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감 후의 사람
3화. 마감 후의 사람
이 작품은 AI로 생성되었으며 사람이 검수·수정했습니다.
통보는 한 날에 두 개가 왔다.
오전에는 승진 누락. 오후에는 2년을 키운 프로젝트의 타 팀 이관. 사유는 조직 개편이라고 했다. 사유가 짧을수록 진짜 사유는 딴 데 있는 법이다.
금요일 밤, 달무리의 문을 열었다. 종이 울렸고, 누나가 고개를 들었고, 내 얼굴을 봤다.
"…오늘은 몇 잔짜리인지 세기 어렵네."
첫 잔은 여느 때보다 도수가 낮았다.
영업 중의 누나는 원칙대로였다.
"그랬구나."
승진 얘기에 리필.
"그랬구나."
프로젝트 얘기에 리필.
나는 담담하게 말하려고 했다. 다 큰 어른이 카운터에서 청승 떠는 것만은 하지 말자고 들어올 때 다짐했다. 잘 되고 있었다. 프로젝트 백업 파일을 넘기던 얘기까지는.
"2년을 키웠는데요. 폴더 넘기는 데 10분 걸리더라고요."
거기서 목소리가 흔들렸다. 처음이었다.
누나가 시계를 봤다. 11시 10분이었다. 마감은 12시 반이다.
"기사님, 점장님."
누나가 화요일 기사님과 목요일 점장님 쪽으로 몸을 돌렸다. 오늘따라 둘 다 와 있는 금요일이었다.
"오늘 우리 가게 마감이 빨라요. 다음 잔은 내일 서비스."
기사님은 눈치가 빠른 분이었다. "어이쿠, 그럼 나는 콜 하나 더 뛰러." 점장님도 계산을 하고 일어섰다. 두 분이 나가고, 누나는 문을 잠갔다. 그리고 간판 불을 껐다.
영업 중에. 3년 동안 한 번도 없었다는 것을, 단골들의 얼굴이 말해 주고 있었다.
"오늘은 마감이 빨라."
누나가 카운터 밖으로 나와 옆 스툴에 앉았다.
"…앉아. 오늘은 내가 들을게, 끝까지."
나는 전부 쏟아냈다.
그랬구나, 는 없었다. 리필도 없었다. 누나는 정말로 끝까지 들었다. 폰트 부장 얘기의 진짜 결말도, 승진 누락을 부모님께 어떻게 말해야 하나 하는 한심한 고민도, 폴더를 넘기고 나서 화장실에서 세수를 두 번 한 것도.
다 듣고 나서, 누나의 첫 마디는 이거였다.
"잘 버텼네."
조언이 아니었다. 해결책도 아니었다. 그런데 세 글자가 이상하게 오래 남았다.
"나도 그런 날 있었어."
누나가 자기 잔에 반 잔을 따랐다.
"회사 그만두던 날. 나도 폴더 넘기는 데 10분 걸렸다? 7년을 다녔는데." 누나는 잔을 흔들며 웃었다. "그날 밤에 달을 봤는데, 달무리가 져 있더라. 달 주변에 뿌옇게 큰 원 있잖아. 그게 예뻐서 한참 봤어. 다음 날 비가 왔고."
"…그래서 달무리예요?"
"반만 맞아." 누나는 반 잔을 비웠다. "나머지 반은 다음에."
새벽 1시 반에 가게를 나섰다.
이상하게 발이 가벼웠다. 통보 두 개는 그대로인데, 무게가 달랐다. 들어 준 사람이 있는 짐은 무게가 다르다.
"재하야."
문을 잡은 누나가 불렀다. 동생, 이 아니라 이름이었다. 그것도 처음이었다.
"다음 주 월요일, 가게 쉬는 날이다."
"…네?"
"쉬는 날이라고. 가게가. 나는 안 쉬고." 누나가 씩 웃었다. 놀림의 문법이었다. 그런데 내용은 놀림이 아니었다.
내가 대답을 고르는 사이, 누나가 덧붙였다.
"아, 그리고 하나 더."
— 4화에서 계속