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급 생존율은 3퍼센트였다
3화. 내일 오전 10시, 창가 자리
이 작품은 AI로 생성되었으며 사람이 검수·수정했습니다.
서류 사본을 서랍에 넣고, 나는 하루를 버텼다.
규정집을 두 번 읽었다. 헌터의 과거 기록 이상은 보고 대상이다. 헌터의 사생활은 보고 대상이 아니다. 사망 처리됐다가 하루 만에 정정된 서류는 어느 쪽인가. 규정집은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나는 다른 파일을 열어 봤다. 전임 오퍼레이터 3명의 사직서였다. 사유란에는 세 장 모두 같은 네 글자가 적혀 있었다.
일신상 사유.
2번째의 사직서에만 볼펜 자국이 하나 더 있었다. 사유란 아래, 썼다가 두 줄로 그은 문장. 스캔 화질로는 "그 사람은"까지만 읽혔다. 그 사람은, 다음이 뭐였을까. 나는 파일을 닫고, 서랍 속 서류를 생각했다.
그날의 정기 보고 두 건은 평소와 같았다. 위생 수당 얘기가 나왔고, 나는 검토 중이라고 했고, 그는 "두 달 버티면 이름 불러줄게"의 카운트다운이 이제 56일 남았다고 알려줬다. 세고 있었구나, 저 사람도.
밤 9시, 상황실에 나 혼자 남았을 때, 나는 무전을 열었다.

"서도윤 헌터님. 정이안입니다."
"어, 4번째. 야근이야? 성실하네."
"여쭤볼 게 있습니다. 저기, 3년 전에—"
"아, 그때? 내 전성기지. F급 최장기 근속."
"…그게 아니라, 등록 초기에—"
"등록 초기라. 그때 사진 별로던데. 재촬영 안 되나?"
두 번 다 막혔다. 농담에 말려들지 말 것. 전임자의 문장이 이제야 무슨 뜻인지 알 것 같았다. 이 사람의 농담은 방어선이다. 돌아가면 끝이 없다.
그래서 나는 직진했다.
"생존율 3퍼센트를 3년째 이기는 방법이 뭐예요."
무전이 조용해졌다.
농담이 멎었다는 조용함이 아니었다. 파일 넘기는 소리도, 옷자락 스치는 소리도, 숨소리도 없는 — 처음 듣는 종류의 조용함이었다. 나는 헤드셋을 누르고 기다렸다.
한참 뒤에 목소리가 왔다. 문장 끝이, 아주 조금 느렸다.
"…서류 봤구나."
"봤습니다."
"보고했어?"
"아직요."
"아직." 그가 그 단어를 한 번 굴렸다. "정직하네. 3번째는 보고부터 하고 물어봤는데."
그래서 그만뒀구나, 라는 말은 삼켰다. 무전 너머에서 뭔가 결정되는 기척이 났다.
"내기할래?"
"…네?"
"내가 내일 일어날 일을 하나 맞히면, 그 서류는 서랍에 넣고 잠그기. 못 맞히면 — 전부 말해줄게. 3년 전 것까지."
"그게 무슨."
"조건은 하나야." 능청이 아니었다. 정산 얘기를 할 때의 목소리, 낮고 빠른 쪽이었다. "내일 오전 10시. 관리국 3층 창가 자리에 앉지 마."
3층 창가 자리. 나는 내 책상을 봤다.
"…그거 제 자린데요."
"알아."
무전이 끊겼다.
다음 날 나는 9시 40분에 출근했다.
상황실은 평소와 같았다. 커피 머신이 같은 소리를 냈고, 야간조가 같은 얼굴로 인수인계를 했고, 창밖 하늘은 게이트 따위 존재하지 않는 도시처럼 맑았다.
나는 커피를 들고 서서 내 자리를 봤다. 창가. 볕이 잘 들어서 다들 부러워하던 자리.
"이안 씨, 자리 왜 안 앉아요?"
옆자리 동료가 물었다. 나는 "다리 저려서요"라고 대답했다. 하루 만에 나도 덮개용 농담을 배우고 있었다.
9시 50분. 아무 일도 없었다.
정기 보고 채널은 조용했다. 오늘 서도윤의 게이트 일정은 없다. 어제의 무전이 통째로 꿈이었다고 해도 반박할 증거가 내 서랍 속 서류뿐이라는 게, 이 상황의 제일 이상한 부분이었다.
9시 55분. 아무 일도 없었다. 창밖으로 구름 한 점이 지나갔다. 옆자리 동료는 모니터를 보고 있었고, 커피 머신은 세 번째 손님을 받고 있었고, 세상은 통계적으로 완벽하게 평범했다.
9시 58분.
나는 서류를 든 채 창가 자리 앞에 서 있었다. 앉으면 이 서류는 월요일에 정식 보고가 된다. 안 앉으면 — 나는 경보보다 빠른 사람의 말을 믿는 오퍼레이터가 된다. 통계 출신이 통계 밖의 것을 믿는 순간이 된다.
책상 위 무전기에서 지직, 하고 소리가 한 번 났다.
10시 정각. 창밖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