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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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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안에서만 유효한 말

3화. 낮의 문장

이 작품은 AI로 생성되었으며 사람이 검수·수정했습니다.

이동 전 마지막 회식에서, 임서아는 술을 마시지 않았다.

"내일 인수인계라 오늘은 사이다요." 그녀는 평소처럼 막내들을 태워 보내고, 김 대리의 대리기사를 확인하고 — 그리고 처음으로, 나보다 먼저 택시를 탔다. 혼자.

"저 대리님, 방향이…"

"오늘은 방향 달라요." 창문이 올라갔다. 택시가 떠났다. 방향은 같았다. 3주 전에도, 그 전에도, 늘 같았던 방향이.

나는 길에 서서 이해했다. 술을 안 마신 게 아니라 밤을 꺼 버린 거다. 밤이 없으면 문장이 없고, 문장이 없으면 부정할 것도 없다. 저 사람은 지금 장부를 정리하고 있다. 이동 전에, 흑자도 적자도 안 남게.

그런데 장부는 그렇게 정리되지 않는다. 적어도 내 쪽 장부는.

다음 날 점심, 나는 회사 1층 카페로 내려갔다.

임서아는 창가 자리에서 혼자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며 인수인계 문서를 보고 있었다. 나는 맞은편에 앉았다. 그녀가 고개를 들었다.

"수정본은 3시 반…"

"기억하시잖아요."

낮 12시 40분이었다. 회사 1층, 형광등과 통유리 햇빛 아래, 취기도 어스름도 없는 시간. 그녀의 손이 문서 위에서 멈췄다.

"…뭘요."

"전부요. 택시에서 하신 말, 전부. 저 이제 알아요. 대리님은 잊는 사람이 아니라 잊기로 하는 사람이라는 거. 근데 저는," 나는 준비해 온 문장이 있었는데 그게 다 흩어져서, 남은 걸 그냥 말했다. "저는 그거 하나도 안 잊었거든요. 다섯 건 고쳐 주신 거. 비효율 계산하다 만 거. 왜 기억하시잖아요라고 안 하냐고 물으신 거. — 그래서 지금 하는 거예요. 낮에. 기억하시잖아요."

정적이 길었다. 카페의 소음이 그 정적을 돌아서 갔다.

임서아는 문서를 덮었다. 자세를 고쳐 앉았다. 그리고 보고서를 읽듯, 숫자를 말하듯, 정확하게 말했다.

"기억나요. 전부."

한 박자.

"네 실수 고친 거, 일이라서 한 거 아니야."

밤의 문장이, 낮의 존댓말 한가운데서, 반말 그대로 반복됐다. 소수점 하나 안 틀리고. 그 사람이 뭔가를 정확하게 반복한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나는 이제 안다.

테이블 위에서 그녀의 손과 내 손 사이가 한 뼘이었다. 누구의 손도 아직 움직이지 않았는데, 그 한 뼘이 지난 석 달 중 제일 가까웠다.

"이동하시면," 내가 말했다. "회식도, 같은 방향 택시도 없어지는데요."

"알아요. 그래서 오늘 낮에 들은 거예요." 그녀는 가방에서 뭔가를 꺼냈다. 흰 봉투. 그걸 테이블 위, 그 한 뼘 위에 놓았다. "이거, 정리하다가. …버리려고 했는데 안 버려지더라."

봉투 안에는 영수증이 있었다. 택시 영수증. 한 장이 아니었다. 첫 회식 날짜부터, 전부.

영수증마다 여백에 볼펜 글씨가 한 줄씩 적혀 있었다. 날짜 옆에, 그녀의 필체로.

「보고서 얘기함. 얘가 몰랐음.」 「'일이라서 한 거 아니야'까지 말해 버림. 내일 부정할 것.」 「같은 방향이지, 라고 먼저 물어봄. 3주 참았는데.」 「기억하시잖아요, 라고 왜 안 물어보지. …물어봐 줬으면 좋겠는데.」

밤마다 한 말을, 밤마다 적어 뒀던 거다. 잊기로 한 사람이 잊지 않으려고. 장부는 처음부터 있었다. 그녀 쪽에도.

"대리님, 이거…"

"11층으로 이동해도," 그녀가 창밖을 보며 말했다. 귀 끝이 붉었다. "퇴근 방향은 안 바뀌어요. 그건 참고로."

— 4화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