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급 생존율은 3퍼센트였다
26화. 발소리
이 작품은 AI로 생성되었으며 사람이 검수·수정했습니다.
위치 신호 소실. 10시 40분 27초.
생체 지표 창을 열었다. 신호 없음. 통신 두절. 화면에 초록색 점이 두 개였다. 팀장과 조사관. 세 번째 점이 있던 자리는 그냥 회색 바탕이었다.
3년 전 로그의 마지막 줄이 이거였다. 40분, 진동 감지 경보, 통신 두절. 그리고 수색 이틀, 사망 처리.
나는 그 줄을 외우고 있었다. 그래서 알았다. 이 줄 다음에 뭐가 오는지를 정하는 건 로그가 아니라 오퍼레이터라는 것을.
"구조팀장님. 관제입니다. 서도윤 헌터 신호 소실. 마지막 위치 두 분에게서 북동쪽 6미터. 2차 붕괴 구역 뒤편."
"…확인. 접근한다."
"잠깐 대기하십시오. 3차 붕괴 여부 확인 중입니다."
센서 창. 회색. 나는 5초를 봤다. 회색. 10초. 회색.
"접근 가능. 천천히."
숨을 참지 않았다. 참으면 손이 흔들린다. 손이 흔들리면 목소리가 흔들린다. 이 사람이 내 목소리에 움직이려면 — 이 사람이 지금 움직일 수 있다면 — 흔들리면 안 됐다.
박선우가 내 옆에 와 있었다. 언제 왔는지 몰랐다. 상황실 전체가 조용했다. 옆 팀 오퍼레이터들이 모니터에서 눈을 떼고 있었다. 나는 그것을 보지 않았다. 센서 창만 봤다.
그리고 10시 43분 02초.
노란색.
붕괴 구역 뒤편 센서. 기준의 11퍼센트. 위치 신호는 그 반경 안에 없다. 팀장도 조사관도 5미터 밖이다. 그러면 이건 발소리 아니고 붕괴 전조 —
아니다.
나는 성북 7번을 떠올렸다. 오탐. 센서 1.5미터 안의 E급 헌터 발소리. 기준의 12퍼센트. 나는 그것을 잡음이라고 불렀고, 제외 조건을 붙였다. 위치 신호가 반경 안이면 제외. 그런데 지금 위치 신호가 없다. 제외되지 않는다. 그래서 잡혔다.
11퍼센트. 12퍼센트. 다시 11.
붕괴 전조는 12에서 20으로, 20에서 41로 간다. 이건 11에서 12에서 11이다. 오르지 않는다. 일정하다. 발소리다.
사람이 걷고 있다. 센서 1.5미터 안에서. 위치 신호 없이.
"구조팀장님. 붕괴 구역 뒤편 센서 3번, 반경 1.5미터 이내에 이동 진동 감지. 붕괴 전조 아님. 보행 패턴입니다."
"…보행?"
"서도윤 헌터로 추정됩니다. 통신 장비 손상, 본인 이동 중. 센서 3번은 두 분 위치에서 북동 7미터, 잔해 너머입니다."
"확인. 우회로 있나."
나는 게이트 구조도를 열었다. 재판정 뒤 새로 깐 센서 배치도. 붕괴 구역 뒤편으로 가는 통로가 왼쪽에 하나 있었다.
"왼쪽 통로. 나온다 — 아니, 왼쪽 통로로 들어가십시오. 12미터. 그 끝이 센서 3번입니다."
빌린 문장이 먼저 나왔다. 돌려주기 전에 한 번 더 쓴 셈이었다.
팀장의 점이 왼쪽으로 움직였다. 조사관이 뒤따랐다. 나는 센서 창을 봤다. 3번 센서. 11. 12. 11. 12.
걷고 있다. 계속.
10시 47분. 팀장의 점이 센서 3번에서 2미터. 그리고 팀장의 무전.
"…있다. 보인다. 걸어 나오고 있다. 무전기 박살. 본인 걸어 나옴. 왼팔 — 괜찮다고 한다. 본인 말로는."
나는 그제야 숨을 쉬었다. 들숨. 날숨. 순서대로.
"생체 지표 확인 불가입니다. 팀장님, 육안 확인 부탁드립니다. 사지."
"…본인이 세고 있다. 팔다리 4개, 라고. 지금 세 번째 세는 중."
상황실 어디선가 웃음소리가 났다. 박선우였다. 웃음인지 다른 것인지 나는 구분하지 않았다. 나도 비슷한 소리를 냈으니까.
"팀장님 무전기로 서도윤 헌터 연결 가능합니까."
"넘긴다."
지직. 그리고.
"…생존 보고. 팔다리 4개. 이번엔 진짜 4개. 무전기 파손, 자존심 파손, 위생 수당 3개 기준 전부 해당. 먼지가 이만저만이 아니야."
"…확인했습니다."
"이안."
"네."
"0초였어. 아무것도 안 떴어. 회색이었어, 내 쪽도."
"…네. 압니다. 0이었습니다."
"근데 나왔어. 어떻게 나왔는지 알아?"
"…"
"네 창이 잡았잖아. 내 발소리. 팀장님이 그러더라. 관제가 보행 패턴이라고 했다고. 잡음이라며, 그거. 제외 조건 붙였다며."
"위치 신호가 없어서 제외가 안 됐습니다."
"그러니까. 3초가 0이 됐는데 사람이 있었어. 4초짜리. 그리고 내가 걸어 나온 소리를 그 사람이 들었어. 그게 오늘 정산이야."
나는 대답하지 못했다. 헤드셋을 누르고 있었다. 팀장의 무전기를 통해 오는 목소리는 평소보다 멀었는데, 평소보다 가까웠다.
"그리고 하나 더. 걔 몫 찾았어."
"…네?"
"3년 전 회수 지점. 붕괴 구역 뒤편. 걔 태그가 가리키던 데. 거기 그대로 있더라. 3년 동안 아무도 안 들어왔으니까. 들고 나왔어. 한 손으로."
"…회수 보고는 나와서 하십시오."
"응. 나와서. 그리고 나와서 할 말이 하나 더 있어. 네 차례라고 한 거."
"…네."
"출구까지 12분. 6시 전이네."
무전이 끊겼다. 팀장이 무전기를 도로 가져갔다. 나는 시계를 봤다. 10시 52분. 6시까지 7시간 8분 남아 있었다. 이 사람은 그것을 6시 전이라고 불렀다. 정확했다. 이 사람 정산은 항상 정확했다.
— 27화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