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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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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 10분 전의 빵집

9화. 오후 3시 반의 가게

이 작품은 AI로 생성되었으며 사람이 검수·수정했습니다.

수요일에 휴가를 냈다.

이유는 없었다. 회사 큰언니가 이유 없이 휴가를 내는 것은 5년 만이었다. 후배들이 "어디 아프세요?" 하고 물었고, 나는 "아니, 그냥"이라고 했다. 그냥이라는 말이 내 입에서 나오는 것이 이상했다.

오후 3시 20분에 골목을 내려갔다.

가게 문은 열려 있었다. 손님이 없는 시간이었다. 오븐 앞에 하람 씨가 있었다. 나를 못 봤다. 반죽을 보고 있었다. 마감 10분 전의 얼굴과 다른 얼굴이었다. 아무도 안 보는 사람의 얼굴. 진지하고, 조용하고, 웃지 않는.

나는 문 안쪽에서 그 얼굴을 봤다. 이 사람이 내 얼굴에서 시간을 읽듯이, 나는 이 사람의 얼굴에서 처음으로 시간을 읽었다. 3시 반이었다. 이 사람이 매일 나를 위해 굽는 시간.

"…어?"

고개를 든 하람 씨의 얼굴이 순서대로 바뀌었다. 놀람. 확인. 그리고 환해짐.

"유진 씨? 지금 3시 반인데요?"

"네. 휴가예요."

"…여기 이 시간에 계신 건 처음이네요."

"빵 나오는 거 보려고요."

오븐 옆 의자에 앉았다. 손님 의자가 아니라 하람 씨가 쉬는 의자였다. 앉아 본 적이 없는 것 같은 의자였다.

3시 31분에 오븐이 울렸다. 하람 씨가 장갑을 끼고 트레이를 꺼냈다. 캄파뉴 세 개. 무화과가 꽃처럼 벌어져 있었다.

"이게 매일 이 시간에."

"네. 유진 씨가 제일 힘든 시간에요."

"오늘은 안 힘든데요."

"그럼 오늘 건 그냥 빵이에요." 하람 씨가 웃었다. "그냥 빵인 날이 많아지면 좋겠어요."

휴대폰이 울렸다. 사진이 아니었다. 사진을 보낼 필요가 없었다. 내가 여기 있으니까. 대신 하람 씨가 트레이를 든 채로 말했다.

"오늘 몇 시였어요?"

"지금이요. 3시 31분."

"…힘든 시간을 물은 건데요."

"제일 좋은 시간도 답이 되죠."

하람 씨가 트레이를 놓다가 한 번 흔들렸다. 3초 대신 트레이가 흔들렸다.

"이 시간에 유진 씨가 여기 있는 게요."

하람 씨가 오븐을 닫으며 말했다. 등을 보인 채로.

"빵보다 나아요."

한 뼘이었다. 오늘의 한 뼘. 나는 받았다. 못 들은 척을 안 했다. 못 들은 척은 그 토요일에 이미 실패했다.

"내일도 올까요?"

"내일은 출근이시잖아요."

"…그러네요."

"그럼 내일은 사진이요."

4시가 지나서 손님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나는 오븐 옆 의자에서 진열대 쪽으로 자리를 옮겼다. 하람 씨가 손님을 대하는 것을 봤다. 모든 손님의 얼굴에서 뭔가를 읽는 사람이었다. "오늘 일찍 퇴근하셨네요?" "아이 학교 잘 갔어요?" 정확하고, 부담 없고, 그리고 나한테만은 한 뼘 더.

4시 40분에 정장 입은 남자가 들어왔다. 빵을 안 봤다. 하람 씨를 봤다.

"사장님이시죠. 건물 때문에 잠깐."

하람 씨의 얼굴이 순서대로 바뀌지 않았다. 그대로였다. 밝은 얼굴 그대로. 그것이 오히려 이상했다.

두 사람이 가게 밖에서 5분쯤 얘기했다. 나는 유리문 너머로 봤다. 남자가 종이를 내밀었고 하람 씨가 받았고 고개를 끄덕였다. 웃으면서.

남자가 가고 하람 씨가 들어왔다. 종이를 계산대 아래에 넣었다. 컵라면이 있는 자리에.

"뭐예요?"

"저야 뭐. 건물 얘기요."

"그거 답 아니에요."

"…연말까지요."

하람 씨가 진열대 위 캄파뉴 이름표를 바로 세웠다. 비뚤어지지도 않은 이름표를.

"연말까지 비워 달래요. 건물을 판대요."

나는 그 사람의 얼굴에서 시간을 읽으려고 했다. 그런데 읽을 수 없었다. 이 사람이 얼굴을 닫는 것을 처음 봤다. 밝게. 밝게 닫는 것이었다. 남의 얼굴에서 시간을 읽는 사람이 자기 얼굴은 읽히지 않게 닫는 법을 알고 있었다.

"괜찮아요. 저야 뭐, 빵 구우면 되죠. 어디서든."

— 10화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