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아웃은 항상 마지막
3화. 로그아웃
이 작품은 AI로 생성되었으며 사람이 검수·수정했습니다.
신청서를 서랍에 도로 넣고, 나는 노트를 빌리지 않은 채 도서관으로 갔다. 열람실에 앉아서 두 시간 동안 같은 페이지를 봤다.
1인실 이동. 매일 듀오를 걸어 오는 사람이. 즉시 주전을 실버 고정 듀오 때문에 거절한 사람이. 내가 아플 때 게임 소리를 끈 사람이 — 나갈 신청서를 써 놨다.
18시가 지났다. 신청 마감. 나는 그가 그 서류를 제출했는지 안 했는지도 모른 채 방으로 돌아갔다.
그날부터 방은 조용한 전장이 됐다. 그의 헤드셋은 계속 귀에 올라가 있었다. 차단 신호. 듀오 신청도 끊겼다. 나는 나대로 말을 걸지 않았다. 신청서를 봤다는 말을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몰랐으니까.
진실은 엉뚱한 데서 왔다.
복도에서 마주친 옆방 3학년이, 지나가는 말로 그랬다.
"너 세담이랑 룸메지? 오래 버티네. 작년 걔 룸메는 한 학기 만에 방 뺐잖아."
"…왜요?"
"몰라, 걔가 그러던데 —" 3학년은 목소리를 낮췄다. "밤마다 자기 자는 거 지켜보는 것 같아서 소름 돋는다고. 새벽에 깨면 맨날 모니터 앞에 앉아서 이쪽을 보고 있다나. 뭐, 걔 말이니까."
복도가 조용해졌다. 나는 인사도 잊고 서 있었다.
접속만 있고 플레이가 없는 새벽들. 잠들면 꺼지는 모니터. 감기의 밤, 침대 옆의 실루엣. 그 모든 게 한 문장으로 꿰어졌고 — 같은 자리에서 전혀 다른 문장이 될 수 있다는 것도 알았다. 지켜보는 거 소름 돋아. 작년의 룸메는 그렇게 번역했다. 그 말을 세담이 들었다면.
1인실 신청서는 도망이 아니라 자수였다. 같은 판정을 또 받기 전에, 먼저 퇴장하려는.
새벽 3시 40분, 나는 자는 척을 그만뒀다.
"반세담."
키보드 소리가 멎었다. 나는 침대에서 일어나 앉았다.
"작년 룸메 얘기 들었어."
그의 등이 굳는 게 모니터 불빛 속에서 보였다. 헤드셋 너머로도 들리게, 나는 또박또박 말했다.
"그리고 신청서 봤어. 1인실."
"…서랍," 그가 헤드셋 한쪽을 내리며 말했다. "노트 가져가라 했지, 밑에 것까지 보라곤 안 했는데."
"어. 미안. 근데 봤고, 물어볼 거야." 나는 물러서지 않았다. "너 새벽마다 게임 안 하잖아. 접속 기록 봤어. 플레이 0판. 매일. — 뭘 하고 있었는지 말해."
긴 침묵. 모니터의 파란빛이 그의 옆얼굴에서 깜빡였다.
"…불침번." 이윽고 그가 말했다. 웅얼거림이 아니었다. "너 가위 눌리잖아. 한 달에 두어 번. 본인은 아침에 기억 못 하더라. 처음 왔을 때 그거 보고, 그냥… 깨 있으면 깨워 줄 수 있으니까. 겸사겸사 게임 하는 척. 하는 척만 하면 수상하니까 저녁에 진짜 하고." 그가 헤드셋을 만지작거렸다. "작년에도 그랬어. 걔는 이갈이가 심했고. …근데 걔한테는 그게 소름이었대. 맞는 말이야. 부탁받은 적 없으니까. 그래서 이번엔, 같은 말 듣기 전에 —"
"지켜봐 달라고 한 적 없어."
그의 어깨가 내려앉았다. 나는 문장을 끝까지 밀었다.
"근데 가 달라고 한 적도 없어."
침묵이 길었다. 그리고 반세담이 한 일을, 나는 아마 오래 기억할 것이다.
그는 헤드셋을 벗었다. 목에 걸지 않고, 완전히 벗어서, 책상 위에 내려놓았다. 전원까지 껐다. 방에서 마지막 기계음이 사라졌다.
씀은 차단, 목에 걸침은 대화 가능. 그럼 내려놓음은 — 사전에 없는 항목이었다.
"신청서, 제출 안 했어." 그가 말했다. 게임 언어가 아니었다. "마감 시간에 서류 들고 사감실 앞까지 갔다가, 그냥 왔어."
"왜."
"…게임 안 해도 돼, 나." 반세담이 나를 봤다. 반쯤 감긴 눈이 그날은 다 떠져 있었다. "네가 있는 방이면."
새벽 4시의 방에서, 모니터도 헤드셋도 꺼진 어둠 속에서, 나는 그 문장에 번역이 필요 없다는 걸 알았다. 사전을 처음부터 다시 쓰는 문장이었다.
"…내일부터 불침번은 교대제야." 내가 겨우 말했다. "너만 서지 마."
"콜." 어둠 속에서 낮게 웃는 소리가 났다. "첫 근무 너. 나 이제 잘 거임. 진짜로."
그리고 그는 진짜로 잤다. 내가 아는 한 그 방에서, 나보다 먼저 잠든 첫 밤이었다.
재추첨 발표는 다음 주 월요일에 났다.
게시판 앞에서 우리는 명단을 두 번씩 훑었다. 없었다. 유지도, 이동도, 어느 목록에도 우리 방 번호가 없었다.
"행정 오류인가." 세담이 중얼거렸다.
안내문의 마지막 줄을 먼저 본 건 나였다. 나는 그 문장을 소리 내어 읽었다.
「※ 해당 호실은 다음 학기 리모델링 대상으로, 배정 목록에서 제외되었습니다.」
방이, 사라진다. 불침번도 교대제도 라면 물 550도, 다음 학기엔 저 문장 하나로 —
"…야." 세담이 안내문을 노려보며 말했다. "이거, 우리 강퇴당한 거임?"
— 4화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