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급 생존율은 3퍼센트였다
20화. 넉 달치 표
이 작품은 AI로 생성되었으며 사람이 검수·수정했습니다.
계산을 끝까지 하지 않는 대신, 나는 다른 계산을 시작했다.
경보는 진동 센서가 낸다. 게이트 내부에 설치된 센서가 일정 기준 이상의 진동을 잡으면 경보가 울린다. 기준 이상. 그러면 기준 이하의 진동은 어디로 가는가. 로그에는 남는다. 경보를 안 울릴 뿐이다.
나는 강북 8번의 센서 원시 로그를 열었다. 14시 33분 50초 경보. 그 앞 10초를 확대했다. 47초부터 미세 진동이 있었다. 기준의 12퍼센트. 48초에 20퍼센트. 49초에 41퍼센트. 50초에 기준 초과, 경보.
47초. 경보 3초 전에 센서는 이미 뭔가를 잡고 있었다. 사람이 읽을 수 없을 만큼 작게.
이건 파란 글씨가 아니다. 숫자다. 숫자는 내 쪽 일이다.
"5층에 또 왔네요, 4번째."
류하진은 모니터 두 대와 커피 한 잔이었다. 지난번과 같았다.
"센서 원시 로그 접근 권한이 필요합니다. 6년치."
"…뭐 하려고요."
"경보 전 미세 진동 패턴을 뽑으려고요. 붕괴 전조가 센서에 잡히는지. 잡힌다면 몇 초 전부터인지."
류하진이 나를 봤다. 오래. 그리고 커피를 내려놨다.
"그거, 그 사람 3초 대신 만들려는 거죠."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게 대답이었다.
"줄어들고 있어요?"
"…네. 3.0에서 2.4."
류하진이 서랍을 열었다. 자기 책상 맨 아래 서랍. 그리고 수첩 하나를 꺼냈다. 표지가 닳아 있었다.
"버렸다고 했죠. 거짓말이에요."
넉 달치 표였다. 열이 네 개. 날짜, 게이트, 경보 시각, 이동 시각. 내 것과 같은 구조였다. 3초, 3초, 3초. 그리고 마지막 몇 줄에 류하진의 필체로 작게 적혀 있었다. 2.9. 2.9. 3.0. 2.8.
"넉 달 끝에 조금씩 흔들렸어요. 반올림하면 3이라서 그냥 3이라고 적다가, 어느 날부터 소수점을 적었어요. 그리고 전근했죠. 소수점이 무서워서."
"…이걸 왜 주십니까."
"표본이 필요하다면서요. 통계 출신이."
류하진이 권한 신청서에 서명했다. 6년치. 그리고 수첩을 내 쪽으로 밀었다.
"3초 대신 만들 수 있으면, 나한테도 알려줘요. 여기서는 그 사람이 행으로만 보여서 편하다고 했잖아요. …그것도 거짓말이에요."
6년치 센서 로그는 게이트 1,140개, 경보 3,812건이었다.
나는 열이틀을 썼다. 퇴근을 안 한 날이 아홉이었다. 박선우가 커피를 두 잔씩 내려 놓고 갔고, 나는 그것을 마시면서 3,812건의 경보 앞 10초를 하나씩 봤다.
패턴이 있었다.
전부는 아니었다. 낙석은 잡혔고 균열도 잡혔다. 갑작스러운 것 — 몬스터 출현 같은 것 — 은 안 잡혔다. 그런데 붕괴 계열 경보 2,203건 중 1,970건에서, 경보 4초에서 6초 전에 기준의 10퍼센트를 넘는 미세 진동이 먼저 왔다. 89퍼센트.
89퍼센트. 3퍼센트의 반대편에 있는 숫자였다.
나는 그것을 모델로 만들었다. 미세 진동이 10퍼센트를 넘고 1초 안에 20퍼센트를 넘으면, 4초 뒤 경보. 관리국 시스템은 기준 초과만 경보로 잡지만, 나는 기준 이하를 잡을 수 있었다. 5층 권한으로. 내 모니터에서.
시험은 못 했다. 시험하려면 붕괴가 있어야 하니까.
"오늘의 생존 보고. 팔다리 4개. 4번째, 너 요즘 퇴근 안 한다며. 박선우 목소리 커."
"…분석 중입니다."
"뭘."
"말씀드리면 관제에 영향이 갑니다. 아직요."
"…그거 내 대사인데. '아직'."
"빌렸습니다."
무전 너머에서 웃음소리. 그리고.
"내일이네."
"…네."
"60일. 두 달. 내기."
"네."
"내일 9시 정각 생존 보고. 늦지 마."
"저는 늦은 적이 없습니다."
"알아. 내가 늦을까 봐."
무전이 끊겼다. 나는 달력을 봤다. 1일. 그리고 수첩 두 권을 봤다. 내 것과 류하진 것. 그 옆에 모니터. 89퍼센트짜리 모델.
내일 이 사람은 나를 이름으로 부른다. 내기대로라면. 그리고 나는 이 사람에게 3초 대신 4초를 줄 수 있을지 모른다. 모델대로라면.
두 개 다 내일이었다. 통계 출신은 두 사건이 같은 날 일어날 확률을 계산하는 사람인데, 나는 계산하지 않았다. 그냥 기다렸다.
— 21화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