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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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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 10분 전의 빵집

16화. 저희가 할게요

이 작품은 AI로 생성되었으며 사람이 검수·수정했습니다.

월요일 3시 반. 사진이 왔다. '나왔어요. 오늘 몇 시였어요?'

'아직. 근데 곧.'

나는 그렇게 답했다. 곧이라고 쓴 것은 4시에 부장님과 면담이 잡혀 있었기 때문이다. TF 인원 확정. 종이에 이름을 쓰는 날이었다.

면담 전에 막내가 내 자리로 왔다. 눈이 빨갛지 않았다. 대신 결심한 얼굴이었다.

"선배, TF 가세요?"

"…누가 그래?"

"회의실 B 유리가 안 가려져요. 다 봤어요. 부장님이 종이 내미시는 거."

나는 막내를 봤다. 이 아이가 내 3시 반을 읽더니, 이제 내 회의실까지 읽고 있었다.

"가면 저희는요?"

"너희는 너희가 하지."

"…그거요. 그 말 하려고 왔어요."

막내가 옆자리 후배 둘을 불렀다. 셋이 내 책상 앞에 섰다. 내가 5년 동안 3시 반마다 받아 주던 세 사람이었다.

"선배, 저희가 할게요."

"뭘."

"선배 없어도요. 거래처 회신 안 오면 제가 전화하고, 견적서 양식 바뀌면 얘가 확인하고, 제가 울면—" 막내가 잠깐 멈췄다. "제가 안 울게요. 아니, 울어도 옥상은 혼자 갈게요."

나는 웃었다. 웃는데 이상한 데가 아팠다.

"…그건 TF 가라는 거야, 가지 말라는 거야?"

"가지 말라는 거예요. 근데 가셔도 저희가 할 수 있다는 거예요. 선배가 정하시라고요."

정하시라고요. 그 말을 후배한테 들었다. 골목의 스물넷한테 매일 듣던 말을 회사의 막내한테.

4시. 회의실 B.

부장님이 종이를 내밀었다. 지난주에 봤던 종이. 이름 칸이 비어 있었다.

"사인만 하면 돼."

나는 펜을 들었다. 큰언니의 손은 0초에 움직이는 손이었다. 그런데 오늘은 펜이 종이 위에서 멈췄다.

1초. 2초. 3초.

"…부장님. 하루만 더 주세요."

부장님이 나를 봤다. 5년 동안 처음 보는 얼굴이었을 것이다. 늘 네인 사람이 하루만 더 달라고 하는 얼굴.

"유진 씨, 무슨 일 있어?"

"아니요. 정하려고요. 제가."

밤 9시 53분.

"오셨다."

봉투를 받고 나는 벤치에 앉았다. 하람 씨가 반대편 끝에 앉았다. 한 사람 거리.

"3초 걸렸어요."

"…뭐가요?"

"사인이요. 펜 들고 3초 멈췄어요. 5년 만에 처음."

하람 씨가 나를 봤다. 그리고 웃었다. 환해지는 얼굴이 아니라, 조용히 웃는 얼굴이었다. 처음 보는 웃음이었다.

"…그거 제 거예요. 3초."

"하람 씨 거를 제가 빌렸어요."

"돌려주지 마세요. 그건 있어도 돼요. 받는 쪽한테."

받는 쪽. 나는 그 단어를 받았다. 이 사람이 자기를 부르던 말이었다. 이런 거 처음이라서요, 받는 쪽이요. 이제 그 자리에 나도 있었다. 받는 쪽이 둘이면, 주는 쪽도 둘이었다.

"후배들이요."

내가 말했다. "저희가 할게요, 그랬어요. 셋이서."

"…그 후배분들 빵 드려야겠네요."

"하람 씨는 왜 다 빵으로 갚아요."

"갚는 거 아닌데요. 그냥, 그 말 한 사람들한테 뭘 주고 싶어서요."

정확했다. 갚는 것과 주는 것을 정확히 나누는 사람이었다. 나는 5년 동안 그 둘을 구분 못 했다. 챙기는 것이 갚는 것인지 주는 것인지.

"내일 정할 거예요."

"네."

"하람 씨 의견 안 물어볼 거예요."

"…네. 그게 맞아요."

"근데 정하고 나면 제일 먼저 말할 거예요."

하람 씨의 손이 봉투 모양으로 남았다. 봉투는 내 손에 있는데.

"…3초요. 그 말."

"뭐가요."

"3초 걸렸어요. 받는 데. 제일 먼저 말한다는 거."

— 17화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