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담
홈

마감 10분 전의 빵집

21화. 마지막 10분

이 작품은 AI로 생성되었으며 사람이 검수·수정했습니다.

12월 17일 밤 9시 50분.

나는 계단을 두 칸씩 뛰어올랐다. 뛸 필요가 없었다. 가게에 빵이 없었으니까. 마감도 없었으니까. 그런데 뛰었다. 6월부터 12월까지 그 시간에 그렇게 왔으니까.

그저께, 영업 마지막 날의 봉투는 받았다. 이 사람은 그것을 정말 오래 들고 있었다. 12초. 내가 셌다. 그 봉투를 받고 나서 오늘이 진짜 마지막이라는 것을 알았다. 빵이 없는 마지막.

빈 가게 유리문에 불이 켜져 있었다. 형광등 하나. 안에 의자 두 개. 하람 씨가 어디서 구했는지 모를 접이식 의자 두 개를 놓고 앉아 있었다.

"오셨다."

봉투가 없었다. 처음이었다. 이 사람이 나를 봉투 없이 맞는 것.

"…봉투 없어요."

"네. 오늘은 없어요. 오븐이 건너편에 있어서."

"그럼 뭘 줘요."

"…얘기요."

접이식 의자에 앉았다. 반대편 끝이 없는 의자였다. 나란히였다. 한 사람 거리가 없었다.

"여기서 유진 씨 처음 본 날이요."

하람 씨가 말했다. 자기 얘기 앞의 3초가 없었다. 처음부터 그냥 나왔다.

"6월이었어요. 아이스커피 다 녹도록 벤치에서 통화하시던 날. 그날 저 유진 씨 얼굴 못 봤어요. 등만 봤어요. 근데 등이, 뭘 받는 등이었어요. 전화기 너머 누군가 것을 받는 등."

나는 그날을 기억했다. 후배 사고였다. 첫 번째 사고.

"그래서 커피를 갖다 드렸어요. 등한테요. 얼굴은 다음 날 봤어요. 다음 날 얼굴이 어제 그 등이랑 같은 얼굴이어서, 아 이 사람은 매일 받는 사람이구나, 했어요."

"…그래서요?"

"그래서 매일 빼놨어요. 봉투. 받는 사람한테 뭘 주고 싶어서요. 근데 그게 이상한 거였어요. 제가 받는 걸 모르는 사람이라서, 받는 사람을 알아본 거예요. 같은 사람이라서."

형광등이 한 번 깜빡였다. 낡은 형광등이었다. 이 가게에서 마지막으로 켜진.

"저는요."

내가 말했다. 이 사람이 자기 얘기를 했으니 내 차례였다.

"9월에 죽 들고 이 층 문 두드린 날이요. 3초 세는 동안 알았어요. 이 사람 나랑 같구나. 그래서 무서웠어요."

"무서웠어요?"

"저는 그때까지 제가 받는 걸 못 하는 사람인 줄 몰랐거든요. 하람 씨 3초 보고 알았어요. 저도 그거구나. 거울 같아서."

하람 씨가 조용했다. 그런데 자기 얘기 앞의 조용함이 아니었다. 내 얘기를 받는 조용함이었다.

"…그럼 우리 둘 다 연습 중이네요."

"네. 둘 다요."

10시였다.

마감 시간. 마감이 없는 마감. 하람 씨가 일어나서 형광등 스위치 앞에 섰다.

"이거 끄면 끝이에요. 여기."

"네."

"근데 끄기 전에요."

하람 씨가 돌아섰다. 손을 내밀었다. 밀가루가 없는 손이었다. 어제 하루 종일 없었고 오늘도 없는 손. 이 사람의 손이 밀가루 없이 나한테 오는 것은 처음이었다.

"손 주세요."

한 뼘이 아니었다. 이 사람이 손을 내미는 것은 결정권을 나한테 두는 것이었다. 잡는 것은 내 일이었다.

나는 잡았다. 0초였다. 큰언니의 0초가 처음으로 나를 위해 쓰였다.

따뜻했다. 오븐 앞에서 6개월을 보낸 손이었다. 그 손이 내 손을 잡은 채로 다른 손으로 형광등을 껐다.

어두웠다. 유리문 밖 가로등만 남았다.

"…이제 건너편이에요."

"네."

"3일 뒤 3시 반에 빵 나와요."

"갈게요. 아니, 못 가요. 출근이라. 사진 보내요."

"네. 근데 20일 밤 9시 50분에는요."

"뛰어갈게요."

어둠 속에서 이 사람이 웃는 것이 보였다. 손은 놓지 않았다. 놓는 것도 내 일이었으니까.

— 22화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