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급 생존율은 3퍼센트였다
21화. 이안
이 작품은 AI로 생성되었으며 사람이 검수·수정했습니다.
60일째 아침, 나는 8시 40분에 출근했다.
상황실은 평소와 같았다. 커피 머신이 같은 소리를 냈고, 야간조가 같은 얼굴로 인수인계를 했고, 창밖 하늘은 게이트 따위 존재하지 않는 도시처럼 맑았다. 창가 자리. 새 유리. 그 유리도 이제 두 달이 다 돼 갔다.
박선우가 커피를 놓고 갔다. "오늘 무슨 날이에요? 일찍 왔네." 나는 "아닙니다"라고 대답했다. 덮개용 문장이었다. 두 달이면 그것도 는다.
8시 58분. 헤드셋을 썼다. 채널은 조용했다.
8시 59분. 나는 수첩을 펴지 않았다. 오늘은 3초를 잴 일이 없었다. 게이트 일정 없음.
9시 정각.
"오늘의 생존 보고. 팔다리 4개 전부 있음. 장비 멀쩡. 자존심 — 오늘은 파손 없음."
첫날과 같은 문장이었다. 자존심 항목만 빼고.
"…확인했습니다."
"두 달이네."
"네."
"내기는 내가 졌어. 네가 버텼으니까."
"규정상 헌터가 진 내기는—"
"헌터가 이행하지. 알아."
무전이 잠깐 조용했다. 파일 소리도 숨소리도 없는 조용함이 아니었다. 숨소리가 있었다. 한 번. 그리고.
"이안."
이름이었다.
4번째가 아니라. 정이안 오퍼레이터도 아니라. 두 글자. 나는 헤드셋을 누르고 있었고, 대답을 해야 했는데 대답이 안 나왔다. 통계 출신은 예상한 사건이 예상한 시각에 일어났을 때 놀라지 않아야 하는데, 나는 놀랐다.
"…네."
"됐다. 불렀다."
"…네."
"박선우 씨한테 전해. 1층 로비에 4번째 찾는 사람 있다고. 아니, 이안 찾는 사람."
나는 헤드셋을 벗었다.
1층 로비까지는 계단으로 2분이었다. 나는 상황실을 떠났다. 근무 중에 상황실을 떠난 건 창구 지원 말고는 처음이었다. 박선우가 뭐라고 했는데 못 들었다.
로비. 자동문. 등록 갱신 창구 앞 의자. 그리고 거기 사람이 하나 앉아 있었다.
초록색 점이 아니었다.
스물일곱. 검은 점퍼. 왼팔 소매가 조금 짧았다. 보호대 자국. 오른쪽 발목이 약간 밖으로 틀어져 있었다. 90퍼센트. 그리고 얼굴 — 나는 얼굴을 처음 봤다. 두 달 동안 목소리로만 알던 사람의 얼굴은, 목소리보다 조용했다.
그 사람이 나를 봤다. 그리고 일어났다.
"…이안 맞지."
"네."
"생각보다 작네. 목소리는 컸는데."
"…헌터님도 생각보다 조용하십니다."
그가 웃었다. 무전 너머로 두 달 동안 들은 웃음이었다. 반 박자 늦지 않는 쪽. 얼굴로 보니까 그 반 박자가 어디서 생기는지 알 것 같았다. 웃기 전에 한 번 나를 보는 데서.
"3년 만이야. 관리국 로비."
"…3년 동안 안 오셨습니까."
"정산은 무전으로 되고, 장비는 택배로 되고, 오퍼레이터는 초록색 점이잖아. 올 이유가 없었어. …두 달 버틴 사람이 처음이라서 왔어."
나는 대답하지 못했다. 로비에 사람들이 지나갔다. 등록 갱신, 보험, 정산 이의. 통계적으로 완벽하게 평범한 관리국 1층.
"그리고 이거."
그가 봉투를 내밀었다. 관리국 봉투였다. 발신 재심위원회.
"어제 왔어. 나한테 먼저. 네가 접수자니까 너한테도 갈 거야. 오늘 오후에."
나는 봉투를 열었다. 재심 결과 통지. 은평 9번 사고. 게이트 등급 재판정: F급에서 C급으로 정정. 사망 보상 소급 지급 결정. 그리고 마지막 줄.
— 등급 재판정에 따른 현장 재조사 실시. 규정 제31조에 의거 당시 생존자 우선 배정. 일정: 2주 후.
"…C급."
"응. 3년 만에 맞았네, 등급. 네 통계가 맞힌 거야."
"2주 후입니다."
"응."
"관제는 제가 합니다."
그가 나를 봤다. 오래. 그리고 문장 끝이 느린 목소리로, 로비 한가운데서.
"다음 게이트, 관제 안 해도 돼."
"…네?"
"C급이야. 3년 전에 3초 없이 들어갔던 데고, 지금은 3초가 2.4초야. 네 표에 뭐가 적힐지 나도 몰라. 그러니까 — 안 해도 돼. 팀 관제 붙여 달라고 할 수 있어."
"그건 헌터가 정하는 게 아닙니다."
"알아. 그래서 부탁하는 거야. 이름 부르고 나서 첫 부탁."
로비였다. 사람들이 지나갔다. 나는 봉투를 들고 서 있었고, 이 사람은 3년 만에 관리국에 와서 나한테 관제를 하지 말라고 하고 있었다. 1번째가 51일에 들은 것을 나는 60일에 듣고 있었다. 너 지금 우니. 아니. 아니면 됐어. 나는 그 문답을 하지 않았다. 대신 봉투를 접어 주머니에 넣었다. 열쇠가 있는 쪽 주머니에.
"…5층에 다녀오겠습니다."
"5층?"
"드릴 게 있습니다. 4초짜리입니다."
— 22화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