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감 10분 전의 빵집
4화. 빵이 대신 있으라고
이 작품은 AI로 생성되었으며 사람이 검수·수정했습니다.
"그건—"
하람 씨는 오븐 장갑을 한 짝 벗고, 나머지 한 짝을 벗다가 멈췄다.
"유진 씨 하루에서 제일 힘든 시간이잖아요. 3시 반."
"…네."
"그 시간엔 여기 못 오시니까요. 회사에 계시니까. 그래서 빵이 대신 그 시간에 있으라고요."
나는 이름표를 다시 봤다. '3시 반의 캄파뉴'. 오후 3시 반에 굽는 빵이라는 뜻이 맞긴 했다. 다만 왜 그 시간에 굽는지가 다른 손님들에게는 없는 문장이었다.
"…이름 바꾸세요. 손님들이 궁금해해요."
"벌써 두 개 팔렸는데요."
하람 씨가 진열대를 가리켰다. 세 개 중 두 개 자리가 비어 있었다. 남은 하나가 내 몫인지 묻지 않았다. 물으면 그 답도 정면으로 올 것 같아서.
봉투를 받고 나오는데 골목이 조금 서늘했다. 여름이 끝나 가고 있었다. 유리문 너머에서 하람 씨가 손을 흔들었다. 셰프복 소매에 밀가루가 묻어 있었다.
집에 와서 캄파뉴를 잘랐다. 무화과가 꽃처럼 벌어져 있었다. 첫날 그 빵과 같은 단면이었다. 실패작이라던 것과.
3시 반. 내가 제일 힘든 시간을 어떻게 아느냐고 묻지 않았다. 그 토요일 마트에서 그 사람은 이미 내 3시 반을 맞혔었다. 그 뒤로 매일 내 얼굴에서 시간을 읽고 있었을 것이다. 나는 그것을 몰랐고, 그 사람은 그것으로 빵 이름을 지었다.
다음 날 회사 3시 반은 여전히 3시 반이었다.
팀장님이 외근 중이었고, 후배 둘이 동시에 내 자리로 왔다. 하나는 거래처 회신이 안 온다고, 하나는 견적서 양식이 바뀐 걸 몰랐다고. 나는 둘 다 받았다. 받는 건 늘 하던 일이었다.
3시 41분에 휴대폰이 울렸다.
모르는 번호였다. 사진 한 장. 오븐에서 막 꺼낸 빵 세 개. 그리고 한 줄.
'나왔어요.'
나는 화면을 보고 있다가, 후배가 "선배?" 하고 부르는 소리에 정신을 차렸다. 번호를 저장하지 않았다. 저장하면 이름을 정해야 했고, 이름을 정하면 인정하는 것이었다.
퇴근길에 저장했다. '아침녘'.
밤 9시 52분.
"오셨다."
봉투가 먼저였다. 그런데 하람 씨는 봉투를 건네고 바로 물러서지 않았다.
"사진, 괜찮았어요?"
"…번호 어떻게 알았어요?"
"죽집 아저씨요. 유진 씨가 죽 포장할 때 번호 남기셨다고. 제가 아프던 날에요." 하람 씨가 조금 빨개졌다. "허락 없이 받아서, 그건 사과할게요. 근데 사진은 안 사과해요."
정확했다. 사과할 것과 안 할 것을 정확히 나누는 사람이었다.
"…내일도 보내세요."
내가 말했다. 하람 씨의 얼굴이 환해졌다. 그 얼굴이 환해지는 데 필요한 것이 그 정도라는 것을 나는 알게 됐다. 사진 한 장 보내도 된다는 말.
봉투 안에 캄파뉴가 하나 더 들어 있었다. 포스트잇은 없었다. 이제 실패작이라는 말이 필요 없다는 뜻인 것 같았다.
— 5화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