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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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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워요, 후 불고

2화. 간격이 길어진다

이 작품은 AI로 생성되었으며 사람이 검수·수정했습니다.

눈 예보가 있는 밤에만 그녀가 있었다.

그건 이상한 규칙이었다. 눈이 온다고 하면 그녀는 대기조라 포장마차에 있고, 눈이 실제로 오면 뛰어나간다. 그러니까 그녀와 어묵을 먹을 수 있는 시간은 '눈이 올 것 같은데 아직 안 오는' 밤뿐이었다. 나는 일기예보를 보기 시작했다. 강수확률 60퍼센트 이상, 기온 영하. 그런 밤에 포장마차에 가면 주황 목도리가 있었다.

"오셨어요." 그녀는 늘 먼저 국자를 들었다. 내가 앉기도 전에 내 컵이 채워졌고, 그러고 나서 "뜨거워요"가 왔다. 붓고 나서 말하기. 그 순서는 한 번도 바뀌지 않았다.

이름은 세 번째 밤에 알았다. 오세리. 내가 먼저 내 이름을 말했고, 그녀는 "세리예요"라고 짧게 받았다. 사장이 이미 성까지 불러 버린 뒤라 새로울 것도 없었는데, 본인 입으로 들으니 달랐다. 연락처는 묻지 않았다. 그녀가 안 물었으니까 나도 안 물었다. 눈 예보가 곧 약속이었다.

그런데 간격이 길어졌다.

붓고 나서 말하기까지의 간격. 처음엔 붓자마자 "뜨거워요"였다. 다섯 번째 밤쯤부터 그녀는 국물을 붓고, 국자를 돌려놓고, 자리에 앉고, 천막 틈으로 눈을 보고 — 한참 뒤에 "…뜨거워요"라고 했다. 컵은 이미 후 불 필요도 없이 식어 가는데.

말이 늦어지는 게 무슨 뜻인지 나는 몰랐다. 행동이 먼저 오는 사람은 말이 늦을수록 할 말이 많은 거라는 걸, 그때는 몰랐다.

일곱 번째 밤, 나는 국자를 먼저 잡았다.

그녀가 오기 전에 앉아 있다가, 그녀가 천막을 젖히고 들어오는 순간 일어나서, 그녀 자리의 빈 종이컵에 국물을 부었다. 가득. 김이 올라왔다.

그녀가 멈췄다.

천막 입구에서, 목도리를 반쯤 풀다가, 채워진 자기 컵을 보고 굳었다. 3년째 남의 컵부터 채운 사람이 받는 순서를 모르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눈이 커졌다가, 볼이 목도리 색깔이 됐다가, 그리고 —

"…뜨거워요. 후 불고."

내가 말했다. 그녀의 문장을 빌려서.

그녀는 자리에 앉았다. 컵을 봤다. 마시지 않았다. 마시는 법을 모르는 것처럼. 한참 뒤에 컵에 손을 댔다.

"어, 식었네." 작게. "…원래 이래요, 저는."

자기 컵은 늘 식은 채라는 뜻이었다. 원래 그렇다는 뜻이었다. 나는 국자를 다시 들었다. 식은 국물을 솥에 도로 붓고, 새로 펐다. 뜨거운 걸로. 가득.

그녀가 이번엔 말을 못 했다.

컵을 두 손으로 감쌌다. 그게 다였다. 뜨거워요도, 감사합니다도, 원래 이래요도 없었다. 행동 하나 — 두 손으로 컵을 감싸는 것 — 만 있고, 말은 오지 않았다. 붓고 나서 말하기까지의 간격이 무한대가 된 밤.

김이 그녀의 얼굴을 가렸다. 그녀는 천막 틈으로 눈을 보지 않았다. 컵만 봤다.

폭설 경보는 그 주 목요일에 내렸다.

사흘 연속 눈. 대기조 전원 3일 연속 출동. 포장마차는 문을 닫았다 — 천막이 눈 무게를 못 견딘다고. 나는 사흘 동안 집 앞 골목을 봤다. 매일 새벽 깨끗해져 있었다. 삽자국. 정확한.

넷째 날 포장마차가 다시 열렸을 때, 사장의 표정이 안 좋았다.

"세리 씨, 손목 다쳤대."

"…네?"

"그쪽 골목 제설하다가. 새벽에 미끄러져서." 사장이 국자를 들었다 놨다. "골목 담당도 아닌데, 3일 내내 거기부터 갔다더라고. 붕대 감고 있대. 당분간 대기조 빠지고."

나는 내 앞의 빈 종이컵을 봤다. 국자를 들었다. 그리고 놓았다.

국물을 부을 손. 그녀가 다친 건 국물을 부을 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