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규정은 없습니다
3화. 업무 외
이 작품은 AI로 생성되었으며 사람이 검수·수정했습니다.
이사회는 오전 10시에 시작됐고, 10시 40분에 한 이사가 서류철을 꺼냈다.
"신임 대표 취임 후 6주간의 업무 기록입니다. 비서실이 작성한 것으로," 그는 나를 보지 않고 좌중을 봤다. "실수 47건이 정리되어 있습니다. 결재 오류 12건, 일정 차질 9건, 대외 응대 미숙 8건 — 상세는 배부해 드리죠. 이 기록을 근거로, 대표 해임안을 발의합니다."
종이 넘어가는 소리가 회의장을 돌았다. 나는 발표대 앞에서 그 소리를 다 들었다. 우산과 도시락의 남자가 정리한 47건이, 지금 나를 자르는 칼로 배부되고 있었다.
"작성자에게 직접 듣죠." 한 이사가 말했다. "차 실장. 이 기록, 자네가 쓴 게 맞나?"
차우빈이 일어났다. 그는 나를 한 번 보지 않았다.
"맞습니다. 제가 썼습니다." 그리고 자기 서류철을 열었다. "다만 이사님께서 갖고 계신 것은 절반입니다. 전체 문서의 제목부터 정정하겠습니다."
그가 스크린에 문서를 띄웠다. 제목이 떴다.
「대표 업무 개선 이력 — 47건 중 44건 재발 없음.」
"실수 47건. 동일 실수의 반복은 3건입니다. 취임 6주 차 기준, 선대 회장님의 같은 기간 기록은 —" 그는 페이지를 넘겼다. "51건에 반복 17건이었습니다. 회장님 본인이 창업 첫해에 손수 적으신 기록입니다 — 제게 기록을 지시하실 때 근거로 주신 노트라서, 원본이 비서실에 있습니다."
회의장이 조용해졌다.
"이 기록은 해임의 근거가 아니라 제 업무의 결과물입니다. 선대 회장님의 지시로 작성을 시작했고," 그는 다이어리에서 그 메모를 꺼냈다. 수백 번 접힌 자국의 그 종이. "지시 원문을 읽겠습니다."
나는 숨을 멈췄다. 접힌 선 너머의 문장이, 그의 목소리로 펼쳐졌다.
"우빈 군. 내 손주를 부탁하네. 단 — 같은 실수로 무너지지 않게 기록해 두게. 잘하는 것은 늦게 칭찬해도 되지만, 무너지는 것은 미리 막아야 하네." 그는 거기서 한 번 멈췄다. 다음 문장은 조금 느리게 나왔다. "그리고 자네가 지치면 그만두게. 사람이 먼저야."
한 이사의 해임안은 표결까지 가지 못했다.
이사회가 끝나고 사람들이 빠져나간 회의실에, 우리 둘만 남았다.
"…절반만 배부되게 두셨더군요." 내가 말했다. "처음부터 전체 문서를 공개했으면 이사회 전에 끝날 일이었는데."
"이사회에서 공개해야 기록이 남습니다. 두 번 다시 같은 안건이 못 올라오게." 그는 서류를 정리하며 말했다. "규정 같은 건 아닙니다. 제 판단이었습니다."
"실장님."
"예."
"회장님이 그러셨잖아요. 지치면 그만두라고." 나는 물었다. 6주 동안 묻고 싶던 것을. "8년이에요. 왜 그만두지 않았어요?"
서류를 정리하던 손이 멈췄다.
그는 안경을 고쳐 쓰지 않았다. 시선을 피하지도 않았다. 처음으로, 업무의 어디에도 없는 얼굴로 나를 봤다.
"규정이 아니라서요."
"…네?"
"제가 여기 있는 건, 규정이었던 적이 없습니다." 그가 말했다. "처음부터. 한 번도."
우산도, 도시락도, 없는 규정들도, 접힌 메모도 — 전부 한 문장의 다른 표기법이었다는 걸, 회의실의 정적 속에서 나는 뒤늦게 번역했다.
"…그럼 내일부터는 뭐라고 부를 건데요, 그걸."
그는 대답 대신 서류철을 닫았다. 닫는 손이, 아주 조금, 서툴렀다.
"퇴근 시간입니다, 대표님." 그가 말했다. "내일 브리핑은 6시 50분입니다."
다음 날 아침, 대표실 결재판 맨 위에 서류 한 장이 놓여 있었다.
「사직서. 소속: 비서실. 성명: 차우빈.」
심장이 한 번 내려앉았고, 사유란을 읽고 나서, 다르게 내려앉았다.
「사유: 업무와 사적 감정의 분리 불가.」
제출일 란은 비어 있었다. 수리 여부를 결정하는 건 대표의 권한이다. 나는 그 서류를 오래 들고 있었다. 이것은 사직서인가, 아니면 이 남자가 쓸 수 있는 가장 규정적인 형식의 —
인터폰이 울렸다. 6시 50분이 아니었다. 오전 9시였다.
"대표님. 결재판 맨 위 서류는," 수화기 너머의 목소리는 평소의 보고체였는데, 끝이 조금 흔들렸다. "…반려하셔도 됩니다. 수리하셔도 되고요. 다만 어느 쪽이든 — 사유란은 정정하지 않겠습니다."
— 4화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