 제안서를 올렸습니다."
무전이 잠깐 끊겼다.
"…진짜?"
"E급 게이트 환경 수당 항목 신설. 곰팡이·분진·습도 3개 기준. 다음 달 심의입니다."
"4번째."
"네."
"너 두 달 버티겠다."
칭찬인지 예언인지 알 수 없었다. 이 사람 입에서 나오는 미래형 문장은 이제 전부 두 번씩 들린다. 한 번은 농담으로, 한 번은 기록으로.
공략은 40분 만에 끝났다. 경보는 없었다. 3초를 잴 일도 없었다. 나는 수첩에 도봉 2번, 경보 없음, 이라고 적었다. 표에 빈칸이 생기니까 이상하게 안심이 됐다.
"안 물어보네."
복귀 보고 뒤에 그가 말했다. 정산 확인이 끝나고, 위생 수당 얘기가 끝나고, 무전을 끊기 직전의 틈에.
"내기에서 졌으니까요."
"…그렇지."
"규정상 헌터가 이긴 내기는 오퍼레이터가 이행합니다."
"그런 규정 없어."
"만들었습니다. 방금."
무전 너머에서 웃음소리가 났다. 짧게. 그리고 그 뒤에 오는 말은 웃음이 아니었다.
"이기는 것보다 곤란하네, 그건."
"뭐가요."
"안 물어보는 거. 3번째는 물어보다가 그만뒀는데, 넌 안 물어보고 버티니까. …그게 더 곤란해."
나는 헤드셋을 누르고 있었다.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 곤란하다는 말이 이 사람 입에서 나올 때는 정산이 마이너스일 때뿐이었다. 오늘 정산은 플러스였다.
"두 달 남았습니다."
"56일. 아니, 이제 50일."
세고 있었다. 나도, 이 사람도.
목요일, 합동 공략 관제가 잡혔다. 상계 6번, E급, 3인 조. 명단을 열고 나는 이름 하나에서 멈췄다.
유성재. 각성 5개월 차. 신정 4번에서 신발끈이 불량이었다던 그 신입이었다.
"어, 또 걔네."
명단을 본 서도윤의 첫마디였다. 반가운 목소리였다. 그리고 나는 그 반가움 밑에 뭐가 있는지, 표를 만든 사람답게 계산하기 시작했다. 신정 4번에서 이 사람은 3초를 자기한테 쓰지 않았다. 신입의 위치를 지정하는 데 썼다.
3초는 한 번에 하나다. 그날은 낙석이 신입 쪽으로만 왔으니까 괜찮았다. 그런데 만약 둘한테 동시에 온다면.
나는 그 계산을 수첩에 적지 않았다. 적으면 진짜가 될 것 같아서.
"진입은 내일 오후 3시입니다."
"응. 4번째, 내일 퇴근 몇 시야."
"…6시입니다만."
"그래. 6시 전에 끝낼게."
걱정을 말로 하지 않는 사람이 퇴근 시간을 확인했다. 나는 그 문장을 수첩 맨 아래에 적었다. 표에 들어가지 않는 열이었다.
— 6화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