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급 생존율은 3퍼센트였다
12화. 특이사항 없음
이 작품은 AI로 생성되었으며 사람이 검수·수정했습니다.
결과는 사흘 뒤가 아니라 이틀 뒤에 왔다.
오 감사관이 직접 내려왔다. 서류 가방은 같았고, 이번에는 커피를 받았다. 박선우가 내린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 그는 나한테 종이 한 장을 내밀었다.
— 감사 결과 통지. 전담 헌터 서도윤 관련 미결 보고서 재검토. 결론: 특이사항 없음.
"3번째 보고서는 종결 처리됩니다. 종결 서명은 감사팀이 합니다. 오퍼레이터 서명은 필요 없어요."
"…근거를 여쭤도 됩니까."
"당신이 낸 통계 보고서." 감사관이 커피를 한 모금 더 마셨다. "3퍼센트 생존자 11명 평균 선행 이동 1.2초. 그 표 하나가 규정 제7조를 막았습니다. 능력이 아니라 숙련이라는 해석이 서류상 가능해졌으니까."
"3초는 이상치입니다. 보고서에도 그렇게 썼습니다."
"압니다. 이상치는 근거가 아니라고도 썼죠." 감사관이 나를 봤다. "정직하게 쓰셨더군요. 3번째는 결론부터 쓰고 근거를 붙였어요. 당신은 근거만 쓰고 결론을 안 붙였고. 감사팀은 후자를 좋아합니다. 우리가 결론을 쓸 수 있으니까."
그리고 그가 종이 한 장을 더 내밀었다.
— 첨부. 3년 전 사고 처리 서류 관련: 당시 수색 종료 판단 오류로 인한 사망 처리 후 정정. 관리국 내부 절차 사안으로 본 감사 범위 외. 별도 기록 보존.
"이건 당신이 찾은 게 아니라 우리가 찾은 걸로 합니다. 파일 정렬 문제니까. 이의 있습니까."
"없습니다."
"좋아요."
감사관이 커피를 다 마시고 일어났다. 그리고 문 앞에서 돌아섰다.
"하나 더. 감사 결과와 별개로 권고 사항이 붙었습니다. 서도윤 헌터, 생존 실적 기준 D급 승급 심사 대상. 다음 달."
"…승급이요."
"3년 무사고에 가까운 기록입니다. 부상 2회, 사망 0회. E급으로 두기엔 관리국이 아까워요."
감사관이 나갔다. 나는 두 장의 종이를 들고 서 있었다. 특이사항 없음. D급 승급 심사. 규정상 D급은 팀 관제다. 전담 오퍼레이터가 아니라 팀 오퍼레이터가 붙는다.
그러니까 승급은 전담 해제였다.
"오늘의 생존 보고. 팔다리 4개. 감사 끝났다며. 축하 회식은 위생 수당 통과되면 한꺼번에."
"…어떻게 아셨습니까."
"감사관이 나한테도 왔어. 커피 마시더라. 지난번엔 사양했는데."
"통지서 드리겠습니다. 결론은 특이사항 없음입니다."
"응. 그리고 승급 심사."
무전이 잠깐 끊겼다. 나는 기다렸다. 이 사람이 승급 얘기를 어떻게 받을지, 나는 계산이 안 됐다. 정산에 진심인 사람이라면 D급은 수당이 오른다. 그런데.
"D급은 팀 관제지."
"…네."
"전담 해제고."
"네."
"흠."
그게 다였다. 흠. 이 사람 사전에서 그 소리는 정산이 안 맞을 때 나오는 소리였다. 오늘 정산은 맞았다. 나는 그 한 글자를 수첩에 적을지 말지 고민했다. 적지 않았다. 적으면 뭔가가 확정될 것 같았다.
"4번째, 오늘 정산 확인."
"네. 어제 도봉 3번, 2,650골드, 수수료 2.5퍼센트. 정확합니다."
"그래. 그리고 15일 이체 확인."
나는 손이 멈췄다. 매달 15일. 같은 계좌. 메모 없음. 내가 창을 닫았던 그 이체. 이 사람이 그것을 나한테 확인해 달라고 한 건 처음이었다.
"…나갔습니다. 정상 처리."
"고마워."
고마워, 도 처음이었다. 무전이 끊겼다.
다음 날은 15일이었다.
상황실이 아니라 1층 민원 창구에 나는 앉아 있었다. 창구 직원 둘이 동시에 연차였고, 관제 일정이 없는 오퍼레이터는 창구 지원 대상이다. 규정 제19조. 나는 규정을 잘 아는 사람이라 빠져나갈 수 없었다.
오전은 조용했다. 등록 갱신 셋, 장비 보험 하나, 정산 이의 하나. 나는 상황실에서 하던 것과 같은 일을 얼굴을 보면서 했다. 얼굴이 있으니까 조금 느렸다.
오후 2시, 여자가 한 사람 왔다. 스물다섯쯤. 서류 봉투를 들고 있었다.
"3년 전 사고 보상 재심 신청하러 왔는데요."
"네. 신청서와 신분증 주세요."
여자가 서류를 내밀었다. 나는 신청서를 받아 들고 사고 번호를 입력했다. 3년 전 날짜. 게이트 등급 F. 사고 유형 붕괴. 조원 5명. 사망 4, 생존 1.
생존자 이름 칸에서 나는 손을 멈췄다.
서도윤.
그리고 신청인 이름을 봤다. 한수연. 사망자 한수호의 동생. 보상금 수령 계좌 번호가 신청서 맨 아래 적혀 있었다.
나는 그 번호를 알고 있었다. 매달 15일, 메모 없이 나가는 이체의 계좌였다. 어제 정상 처리를 확인한 그 번호.
"…저기요?"
"네. 죄송합니다. 확인 중입니다."
한수연이 창구 너머에서 나를 보고 있었다. 나는 화면을 봤다. 사망 4. 그중 하나가 이 사람의 오빠였고, 생존 1이 내 담당 헌터였고, 그 둘 사이에 매달 15일이 있었다.
— 13화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