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감 10분 전의 빵집
13화. 내일 답할게요
이 작품은 AI로 생성되었으며 사람이 검수·수정했습니다.
"못 들은 척하셔도 되는데."
하람 씨가 그 말을 했고, 나는 못 들은 척을 못 했다. 그 사람 앞에서 못 들은 척은 그 토요일에 이미 한 번 실패한 것이었다.
그런데 답도 못 했다.
"…내일 답할게요."
내가 말했다. 하람 씨가 깨진 계란을 든 채 나를 봤다. 실망하는 얼굴이 아니었다. 이 사람은 실망하는 얼굴을 안 했다. 대신 기다리는 얼굴을 했다.
"내일이요."
"네. 내일."
"그럼 내일은 제가 갈게요."
"…어디로요?"
"유진 씨 회사 앞으로요. 3시 반에."
서른둘의 방어는 그날 밤 원룸에서 혼자 작동했다.
나는 식탁에 앉아서 답을 써 봤다. 머릿속으로. 좋아하니까요. 그 네 글자가 나오지 않았다. 후배들한테 하는 것처럼요. 그건 거짓말이었다. 후배들한테 캔커피를 사 준 적은 있어도 삶은 계란을 깨진 채로 들고 간 적은 없었다.
큰언니의 문법에는 그 답이 없었다. 큰언니는 챙기는 이유를 말하지 않는다. 챙기는 것이 이유다. 그 문법으로는 이 사람한테 답할 수 없었다. 이 사람은 챙기는 것과 이유를 따로 말하는 사람이었으니까.
그런데 그 사람은 이유를 물었다. 자기가 이유를 말했으니까. 카트를 멈추지 않고.
목요일 3시 반.
회사 1층 로비에 하람 씨가 서 있었다. 셰프복이 아니었다. 그 셔츠였다. 다림질한. 손에는 봉투.
나는 후배 둘과 같이 내려가다가 멈췄다. 후배들이 내 시선을 따라갔다.
"선배, 아는 사람이에요?"
"…빵집."
"빵집이 회사까지 와요?"
나는 대답 대신 걸어갔다. 후배들이 뒤에서 뭐라고 하는 소리가 들렸는데 내용은 안 들렸다. 로비의 하람 씨가 봉투를 내밀었다.
"3시 반이에요. 오늘은 사진 대신이요."
"…회사까지 왜 왔어요."
"내일 답한다고 하셨잖아요. 오늘이 내일이에요."
정확했다. 시간에 정확한 사람이었다. 로비 한가운데서 나는 봉투를 받았다. 캄파뉴. 그 냄새가 회사 로비에 있는 것이 이상했다. 골목의 것이 여기 있었다.
"답이요."
하람 씨가 말했다. 조르는 것이 아니었다. 그냥, 항목을 확인하는 것이었다.
"…여기서요?"
"여기서 안 되면 밤에요. 근데 저 오늘 여기 온 건, 유진 씨가 저한테 뭘 줄 때 늘 제 자리로 오셨으니까요. 이 층 문 앞으로, 가게로. 저도 한 번은 유진 씨 자리로 오고 싶었어요."
한 뼘이었다. 오늘의 한 뼘은 회사 로비였다.
나는 봉투를 들고 서 있었다. 후배 둘이 엘리베이터 앞에서 안 가고 있었다. 로비 경비 아저씨가 우리를 봤다. 3시 33분이었다.
"…밤에요. 밤에 답할게요."
"네. 밤에요."
하람 씨가 뒤로 물러섰다. 결정권을 나한테 두는 사람의 물러섬이었다. 그리고 로비 문을 나가다가 돌아섰다.
"저기, 유진 씨. 오늘 몇 시였어요?"
"…지금이요."
"힘든 시간이요?"
"…아니요. 그냥, 지금이요."
하람 씨가 웃었다. 환해지는 얼굴. 그 얼굴이 회사 로비에서 환해지는 것을 후배들이 봤다.
자리로 돌아왔을 때 막내가 말했다.
"선배, 얼굴이 이상해요."
"뭐가."
"3시 반 얼굴이 아니에요. 선배 3시 반은 원래 좀 무서운데."
나는 막내를 봤다. 이 아이도 내 얼굴에서 시간을 읽고 있었다. 나만 몰랐다.
봉투 안에 캄파뉴가 있었다. 그리고 포스트잇. 오랜만이었다.
'답은 밤에요. 근데 오늘 로비에서 유진 씨 얼굴 봤으니까, 답 반은 들은 거로 할게요.'
— 14화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