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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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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 10분 전의 빵집

17화. 창이 큰 자리

이 작품은 AI로 생성되었으며 사람이 검수·수정했습니다.

화요일 3시 반. 사진 대신 문자가 왔다.

'오늘은 사진 없어요. 오븐이 아니라 밖이라. 3시 반에 골목 건너편에 서 있어요.'

골목 건너편. 목록의 세 번째. 나는 회의실 유리 너머로 그 사람이 좁은 가게 앞에 서 있는 것을 상상했다. 창이 큰 자리.

'정했어요?'

'아직이요. 유진 씨 정하는 날이라 저도 오늘 정하려고요. 같이요.'

나는 부장님 면담을 5시로 잡았다. 그 전에 옥상에 올라갔다. 막내가 울던 자리. 오늘은 아무도 없었다.

TF. 6명. 두 배. 승진.

그 반대쪽 목록을 만들었다. 부동산 목록처럼. 내가 이 사람한테 배운 것은 목록이 아니라 목록의 반대쪽을 만드는 것이었다. 받은 것의 목록. 3시 반 사진. 4시 빵. 벤치 반대편 끝. 로비. 그 얼굴로 가시면.

그리고 하나 더. 제일 좋은 시간. 9시 52분.

TF를 하면 그 시간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었다. 시간은 있을 것이다. 다만 그 시간에 내 얼굴이 어떤 얼굴일지가 문제였다. 3시 반이 하루 종일인 얼굴로 9시 52분에 뛰어가는 것.

5시. 회의실 B.

"정했어?"

"네. 안 하겠습니다."

부장님이 펜을 놓았다. 화가 난 얼굴은 아니었다. 놀란 얼굴이었다.

"이유 물어봐도 돼?"

"…제가 제일 힘든 시간이 3시 반이거든요. TF 하면 그게 하루 종일이 돼요."

부장님은 그 문장을 이해하지 못했다. 이해 못 하는 얼굴을 보면서 나는 이 문장이 회사 문법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골목 문법이었다. 내가 회사에서 골목 문법으로 말한 첫 번째 날이었다. 부장님이 이해 못 해도 괜찮았다. 이해하는 사람이 골목에 있었다.

"…알았어. 다른 사람 알아볼게. 근데 유진 씨, 승진은—"

"내년에요. 제 얼굴로요."

밤 9시 52분. 제일 좋은 시간에 문을 밀었다.

"오셨다."

"정했어요."

하람 씨가 봉투를 든 채 멈췄다. 봉투를 안 건네고 내 얼굴을 봤다. 읽는 얼굴이었다.

"…안 하셨네요. 얼굴이."

"맞아요."

"제일 먼저 말한다고 하셨는데, 얼굴이 먼저 말했어요."

나는 웃었다. 그리고 물었다.

"하람 씨는요."

"…세 번째요. 골목 건너편."

"창이 큰 자리."

"네. 지금 가게 반인데, 창은 두 배예요. 계약금은—" 하람 씨가 말을 멈췄다. 자기 얘기 앞에서 멈추는 3초. "저야 뭐, 모아 둔 거 있어요."

"그거 답 아니에요."

"…모아 둔 거로 반이요. 나머지 반은 대출이요. 오늘 은행 다녀왔어요. 3시 반 전에."

벤치. 반대편 끝. 오늘은 그 거리가 조금 짧은 것 같았다. 착각일 수도 있었다.

"같은 날 정했네요."

"네."

"하람 씨가 저한테 정하라고 해서 정했어요. 하람 씨는요?"

"…유진 씨가 세 번째라고 해서요. 창이 크니까."

"그건 의견이었는데요."

"의견 물어보면 답한다고 하셨잖아요. 그래서 물어봤고, 답을 받았고, 그걸로 정했어요. 그것도 제가 정한 거예요."

정확했다. 남의 의견을 받아서 자기가 정하는 것. 그것이 이 사람의 정하는 법이었다. 나는 그것도 배웠다.

"근데 계약금 반이요."

"네."

"나머지 반, 제가—"

"그건 안 돼요."

하람 씨가 처음으로 내 말을 잘랐다. 밝게. 그런데 단호하게.

"그건 받는 연습 범위 밖이에요. 캔커피랑 우산까지요. 계약금은 항목이 달라요."

"…항목이 왜 이렇게 많아요."

"정확해야 하니까요. 뭘 받는 사람인지."

봉투 안에 캄파뉴가 있었다. 그리고 종이. 계약서 사본이 아니었다. 손으로 그린 도면이었다. 좁은 가게. 큰 창. 창 앞에 의자 하나.

'창 앞 의자는 유진 씨 자리예요. 3시 반에 못 오셔도요.'

— 18화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