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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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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급 생존율은 3퍼센트였다

17화. 500자 이내

이 작품은 AI로 생성되었으며 사람이 검수·수정했습니다.

관제 평가란은 500자였다.

나는 사흘을 썼다. 첫날은 400자를 쓰고 지웠다. 위생 수당 얘기가 들어가 있었다. 둘째 날은 480자를 쓰고 지웠다. 3초 얘기가 들어가 있었다. 3초는 수첩에 두기로 했다. 서버 말고.

셋째 날 밤 9시, 나는 상황실에 혼자 남아서 썼다.

— 관제 평가. 전담 오퍼레이터 정이안. 헌터 서도윤은 경보 발생 전 회피 판단을 하는 빈도가 E급 생존자 평균 대비 유의하게 높다(관제 로그 기준). 이 판단은 단독 관제 환경에서 시각 기록으로 축적·검증되어 왔으며, 팀 관제 전환 시 동일 수준의 기록 연속성은 확보되지 않는다. 또한 합동 공략에서 본 헌터의 위치 지정 지시는 신입 헌터의 사고 회피에 직접 기여한 사례가 2건 확인된다(신정 4번, 상계 6번). 본 지시 능력은 E급 합동 공략에서 가장 필요하며, D급 팀 체계에서는 활용도가 낮아진다. 결론: 승급 자격은 충분하다. 다만 관리국의 이익 관점에서, 본 헌터의 현 관제 체계 유지가 E급 합동 공략 생존율 개선에 기여한다고 판단한다. 승급 유예 사유로 이를 참조하기 바란다.

498자. 나는 세 번 세고 제출했다.

결론부터 쓰지 않았다. 근거만 쓰고 결론은 관리국이 쓰게 뒀다. 감사관이 좋아한다던 방식으로. 그리고 나는 이 문장들이 전부 사실이라는 걸 알았다. 사실만 썼다. 하나를 뺐을 뿐이다. 두 달 내기가 22일 남았다는 것.

"읽었어."

다음 날 아침 9시 정각. 생존 보고 다음에 온 첫마디였다.

"참조로 저한테도 왔습니다. 그러니까 헌터님께도."

"응. '관리국의 이익 관점에서.'"

"…사실입니다."

"알아. 그래서 무서운 거야."

능청이 아니었다. 그런데 정산 목소리도 아니었다. 그 중간 어디였다.

"3번째는 결론부터 썼어. '이 사람은 위험하다.' 너는 근거만 썼고. '이 사람은 쓸모 있다.' 관리국은 후자를 더 좋아해. 류하진이 말했지? 위험 게이트 우선 배정."

나는 손이 멈췄다. 류하진의 문장이었다. 그 사람이 자기 목숨을 계산에 안 넣는다는 걸 관리국이 알면.

"…그건."

"괜찮아. 네가 쓴 게 맞아. 유예 심의는 통과될 거야. 그리고 위험 게이트 우선 배정도 올 거야. 둘 다 사실이니까. 사실은 원래 양쪽으로 가."

"제가 잘못 썼습니까."

"아니. 잘 썼어. 정직하게. …그 문장이 두 달을 만들어. 22일 남았지."

"…21일입니다. 오늘이 지나면."

"그래. 21일."

회식은 그날 저녁이었다.

상황실 회식을 헌터가 주최하는 규정은 없었으므로, 나는 규정을 만들지 않았다. 대신 박선우가 만들었다. "그냥 상황실 회식인데 헌터가 돈 내는 거예요. 규정 필요 없어요." 통계 출신은 그런 발상을 못 한다.

관리국 근처 고깃집. 상황실 인원 아홉. 그리고 테이블 가운데 스피커폰.

"생존 보고. 팔다리 4개. 회식 참석 불가, 오늘 도봉 쪽에서 장비 점검."

"오시지도 않으면서 돈은 내십니까."

"위생 수당 첫 수령자의 의무지. 4번째, 고기 더 시켜."

박선우가 웃었다. 옆 팀 오퍼레이터가 "그 헌터 진짜 안 오는 거예요?" 하고 물었고, 나는 "원래 안 옵니다"라고 대답했다. 원래가 어느 쪽인지 여전히 몰랐지만, 안 오는 쪽이라는 건 알았다. 이 사람은 3년 동안 오퍼레이터 넷의 얼굴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초록색 점과 목소리. 그게 이 사람이 관리국에 두는 거리였다.

스피커폰 너머에서 고기 굽는 소리를 들으면서 그가 정산 얘기를 했다. "오늘 회식비 하고 위생 수당 3개월치가 상쇄돼. 손해는 아니야." 박선우가 "손해 맞는데요"라고 했고, 그는 "정산은 마음으로 하는 거야"라고 했다. 정산에 진심인 사람이 처음 하는 말이었다. 나는 그것을 수첩에 적을지 말지 고민하다가 적지 않았다. 고깃집에서 수첩을 펴는 건 이상하니까.

9시 40분. 스피커폰이 조용해졌다.

"…4번째."

목소리가 바뀌어 있었다. 낮고, 빠르고, 문장 끝이 느린.

"네."

"관리국 알림 봐. 지금."

나는 휴대폰을 봤다. 관리국 긴급 알림. 21시 37분. 도봉 6번, D급 게이트, 내부 붕괴. 진입 조 3인 통신 두절. 구조 인력 소집.

도봉. 이 사람이 장비 점검을 하러 간 곳이었다.

"…헌터님."

"나 간다. 관제 해줘."

"회식 중입니다. 상황실 인원 전원."

"그러니까 네가 해. 헤드셋 가져왔지?"

가져왔다. 오퍼레이터는 헤드셋을 두고 다니지 않는다. 가방 안에 있었다. 나는 고깃집 테이블에서 일어났다. 박선우가 일어나서 나를 봤고, 옆 팀 오퍼레이터가 휴대폰을 봤고, 아홉 명이 동시에 알림을 확인했다.

"상황실로 갑니다."

"진입 10분 뒤. 위생 수당은 D급 게이트라 안 나와. 손해야."

"…네."

"그래도 가. 통신 두절 3명이면 내 3초가 세 개 필요하거든."

전화가 끊겼다. 나는 뛰었다. 관리국까지 4분이었다.

— 18화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