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감 10분 전의 빵집
28화. 아무것도 안 하는 날
이 작품은 AI로 생성되었으며 사람이 검수·수정했습니다.
10시. 골목 아래.
가게 유리문에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오늘 쉽니다. 정해서요.' 손글씨였다. 몸살 때의 '개인 사정으로 하루 쉽니다'와 다른 글씨였다. 획이 흔들리지 않았다.
그 앞에 하람 씨가 서 있었다. 셰프복이 아니었다. 셔츠도 아니었다. 그냥 니트였다. 이 사람의 그냥 옷을 나는 마트에서 후드티 한 번 본 것이 다였다.
"오셨다."
"…가게 닫았는데 오셨다예요?"
"오셨으니까요. 어디든."
"뭐 해요?"
내가 물었다. 하람 씨가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골목을 봤다.
"…아무것도요. 그게 계획이에요."
"계획이 아무것도예요?"
"네. 유진 씨가 6월에 그러셨잖아요. 하루 중 처음으로 아무것도 안 해도 되는 10분이었다고. 캄파뉴 보면서. 그 10분을 하루로 하고 싶었어요."
나는 그 말을 받았다. 이 사람이 내 문장을 6개월 동안 갖고 있었다. 나는 그것을 아무한테도 말한 적이 없었다. 일기처럼 혼자 생각한 것이었다. 그런데 이 사람은 그날 밤 내 얼굴에서 그 10분을 읽었던 것이다.
"…그거 어떻게 알았어요?"
"다음 날 얼굴이요. 뭔가 받은 얼굴이었어요. 빵 말고."
아무것도 안 하는 것은 어려웠다.
우리는 골목을 한 바퀴 걸었다. 꽃집 사장님이 "오늘 쉬어?" 했고 하람 씨가 "네, 정해서요" 했다. 죽집 아저씨가 "아프기 전에?" 했고 하람 씨가 "아프기 전에요" 했다. 세탁소 강아지가 하람 씨를 보고 짖었다. 산책 시간이 아니라서.
11시에 벤치에 앉았다. 옛 가게 앞 벤치. 빈 가게 앞에 벤치는 그대로 있었다. 건물주가 아직 안 치운 것이었다.
반대편 끝이 아니었다. 옆이었다.
"…손이 이상해요."
하람 씨가 말했다. 손을 무릎에 올린 채.
"뭘 안 들고 있으면 손이 이상해요. 오늘 하루 종일 그럴 것 같아요."
"저도요. 회사에서 아무것도 안 하면 손이 이상해요."
"…그럼 손 잡을까요."
"네?"
"그럼 뭘 들고 있는 거니까요. 이상하지 않게."
정확했다. 아무것도 안 하는 날에 손이 이상한 두 사람이 서로의 손을 드는 것. 그것이 이 사람의 해법이었다. 실용적이고, 정확하고, 한 뼘이었다.
나는 손을 줬다. 잡는 것이 아니라 주는 것이었다. 12월 17일 빈 가게에서 잡았으니 오늘은 주는 차례였다.
점심은 편의점이었다.
컵라면 두 개. 하람 씨가 골랐다. "이거 제 저녁이었어요. 6월부터. 근데 오늘은 점심이고, 둘이에요."
"둘이면 앉는 거예요?"
"둘이면 먹는 거예요. 차는 게 아니라."
편의점 야간 알바생이 낮에는 없었다. 낮 알바생이 우리를 봤다. 니트 입은 빵집 사장과 정장 아닌 옷 입은 회사원이 컵라면을 먹는 것을.
"…유진 씨 오늘 옷이요."
"네."
"회사 옷 아니네요."
"휴가라서요."
"…그 옷 처음 봐요. 마트 때는 회사 옷이었어요. 토요일이었는데."
이 사람이 내 옷까지 세고 있었다. 나는 웃었다. 컵라면 먹으면서.
오후 3시 반.
우리는 옛 가게 앞 벤치에 있었다. 휴대폰이 안 울렸다. 사진이 없는 3시 반. 6월 이후 처음이었다. 오늘은 오븐이 꺼져 있었으니까.
"…이상하죠."
하람 씨가 말했다. "3시 반인데 빵이 안 나와요."
"네. 이상해요."
"근데 유진 씨가 옆에 있어요. 3시 반에."
"…네."
"그럼 빵이 안 나와도 돼요. 빵은 유진 씨 없을 때 대신 있으라고 굽는 거였으니까."
그 가을 밤에 이 사람이 한 말이었다. 빵이 대신 그 시간에 있으라고. 오늘은 대신이 필요 없었다. 진짜가 있었다.
"오늘 몇 시였어요?"
내가 물었다. 이 사람의 질문을 내가 했다.
"…없음이요. 하루 종일."
"저도요."
저녁 6시. 해가 졌다. 12월의 골목은 6시면 밤이었다.
"오늘 끝이에요?"
내가 물었다. 하람 씨가 고개를 저었다.
"9시 50분까지요. 그건 정해진 시간이라."
"가게 닫았는데요."
"가게 말고요. 저희 시간이요. 닫는 건 가게고, 저희 시간은 안 닫아요."
— 29화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