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감 10분 전의 빵집
24화. 저희 시간
이 작품은 AI로 생성되었으며 사람이 검수·수정했습니다.
12월 21일 밤 9시 50분. 나는 뛰었다. 거리는 반이었다. 골목 위 원룸에서 건너편 가게까지 2분. 두 칸씩 뛸 계단도 없었다. 그런데 뛰었다.
창이 커서 문을 밀기 전에 이미 보였다. 봉투를 든 사람.
"오셨다."
"…이제 안 뛰어도 되죠. 가까우니까."
내가 물었다. 숨을 고르며. 하람 씨가 봉투를 건네지 않았다.
"아니요."
"아니요?"
"오세요. 10분 전에. 그건 저희 시간이라."
아니요. 이 사람 입에서 아니요는 드물었고, 나를 오라고 하는 아니요는 처음이었다.
"이상하죠."
하람 씨가 봉투를 건네며 말했다. "가게가 가까워졌는데 오히려 더 오라고 하는 거."
"…네. 이상해요."
"멀 때는 유진 씨가 오는 게 당연했어요. 마감 10분 전에 뛰어오시는 게. 근데 가까워지니까, 안 뛰어도 되니까, 그게 없어질까 봐요. 10분이요."
나는 봉투를 받았다. 6월부터 받은 봉투. 그것이 이 사람한테 10분이었다.
"안 없어져요."
"어떻게 알아요?"
"몸이 기억해서요. 어제 말했잖아요."
벤치가 없었다. 새 가게 앞에는 벤치가 없었다. 대신 창 앞 의자가 있었다. 안에.
나는 그 의자에 앉았다. 하람 씨가 마감 정리를 하고, 오븐 앞 의자를 끌고 왔다. 창 앞 의자 옆에. 반대편 끝이 아니라 옆. 한 사람 거리가 반 사람 거리가 됐다.
"의자가 두 개네요."
"오늘 하나 더 만들었어요. 낮에."
"왜요."
"…의자 하나면 찬 거라고 하셨잖아요. 근데 둘이면 앉는 거예요. 차는 게 아니라."
정확했다. 이 사람은 내 문장을 받아서 한 뼘 더 밀었다. 하나면 찬 것. 둘이면 앉는 것.
"저기, 유진 씨."
"네."
"오늘 몇 시였어요?"
"3시 반이요. 오늘은 진짜 3시 반이었어요. 팀장님이 —"
나는 말을 멈췄다. 회사 얘기를 하려다가. 3시 반에 팀장님이 나를 불러서 내년 승진 심사 얘기를 했고, TF 안 한 것이 심사에 어떻게 반영될지 모르겠다고 했고, 나는 그 말을 받았다. 0초에. 그런데 받은 뒤에 이상하게 아무렇지 않았다.
"팀장님이요?"
"…승진 얘기요. 근데 괜찮았어요. 진짜로."
"얼굴이 진짜네요."
"하람 씨가 읽는 거 저도 이제 알아요. 제 얼굴이 진짜인지."
하람 씨가 웃었다. 창 앞 의자 두 개에 앉은 사람들이 창밖에서 보였을 것이다. 지나가는 사람은 없었다. 밤 10시 10분이었다.
"내일이요."
하람 씨가 말했다. "제 어머니가 오세요. 부산에서. 새 가게 보러."
"…네?"
"김치 갖고요. 김치 냉장고 있다고 했더니 두 통 갖고 오신대요."
나는 웃었다. 김치 냉장고가 이 사람한테 한 일이 그거였다. 어머니가 두 통을 갖고 오게 한 것.
"저 내일 몇 시에 올까요."
"…9시 50분이요. 늘 그렇듯이."
"어머니 계신데요."
"네. 계셔요. 근데 저희 시간은 저희 시간이에요."
집에 오는 골목에서 휴대폰이 울렸다. 2분 거리인데 문자가 먼저 왔다.
'오늘 몇 시였어요? 저는 9시 50분이요. 유진 씨가 뛰어오는 게 창으로 보였어요. 처음 봤어요. 뛰는 거. 늘 문 밀고 나서 봤으니까.'
나는 골목 한가운데 서서 그 문장을 봤다. 6월부터 12월까지 마감 10분 전에 뛰던 것을 이 사람이 처음 봤다. 창이 커서.
그리고 다음 날 저녁, 회사에서 나오는데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
"유진 씨? 나 하람이 엄마예요. 지금 가게 앞인데, 그 총각이 유진 씨 얘기를 하도 해서."
— 25화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