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급 생존율은 3퍼센트였다
23화. 왼쪽 통로, 나온다
이 작품은 AI로 생성되었으며 사람이 검수·수정했습니다.
오탐의 원인은 발소리였다.
성북 7번 14시 20분 33초. 센서 위치와 이 사람의 위치 신호를 겹쳐 보니, 그 순간 이 사람은 센서에서 1.5미터 안에 있었다. E급 헌터의 발소리가 기준의 12퍼센트를 만든다. 붕괴 전조가 아니라 사람이 만든 진동이었다. 통계 출신은 이런 걸 잡음이라고 부른다.
나는 모델에 조건을 하나 붙였다. 위치 신호가 센서 반경 3미터 안이면 그 센서의 값은 제외. 5층 시험 운영 창에 류하진이 그 조건을 넣어 줬다. 밤 11시였다.
"잘못 잡은 쪽은 이걸로 줄어요. 못 잡는 쪽은 못 줄여요. 갑작스러운 건 원래 안 잡히니까."
"압니다."
"그 사람 2.1초라면서요."
"…네."
류하진이 모니터에서 시선을 떼지 않고 말했다.
"넉 달 끝에 2.8까지 봤어요. 거기서 도망갔고. 4번째는 2.1까지 보고도 안 도망가네요."
"이름이 있습니다. 이제."
"…아, 불렀어요?"
"60일째에요."
류하진이 웃었다. 이번엔 길게. "나는 넉 달을 해도 못 들었는데." 그리고 모니터를 봤다. "잘 됐네요. 이름 부른 사람은 안 도망가겠죠."
도봉 4번. E급, 재평가 대기. 오후 3시.
"진입한다. 이안, 창 고쳤다며."
"발소리 제외 조건을 넣었습니다."
"내 발소리가 붕괴로 잡혔어? …E급 발소리가 그 정도야?"
"센서 1.5미터 안이었습니다."
"앞으로 센서 옆에서는 살살 걸을게."
"그러면 조건이 필요 없어집니다."
"그래도 넣어 둬. 내가 살살 못 걸을 때도 있으니까."
초록색 점이 움직였다. 나는 두 창을 봤다. 수첩은 펴 놓고 손은 헤드셋에. 지난번과 같은 자세였는데 숨은 참지 않았다. 참으면 들리니까. 그리고 오늘은 들리면 안 됐다. 이 사람이 내 목소리에 움직이려면 내 목소리가 흔들리면 안 됐다.
26분. 곰팡이. 습도. 3개 기준 전부 해당. "위생 수당 만점이네." 31분. 잡담. 34분.
15시 34분 02초. 노란색. 11퍼센트. 위치 신호는 센서에서 8미터. 발소리가 아니다.
15시 34분 03초. 24퍼센트. 빨간색.
나는 말했다.
"왼쪽 통로. 나온다."
두 달 전 이 사람이 한 문장이었다. 첫 관제, 문래 5번. 잡담이 뚝 끊기고 낮고 빠르게. 나는 그 문장을 그대로 썼다. 다른 문장이 생각나지 않아서가 아니라, 그 문장이 이 사람을 움직이는 문장이라는 걸 알아서.
초록색 점이 오른쪽으로 빠졌다. 즉시.
04초. 05초. 06초.
삐————
15시 34분 07초. 진동 감지 경보. 좌측 통로 천장부 붕괴.
붕괴는 경보보다 빨랐다. 이 사람의 회피는 붕괴보다 빨랐다. 그리고 오늘은, 내 목소리가 그 회피보다 빨랐다.
먼지 소리가 가라앉았다. 무전이 열렸다.
"…생존 보고. 팔다리 4개. 먼지. 그리고 —"
목소리가 멈췄다. 능청이 아니었다. 정산도 아니었다. 처음 듣는, 아주 조용한.
"떴어. 네가 말한 다음에."
"…네?"
"파란 글씨. '왼쪽 통로.' 네가 말하고 2초쯤 뒤에 떴어. 나는 이미 움직이고 있었고. 글씨가 늦었어. 처음이야. 글씨보다 사람이 먼저인 거."
나는 시각 기록을 봤다. 내 무전 15시 34분 03초 4. 이동 시작 03초 9. 경보 07초 1.
내 목소리에서 경보까지 3.7초. 이 사람이 움직이기까지 0.5초. 글씨는 그 뒤였다.
"…3.7초입니다. 제 목소리 기준으로."
"3초보다 크네."
"네."
"이안."
"네."
"3년 전에는 3초 대신 사람이 있었다고 했지. …오늘 사람이 있었어."
나는 대답하지 못했다. 헤드셋을 누르고 있었다. 박선우가 커피 머신 앞에서 나를 보고 있었고, 나는 모니터를 봤다. 초록색 점 하나. 회색 센서 창. 그리고 수첩.
일곱 번째 열에 적었다. 모델, 정탐, 3.7초. 여섯 번째 열에 적었다. 누구한테 — 그리고 처음으로 그 칸에 내 이름을 적었다. 이안.
"오늘 정산."
복귀 보고 뒤였다.
"회수 완료. 2,900골드. 위생 수당 3개 기준 240골드. 수수료 2.5퍼센트. 합계 3,061골드 5실버."
"좋아. 그리고 관제 수당."
"…그런 항목은 없습니다."
"만들어. 4초짜리 관제면 수당 있어야지."
"검토하겠습니다."
"이안."
"네."
"오늘 네 목소리, 안 흔들렸어."
"…흔들리면 안 됐으니까요."
"그래. 그래서 움직였어."
무전이 끊겼다. 나는 달력을 봤다. 재조사까지 여드레. 그리고 수첩 일곱 번째 열의 첫 정탐. 통계 출신은 표본 하나로 결론을 내지 않는다. 그런데 표본 하나로 목소리가 안 흔들리게 되는 일은 있다. 나는 오늘 그것을 배웠다.
— 24화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